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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술
관 예술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나라
미국 미술관의 재발견
한 나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고 싶다면 미술관을 방문하라는 말이 있다. 미술관에는 그 나라의 모든 문화가 잘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에게는 짧은 시간에 다른 나라의 역사와 정치,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미술관만큼 유익한 가이드도 없다. 최근 외국을 여행하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미술관이 명승지보다 방문지 리스트의 상위에 랭크되고 있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오늘날 외국의 유명 도시들은 도시 한복판에 미술관을 설립하여 그곳 출신 미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을 수집해 문화 콘텐츠로 키우고 있다. 이들 문화 도시의 수많은 인프라 가운데 으뜸은 단연 미술관이다. 그 중에서도 현대미술의 강국으로 떠오른 미국의 미술관들은 화려한 컬렉션과 풍성한 볼거리를 내세우며 연중 관람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뿐이 아니다. 미국은 소도시에도 미술관들을 세워 ‘문화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소도시의 미술관들은 한 마을의 ‘문화 사랑방’이자 ‘교육기관’의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중앙 정부나 지방 자치단체들도 이들 시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 사회가 이처럼 미술관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미국 미술관에는 어떤 특별함이 존재하는 것일까. 유감스럽게도 미국 미술관은 대영 박물관이나 루브르 박물관, 프라도 미술관 등 유럽 미술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되고 있다. 물론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미술관에 비해 깊이는 부족할지 모른다. 그러나 수적으로나 콘텐츠 면에서 미국 미술관은 유럽 미술관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특히 국가의 이상인 평등 사회를 구현하는 장으로서 미술관을 적극 활용한 미국의 사례는 21세기의 미술관들이 지향해야 할 가치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미술관 기행은 미국 미술관을 재발견해 나가는 여정이라 할 수 있다.
인류 예술의 보고
미국 미술관의 저력은 확실히 화려한 컬렉션에 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명작’들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은 매년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온 수백만 명의 관광객으로 넘쳐난다. 미국 미술관을 관람하고 싶은 여행객이라면 일정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 고대 그리스 장식예술부터 21세기 미디어아트에 이르기까지 볼거리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워싱턴을 대표하는 스미스소니언 인스티튜션의 소장품은 선사시대부터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까지 자그마치 1억 4천만여 점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역시 고대 그리스와 로마 미술에서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200만여 점의 화려한 컬렉션을 자랑한다. 뉴욕 현대미술관은 19세기 말 유럽 미술을 비롯해 금세기 조각, 사진, 그래픽 아트, 영화 등 예술 전 영역에 걸쳐 14만 점을 소장하고 있는 등 현대미술의 메카이다. 이 때문에 스미스소니언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제대로 관람하려면 최소 일주일 이상 필요하다고 한다.
대부분의 미술관은 예술사적 가치가 높은 명작들을 글로벌 문화 브랜드로 가꾸어 가고 있다. 워싱턴 국립미술관의 〈지네브라 데 벤치〉(레오나르도 다빈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젊은 여인의 초상〉(페르메이르), 필립스 컬렉션의 〈선상 위에서의 점심〉(르누아르), 뉴욕 현대미술관의 〈별이 빛나는 밤〉(빈센트 반 고흐), 휘트니 미술관의 〈2층의 햇살〉(에드워드 호퍼), 프릭 컬렉션의 〈광야의 성 프란체스코〉(벨리니), 보스턴 미술관의 〈에드워드 달리 보이트의 딸들〉(존 싱어 사전트),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의 〈엘 잘레오〉(존 싱어 사전트),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의 〈아메리칸 고딕〉(그랜트 우드), 필라델피아 미술관의 〈그로스 클리닉〉(토머스 에이킨스), 볼티모어 미술관의 〈아네모네 꽃과 자줏빛 드레스 여인〉(마티스) 등은 세계인이 사랑하는 글로벌 문화 아이콘이다.
미술관에 대한 특별한 사랑 & 노블레스 오블리주
미국의 주요 미술관과 박물관에는 예외 없이 작품을 기부한 법인이나 개인 이름이 새겨진 현판이 있다. 미술관들이 기부자들의 자선을 알리는 데 적극적인 까닭은 미술관 운영에 없어서는 안 될 든든한 ‘서포터’들이기 때문이다. 수입원이라야 입장료가 전부나 다름없는 미술관들이 한 점에 수십 억, 수백 억 원씩 하는 걸작들을 소장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니 평생 수집한 컬렉션을 내놓은 기부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미술관에 대한 미국인들의 애정은 뉴욕 현대미술관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극치를 이룬다. 2004년 재개관한 뉴욕 현대미술관은 8년 전부터 리모델링 명목으로 ‘펀드레이징(fund-raising)’을 벌여 무려 8천억 원을 모금했다. 워싱턴 국립미술관, 프릭 컬렉션, 휘트니 미술관, 볼티모어 미술관, 로댕 미술관 역시 부자들의 컬렉션이 모태가 됐다는 점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산물이다. 만약 그들이 방대한 컬렉션과 자금을 공익을 위해 사회에 환원하지 않았다면, 이들 미술관은 지금과 같은 품격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 미술관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생생한 현장이다.
도시를 살리는 아이콘
뉴욕이 세계적인 문화 도시로 불릴 수 있는 데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소호와 첼시의 화랑 등 볼거리들을 빼놓을 수 없다. 그 중에서도 미술관은 ‘문화 뉴욕’의 랜드 마크이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구겐하임 미술관 등 메이저 미술관부터 프릭 컬렉션, 디아비컨 미술관, 아메리칸 포크아트 뮤지엄 등 작은 미술관들은 화려한 컬렉션과 빼어난 건물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전 세계인을 뉴욕으로 끌어들인다.
뉴욕만이 아니다. 워싱턴 D.C., 샌프란시스코, 볼티모어, 시러큐스, 필라델피아, 보스턴 등 대도시의 ‘안방’에는 미술관들이 들어서 있다. 이들 미술관은 시민들의 문화 소양을 키우는 동시에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등 물리적 공간 이상의 정신적 지주로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이들 미술관이 ‘도시의 얼굴’이 되기까지는 세계적인 건축 거장들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허쉬혼 미술관의 고든 번샤프트, 뉴욕 현대미술관의 다니구치 요시오, 구겐하임 미술관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휘트니 미술관의 마르셀 브로이어, 워싱턴 국립미술관의 I. M. 페이, 샌디에이고 미술관 다운타운 분관의 리처드 글럭먼과 라호야 본관의 어빙 길, 샌프란 시스코 현대미술관의 마리오 보타, 프릭 컬렉션과 볼티모어 미술관의 존 러셀 호프, 모건 도서관 & 미술관의 렌조 피아노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설계한 미술관은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다. 미술관 건물을 보기 위해 미 전역은 물론 외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최고의 여행지
미국인들의 문화 향유는 ‘미술관 교육’의 선진국답게 미술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미국 미술관 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Museum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술관(미술관, 박물관, 동 · 식물원)은 가족이 함께 가볼 수 있는 ‘No. 3 여행지’이다. 실제로 미국인 3분의 1가량이 6개월에 한 번 이상은 미술관, 역사관, 동물원, 과학관 등을 찾았다. 하루 평균 230만 명(연 평균 8억 6,500만 명)이 미술관을 방문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미국인 10명 중 9명은 미술관이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들을 교육하는데 중요한 자원이자 가장 신뢰할 만한 정보원이라고 여긴다. 특히 여름방학이나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일주일 동안 이어지는 겨울방학은 미술관들에겐 ‘대목’이다. 중학생쯤 되면 부모와 함께 다니지 않으려는 우리나라 청소년들과 달리 미국의 청소년들은 가족과 함께 그림을 즐기고 문화를 향유한다.
미국 미술관들은 이들 가족 단위의 관람과 초 · 중 · 고 학생들의 단체 관람을 겨냥해 일 년 중 가장 많은 심혈을 기울여 특별 기획전을 개최한다.
평생교육의 장
매주 토 · 일요일 오전 10시, 뉴욕 현대미술관 1층 안내데스크 앞은 꼬마 관객들로 넘쳐난다. 네 살짜리 아이와 그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네 살 아이를 위한 미술(Art for Four)’의 참가자들이다. 미술을 전공한 에듀케이터(educator)가 참가자들을 20명 미만의 소그룹으로 나눠 약 1시간 동안 전시실 서너 곳을 함께 돌며 그림 설명을 한다.
뉴욕 현대미술관이 그림이 뭔지도 모르는 네 살짜리 아이들을 ‘VIP 관객’으로 모시는 이유는 단 하나, 미래의 미술관 고객을 양성하기 위해서이다. 어릴 때부터 부모 손잡고 전시장을 둘러본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그런 경험이 부족한 아이들에 비해 미술관을 자주 찾으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의 ‘엘더호스텔(Elder Hostel)’은 55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시니어 강좌다. 유스호스텔에서 착안한 이 프로그램은 미술에 대한 이해와 안목을 높여주는 내용으로 진행, 자칫 문화 소외를 느낄 수 있는 노인층을 미술관으로 끌어들인다. 또한 미국의 미술관들은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매개로 문화 보급과 대중 소통을 추구하는 ‘미술관 교육’의 전형을 보여준다. ‘미술관의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은 우선 수적으로도 우위에 있다. 미국 미술관 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약 1만 1천 곳의 미술관이 있으며 10개 군(county) 가운데 9곳이 적어도 하나 이상의 미술관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미술관이 철저한 관람객 조사를 토대로 연령별, 계층별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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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은 다른나라의 역사와 정치, 문화를 들여다 볼 수 있다고 한다. 현대 문화예술의 메카인 미국 전역에 있는 미술관 27곳의 탄생 배경과 전통, 변천 과정, 건축 구..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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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미국 미술관의 재발견 – 처음 만나는 미국 미술관, 박진현, 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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