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관에서 꼭
봐야 ...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
〈몸단장〉 외
저작자 |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Henri de Toulouse-Lautrec, 1864~1901) |
---|---|
제작시기 |
〈몸단장〉 1889년 제작 〈침대〉 1892년경 제작 |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Henri de Toulouse-Lautrec, 1864~1901)는 늘 드가를 존경한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지만, 드가는 오히려 그가 자신의 그림을 베끼고 있다고 비난하곤 했다. 확실히 〈몸단장〉 같은 그림은 정확한 데생을 비롯해 구도나 분위기 면에서 드가의 그림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흡사한 면이 많다.
로트레크는 부유한 귀족의 자제였지만, 어릴 적 사고로 인해 성장장애를 겪어 150센티미터 정도의 작은 키에 등이 굽어 있었다. 이런 처지에 대한 비관은 방종과 타락으로 이어졌다. 집을 뛰쳐나온 그는 파리의 매음굴과 카바레 등을 전전하며 매독과 알코올에 찌들어 살았고, 서른일곱의 나이에 요절했다.
로트레크는 자신이 드나들던 극장식 카바레의 포스터를 석판화로 제작하여 당대 최초의 상업미술가로 성공했다. 한편으로는 자신이 살다시피 한 사창가 등지에서 화류계 여성들을 자주 화폭에 담곤 했다. 그는 기꺼이 그녀들의 벗이 되어주었는데, 아마도 자신의 신체적 열등감을 남루하고 천한 삶을 살아가는 그녀들에게 투사함으로써 일종의 동질감과 연민을 가졌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로트레크는 드가와 흡사한 화풍을 가지긴 했지만 여성들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욕조〉(에드가 드가 〈압생트를 마시는 사람〉 외 항목 참조)에서 드가는 ‘열쇠 구멍으로 몰래 들여다보는 듯한’ 거리두기를 함으로써 누드의 그녀를 자신의 시선으로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다. 그녀는 무방비 상태로 자신의 치부를 상대에게 고스란히 들키고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해 로트레크의 그녀는 등 뒤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존재를 분명히 알고 있다. 말하자면 화가인 로트레크와 합의하여 기꺼이 취해준 자세인 것이다.
〈침대〉는 사창가 여인들의 동성애 장면을 그린 작품이다. 당시 유흥가에서 일하던 여성들은 서로의 지친 삶을 가장 절실히 이해해줄 동성과 깊은 관계에 빠지는 일이 잦았다. 가난 때문에 머리카락까지 다 팔아치운 그녀들은 굴욕적인 하루를 끝낸 뒤 서로를 보듬어 안고 곤한 잠의 세계로 접어들고 있다. 로트레크는 그녀들의 모습을 단순히 호기심 어린 관찰자 시점으로 그리지 않았다. 오히려 측은함 가득한 마음으로 물끄러미 내려다보듯 그려냄으로써 그림을 감상하는 자들에게까지 연민의 정에 동참하도록 유도한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글
출처
오르세는 곧 인상파 회화로 통한다. 1900년 세계 만국박람회를 위해 지어진 기차역을 개조하여 1986년 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킨 이곳은 마네, 모네, 르누아르, 드가, ..펼쳐보기
전체목차
오르세 미술관 작품
추천항목백과사전 본문 인쇄하기 레이어
[Daum백과] 〈몸단장〉 외 – 오르세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김영숙, 휴머니스트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