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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스타브 카유보트(Gustave Caillebotte, 1848~1894)는 인상주의 화풍에 대한 대중과 화단의 조롱과 무시가 여전했던 제2회 인상파 전시회에 여덟 점의 작품으로 처음 참가했다. 카유보트는 군복 납품 업체를 운영하는 아버지를 두었고, 엄청난 유산을 상속받아 인상주의 화가들 사이에서는 가장 부유한 층에 속했다. 그는 그림 애호가나 수집가로 더 알려지기도 했는데, 르누아르의 〈물랑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장〉을 처음 사들인 사람도 바로 그였다. 그는 특히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서 생계가 곤란했던 동료 화가들의 작품을 많이 사들여서 총 64점을 수집했고, 훗날 이를 국가에 기증하기도 했다. 그는 대중적 무관심으로 인해 경제적 위기에 처한 인상파 화가들의 전시회에도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카유보트는 드가의 소개로 게르부아 카페에서 마네의 무리들과 어울리기 시작했으며, 살롱전에 〈대패질하는 사람들〉을 출품했지만 낙선한 뒤 본격적으로 인상파 전시회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대패질하는 사람들〉에서 알 수 있듯, 그는 활달하고 빠른 붓질이라거나 빛을 색으로 표현하는 인상주의 기법보다는 단단하고 이상화된 인체 묘사를 선호하는 고전적인 데생을 구사했다. 인상주의 그림에서는 무시되곤 하던 정확한 원근법과 그로 인한 사실적인 공간감 역시 이 그림의 특색이다. 이처럼 그는 아카데믹한 기법에 충실했는데도 1875년 살롱전에서 낙선했다. 영웅과 신화, 종교를 완전히 벗어나 도시 노동자들의 삶을 ‘너무나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그는 다른 인상파 화가들처럼 그림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자신의 작품을 인상주의 관련 전시 때에만 내놓았을 뿐, 대부분 본인이 소장하고 있어서 대중과 화단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다. 그의 그림에 대한 재조명은 작품이 미술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 1960년대 이후부터 이루어졌다.

오르세 미술관에는 당시 중국에서 머물다가 파리에 돌아와 동양어학과 교수를 지낸 앙리 코르디에(Henri Cordier)의 초상화를 비롯해 화가 자신의 자화상과 풍경화 몇 점이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