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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에서 꼭
봐야 ... 베르트 모리조
〈요람〉
저작자 | 베르트 모리조(Berthe Morisot, 1841~18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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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시기 | 1872년 |
미술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거의 필독서로 알려진 곰브리치의 《서양 미술사》는 1876년의 인상파 전시회를 관람한 한 기자의 조롱 섞인 기사를 인용하면서 인상파 화가들이 초기에 당한 수모를 전하고 있다. 그 기자 양반의 독설은 이렇다. “화랑에 들어갔을 때 내 눈은 끔찍스런 무엇에 사로잡혀 버렸다. 여자도 끼어 있는 대여섯 명의 정신질환자가 합세해서 그들의 작품을 전시했다 하는데, 사람들은 이 그림들 앞에서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당시는 여자가 직업적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만으로도 “대체 왜?”라는 의구심이 생기던 시기였음을 감안한다면, ‘여자도 끼어 있는’이라는 말은 그 정신병자들의 상태를 더욱 강하게 표현하기 위한 수식어였을 것이다.
곰브리치도 그녀의 존재에 별 의미를 두지 않은 듯, 막대한 분량의 책 속에서 그녀의 그림은커녕 이름자 하나 밝히지 않았다. 그녀는 바로 베르트 모리조(Berthe Morisot, 1841~1895)였다. 직업적인 여성 미술가가 거의 없던 시절에 살롱전에 도전장을 내민 미술가 집단에 그녀가 끼어 있었다니, 그녀의 재능이나 패기가 어지간한 남성들 못지않았음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1970년대에 페미니즘 미술사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기 전까지 그녀는 서양 미술사 책에 거의 등장하지 못했다.
부유한 집안 출신의 그녀는 취미와 교양을 목적으로 그림을 시작했다가 곧 코로의 지도를 받게 되었다. 그녀는 살롱전에도 여러 번 입선한 경험이 있으며, 유화를 마치 수채화나 파스텔화처럼 그려내는 독특한 기법을 선보였다. 그 덕분에 평소 여성혐오증이 있는 게 아닐까 의심받을 정도였던 드가조차도 공공연하게 존경심을 표했다.
〈요람〉의 주인공은 베르트 모리조의 언니로, 요람 안에 누워 있는 자신의 딸 블랑슈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과감하고 도발적인 붓질로 그려낸 커튼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는 듯하다. 인물들 간의 강한 유대가 침묵 속에서 은근히 전해지는 동안, 특유의 따사롭고 밝은 색채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어두운 색으로 일관하던 마네는 베르트 모리조의 조언을 받아 밝고 화사한 색채의 사용을 시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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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오르세는 곧 인상파 회화로 통한다. 1900년 세계 만국박람회를 위해 지어진 기차역을 개조하여 1986년 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킨 이곳은 마네, 모네, 르누아르, 드가, ..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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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 미술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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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요람〉 – 오르세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김영숙,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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