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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임석재
의 서... 19세기 건축
구 박물관 ・ 프리드리히베르더 교회 ・ 샤를로텐호프
베를린 구 박물관은 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을 맞아 실내가 파괴되었는데 로톤다만 복원했고 외관은 다행히 폭격을 비껴갔다. 평면은 가로 83.7미터, 세로 54미터의 대형 단일 육면체로 이루어졌다. 중앙에는 로톤다가 있고 양옆에 대형 전시실을 하나씩 두었으며 다시 그 밖으로 복도 개념으로 공간이 한 겹 더 둘러쌌다. 건축적 특징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외관으로, 18개의 이오니아 오더가 늘어선 열주가 압권이다. 삼각 박공을 두지 않아서 엔타블러처가 강한 수평선을 만드는데 이는 땅을 향한 원시성을 강조한 것이다. 땅과 원시성은 곧 낭만성을 뜻한다(도 9-16).
프랑스 신고전주의에서 그리스 열주를 구조적 효율이나 가로를 향한 스크린 개념으로 정의한 것과 다른 점인 동시에 독일 신고전주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대목이다. 기능 유형으로 보면 신전 파사드보다 스토아로 해석한 것에 가까운데 이는 박물관에 스토아가 갖는 공공성을 대응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같은 그리스 고전주의 내에서 기능 유형에 따라 세분한 점과 스토아의 공공성을 사용한 점 등도 프랑스 신고전주의에는 없던 참신한 아이디어였다. 박물관의 공공성에 개방성을 실어내 독일 사회를 통합하려는 노력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처리이다.
다른 하나는 아직 복원이 안 된 실내 테라스이다. 이 부분을 전이공간으로 처리해서 실내와 실외 사이의 이분법 구별을 없앴으며 이는 외관에 나타난 개방성을 돕는 효과를 냈다. 테라스에 서면 바깥이 마치 액자 속에 들어 있는 풍경처럼 보이는데 이는 픽처레스크 개념을 풍경주의로 해석한 것이다(도 9-17). 이런 처리는 대로와 공원 등 근대적 골격을 드러내기 시작한 대도시를 풍경 요소로 감상하려는 독일만의 방식을 대표했다.
프리드리히베르더 교회는 당시 독일 사회가 겪던 종교 갈등을 통합해낸 중요성이 있다. 국민주의의 일환으로 중세 가톨릭을 독일의 낭만적 국민 정서와 동일시하는 바람이 불었고 신교 진영에서는 이에 반발하던 상황이었다. 루터교 집안 출신인 싱켈도 그 갈등의 한가운 데에 있던 때 이 교회를 설계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신교를 상징하는 고전주의 안을 제시했는데 가톨릭 진영의 공격을 받았고 왕실에서도 고딕 양식으로 지으라고 했다. 싱켈은 고딕 양식을 고전 정신과 근대정신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종교개혁 정신을 표현했다.
전체적으로 고딕의 표준 구성과 문법을 잘 지켰다. 개별 부재와 디테일은 뾰족아치, 랜싯, 대출입문, 4분 볼트, 다발 기둥 등 표준 고딕 어휘로 처리했다(도 9-18). 반면 이것을 싸는 윤곽과 전체 이미지는 고전적 분위기로 처리했다. 4분 볼트는 접시형 돔이라는 고전 어휘로 번안했다.
외관에서 입체의 들고 남, 분절, 조각상 등을 최소화해서 추상 분위기로 처리한 것은 근대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다발 기둥을 표피 요소로 더한 것은 내력 기능을 근대적 공법으로 해결했음을 드러낸 처리였다(도 9-19).
플라잉 버트레스를 두지 않고 버트레스조차도 약한 흔적만 남겨 측벽을 일자 단일면으로 만든 것은 고전 정신과근대정신을 동시에 표현한 것이다. 1랑식 바실리카 평면도 마찬가지여서 로마 기독교 원형으로 돌아감과 동시에 근대적 간결성을 표현한 것이다.
샤를로텐호프 성채는 독일의 낭만성을 영국과 이탈리아의 픽처레스크 개념에 대응해 처리한 작품이다. 영국의 픽처레스크에서는 자연 풍경과 농촌 건축에 나타난 자연다움과 귀납적 비대칭 구성을, 이탈리아의 픽처레스크에서는 조경과 건물 사이의 조화를 각각 빌려왔다.
부드러운 땅의 흐름과 자연 지형에 맞춰 부분적으로 비대칭 구성을 섞었으며 건물은 고전 휴양 시설인 빌라 유형을 사용해서 조경과 조화를 꾀했다(도 9-20, 9-21). 빌라의 건축 어휘인 로지아, 열주 출입구, 테라스, 외부에 노출된 계단, 구조나 상징 기능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오더 등을 활용해서 자연과의 교감 및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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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구 박물관 ・ 프리드리히베르더 교회 ・ 샤를로텐호프 – 한 권으로 읽는 임석재의 서양건축사, 임석재, 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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