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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임석재
의 서... 바로크건축
카를 교회와 로마제국의 창작적 복원
에를라흐의 교회는 중앙집중형을 기본 유형으로 삼아 부분적으로 선형 구성을 더한 특징을 보인다. 평면 윤곽은 타원, 그리크 크로스, 반지형 겹 공간 등 다양한 유형을 구사했는데 이는 절충주의에 해당한다. 프라인 성채 교회(Kirche von Frain Schloss)는 원형 중심 공간 주위에 여섯 개의 타원을 돌려 복도를 형성했다.
잘츠부르크의 성 삼위일체 교회는 곧추세운 큰 타원으로 중심 공간을 형성하고 장축 위에 출입구, 전실, 제단을 추가해서 선형성을 보강했는데 전실은 옆으로 누운 작은 타원을 사용했다(도 7-109). 장축에 직각으로 단축을 하나 더 넣어 십자축을 이룬 것으로 에를라흐 교회만의 특징이었다.
카를 교회는 성 삼위일체 교회를 기본 구성으로 삼아 변형을 가해서 복합 구성을 얻는 방식으로 절충주의를 구사했다. 곧추세운 타원으로 단겹의 중심 공간을 형성해서 중앙집중을 높이면서 장축 방향으로 강한 단일 축을 잡았다. 성소를 길게 늘어트려 장축을 강조했다.
이와 동시에 타원의 두 장변에 각 세 개씩의 예배당을 더해 방사선 구도도 함께 만들었다. 여기에 '一'자형으로 길게 늘어트린 전실을 직각으로 더해 강한 십자축을 이루었다. 마지막으로 길게 늘어트린 성소에 직각으로 두 개의 짧은 십자축을 더했다(도 7-110).
파사드는 바로크 절충주의를 대표한다. 여러 선례를 차용했지만 일정한 각색을 가해 자신만의 특징을 더한 다음 조합했다. 신전 파사드와 돔을 중앙의 기본 요소로 삼고 양 끝에 캄파닐레를 더한 구성은 성 베드로를 모방한 것이었다. 그러나 성 베드로에서는 신전 파사드가 오더 구성으로 전환되었던 데 반해 여기에서는 신전 파사드 자체의 독립성이 확연히 드러나는 차이점을 보였다.
돔과 드럼은 미켈란젤로 유형을 사용했지만 드럼의 맨 윗부분 중앙에 곧추선 타원창과 이것을 감싸는 곡면 장식을 넣었다. 드럼을 유난히 높여 수직성을 강조했는데 궁극적 목적은 돔을 강조하려는 것이었다. 돔의 크기 역시 아래쪽 몸통과 견주면 큰 편이었는데 이것은 타원 중심 공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강조는 합스부르크 제국이 세상의 중심임을 알리는 상징성이 있었다.
가장 극적인 처리는 중앙 출입구와 캄파닐레 사이에 로마제국의 승전 기둥을 세운 것이다(도 7-111). 바로크건축을 통틀어 승전 기둥을 사용한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승전 기둥은 시각적, 역사적, 상징적 차원에서 건물에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었다.
시각적으로는 돔의 양 옆에서 수직선을 만들어 균형을 이루었다. 역사적으로는 절충주의 소재를 다양화한 의미가 있다. 상징적으로는 카를 6세를 황제에, 궁극적으로는 합스부르크를 로마제국에 비유하는 의미가 있다. 이런 승전 기둥을 쌍으로 사용한 것은 헤라클레스의 완력을 상징함과 동시에 로마제국을 능가하겠다는 야심을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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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임석재의 서양건축사 “책으로 만나는 임석재의 서양건축사 강의”총 724장의 컬러 도판으로 현장감이 살아 있는, 압축적인 한 권의 서양건축 통사 이 책은..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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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카를 교회와 로마제국의 창작적 복원 – 한 권으로 읽는 임석재의 서양건축사, 임석재, 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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