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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임석재
의 서... 바로크건축
신성로마제국과 합스부르크 제국
중부 유럽 바로크의 중심지는 신성로마제국(=독일), 합스부르크 제국(=오스트리아), 보헤미아(=체코)의 세 지역이었다. 영국과 비슷한 시기인 1660년경에 늦게 시작했으며 18세기에 후기 바로크와 로코코를 합한 화려한 장식 양식으로 1750년경까지 계속되었다.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과는 다른 제국이 정치적 중심을 이루었으며 넓은 지역에 걸쳐 여러 민족과 국가를 포함하는 포괄성을 보였다.
건축적 특징은 기능 유형에 따라 둘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교회 건축으로, 서양 건축사를 통틀어 가장 화려한 장식을 자랑한다. 주로 신성로마제국, 특히 바이에른의 남부 독일에서 나타난 현상인데 종교적 영향이 컸다.
당시 신성로마제국은 종교개혁과 30년전쟁의 충격에서 벗어나 가톨릭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었다. 이탈리아 바로크가 성립되던 때와 비슷한 현상인데 시기적으로 후기 바로크 및 로코코와 겹치면서 극단적인 장식 양식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도 7-104).
다른 하나는 궁전 건축으로 합스부르크 제국과 독일의 주요 공국이 중심지였다. 제국의 황제나 바로크 군주가 건축주였기 때문에 이들의 권위를 과시하는 기념비주의를 기본 특징으로 하며 장식을 더해 이를 도왔다. 궁전에서는 축제도 많이 열었기 때문에 놀이 기능을 강화하여 자유롭고 경쾌하게 구성했다. 궁전에 부속된 정원을 '축제의 장'으로 정의했으며 흥을 돋우기 위해 계단을 사용했다(도 7-105).
중부 유럽 바로크의 건축가는 장인과 정식 건축가의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장인은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건축가처럼 고전주의 교육을 받은 정식 건축가가 아니라 독일에서 중세부터 존재한 계층이었다. 석공과 공예 예술가를 합한 정도쯤 되는데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하며 남부 독일과 보헤미아의 교회를 중심으로 장식 경향을 이끌었다. 치머만 형제와 아잠 형제가 대표적이다. 종교적 열정을 고취하기 위해 화려한 장식을 필요로 했던 가톨릭이 주요 건축주였다.
정식 건축가는 표준 고전주의 교육을 받은 그룹이었다. 합스부르크 제국의 황실이 주요 건축주로 궁전 건축에서 주로 활약했다. 프랑스나 영국의 왕실과 경쟁하려면 대륙의 표준 양식으로 지은 궁궐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고전 건축가를 길러냈는데 피셔 폰 에를라흐와 힐데브란트가 대표적 예다.
독일에서는 바로크 군주의 궁전 건축을 담당한 푀펠만과 노이만이 이 부류에 속한다. 피셔는 장인으로 시작해서 건축가 그룹에 합류한 통합형이다. 노이만과 피셔는 교회 건축에서도 장인 그룹과 달리 새로운 평면을 창출하는 경향을 이끌었다.
알프스 기슭에서 바이에른을 거쳐 보헤미아와 모라비아에 이르는 초원 중심의 자연환경도 중요한 요소였다. 유럽에서 목가적 낭만성이 두드러진 지역이며 사람들도 술과 노래를 즐기는 낙천적 기질을 가졌다. 건축에서는 일찍부터 토속성이 강한 지역 양식이 강세였는데 자유 형태와 공예 장식이 대표적 특징이었다. 바로크는 이런 전통이 17~18세기 상황에 맞게 변모해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동시대 이탈리아 바로크에서 적잖은 영향을 받았는데 보로미니와 베르니니를 선례로 받아들였다. 자유 형태 전통은 흰 회벽, 곡면 외관, 경사 지붕, 비대칭, 자유로운 창 구성 등이 대표적 특징인데 여기에는 보로미니와 과리니의 자유 형태와 비정형주의가 잘 맞았다. 기둥이나 벽기둥을 이용해서 실내 벽체의 들고 남을 심하게 하거나 오목 볼록의 교대로 물결치는 곡면을 만드는 남부 독일 교회가 대표적이다(도 7-106).
공예 장식 전통은 건물을 치장 벽토, 프레스코, 공예, 조각 등의 종합예술을 구현하는 그릇으로 봤는데 여기에는 베르니니의 장경주의가 잘 맞았다. 두 선례 모두 오더 중심의 정통 고전주의보다 감흥 효과를 추구하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목가적 낭만성과 잘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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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임석재의 서양건축사 “책으로 만나는 임석재의 서양건축사 강의”총 724장의 컬러 도판으로 현장감이 살아 있는, 압축적인 한 권의 서양건축 통사 이 책은..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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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신성로마제국과 합스부르크 제국 – 한 권으로 읽는 임석재의 서양건축사, 임석재, 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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