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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건축

요한 미하엘 피셔

Johann Michael Fischer

기하 파노라마와 모서리 둥글리기

요한 미하엘 피셔(Johann Michael Fischer, 1692~1766)는 석공의 아들로 태어나 석공 일을 시작한 뒤 뮌헨의 궁정 건축가가 되어 평생 이곳을 본거지로 삼아 남부 독일 여러 곳에 대표작을 남겼다. 본인이 실내장식까지 담당하는 종합예술을 추구하기는 했지만 많은 경우 치머만 형제와 아잠 형제 등이 실내장식을 맡았다. 교회 건축가로서 32채의 교회와 23채의 수도원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이만과 마찬가지로 겹 공간과 탈물질화를 바탕으로 신비주의를 추구했으며 남부 독일 바로크 교회 건축을 이끌었다.

노이만과 차이도 많았다. 평면 유형은 노이만보다 다양했다. 돔식 바실리카를 섞은 선형은 공통점이지만 네이브를 하나의 큰 단일 공간으로 두거나, 극단적으로 길게 해서 네이브를 강조하거나, 성소를 네이브와 같은 길이로 늘이면서 동시에 크로싱을 강조해서 선형과 중앙집중형을 섞는 등 다양한 유형을 창출했다. 혹은 네이브 주변의 아일을 예배당으로 분할해서 네이브를 에워싸는 형식으로 중앙집중형을 섞었다.

다양성은 기하 사용에서도 나타났다. 타원뿐 아니라 원도 사용했으며 크기도 다양하게 하는 등 기하 파노라마의 특징을 강하게 보였다. 네이브 월을 독립 기둥보다 벽기둥이나 벽체로 처리해서 돌출 정도를 줄이면서 모서리를 둥글렸다. 이는 장식이 놓이는 바탕 면을 늘리면서 장식과 건축 부재의 일체성을 높였다.

뮌헨의 잔크트안나암레흘 교회(Sankt Anna am Lechl, 1727~37)는 직사각형 단일 공간을 변형해 타원형 방사선 구도로 발전시켰다(도 7-126). 전체 윤곽은 직사각형인데 실내 양쪽 벽에 감실을 각각 세 개씩 파서 겹 공간 형식으로 만들었다. 감실은 서로 통하지 않기 때문에 완전한 겹 공간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중심 공간의 초점하고만 일대일로 대응했다. 네 모서리에 위치한 네 개의 감실은 사선 방향으로 틀어져 중심 공간은 타원에 근접했다. 건물 골격을 벽체만으로 세워서 축조의 기본을 충실히 지켰으며 이는 단일 타원 공간의 기하학적 윤곽을 강조하는 기능을 했다.

실내장식은 치머만의 프랑스-남부 독일 분위기와 아잠의 이탈리아-독일 전통 분위기의 중간쯤으로 나타났다. 조도를 균질하게 유지해서 백색 바탕과 장중한 장식의 대비를 줄여 현실성을 높였다. 음양 대비를 줄인 빛은 초월적 신비주의보다는 타원 단일 공간의 통일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했다(도 7-127). 중심 공간이 나뉘는 것을 방지한 대신 성소를 성가대석과 애프스로 이원화해서 교회의 제식 기능을 보장했다.

도 7-126 잔크트안나암레흘교회

요한 미하엘 피셔, 뮌헨, 독일, 1727-37.

ⓒ 임석재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도 7-127 잔크트안나암레흘교회

요한 미하엘 피셔, 뮌헨, 독일, 1727-37.

ⓒ 임석재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오토보이렌의 베네딕트 수도원 교회(Benediktiner-Abteikirche, Ottobeuren, 1748~55)는 3랑식 바실리카와 그리크 크로스를 혼합한 평면으로 이루어졌다. 원형 전실과 타원형 애프스를 앞뒤로 더해서 선형 기능을 보강했다. 최종 결과는 네이브와 성소 길이가 같고 트랜셉트를 확장 강조한 변형 라틴 크로스로 나타났다. 혹은 5베이로 분할한 돔식 바실리카로도 읽혔다(도 7-128).

실내장식은 치머만 분위기에 가까웠다. 백색 바탕과 중간 톤 장식의 대비를 높였으며 빛도 이런 분위기를 돕는 쪽으로 음양의 일정한 대비를 유지했다. 선형 평면이기 때문에 공간의 통일성보다는 돔의 성화를 독립 작품의 연작으로 읽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직각 모서리를 둥글려 실내에는 부드러운 사선과 곡면이 넘쳐났다. 5베이로 분할된 돔식 바실리카의 공간 단위는 분절로 나타나지 않고 벽을 따라 물 흐르듯 이어지는 연작으로 느껴졌다(도 7-129).

도 7-128 오토보이렌의 베네딕트 수도원 교회

요한 미하엘 피셔, 독일, 1748-55.

ⓒ 임석재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도 7-129 오토보이렌의 베네딕트 수도원 교회

요한 미하엘 피셔, 독일, 1748-55.

ⓒ 임석재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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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재 집필자 소개

서울공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프랑스 계몽주의 건축에 관한 연구로 건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건축을 소재로 동서고금을 넘나드는..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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