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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Race)

ⓒ TusitaStudio/Pixabay | Public Domain

미국의 연방 수사 · 사법 당국이 피부색이나 인종 등을 기반으로 용의자를 추적하는 수사 기법을 말한다. 1693년 미국 필라델피아 지방법원이 지역 경찰에 인종 프로파일링에 대한 특별한 권한을 부여한 이후 미국에선 관행이 된 수사기법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 흑인을 대상으로 한 불심검문이나 흑인이 운전하는 차량을 세우는 일 등이 바로 인종 프로파일링에서 비롯된 것이다.

2014년 12월 오바마 행정부는 법집행기관이 일상적인 수사 과정에서 인종, 종교, 국적, 성별 또는 다른 특성을 토대로 프로파일링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새 지침을 발표했다. 퍼거슨 · 뉴욕에서 발생한 백인 경관의 흑인 과잉 대응 사망 사건이 대배심에서 불기소 결정이 내려진 후, 미 전역에서 발생한 시위에서 ‘공권력의 무자비한 과잉대응(police brutality)’과 흑인 검거에만 초점을 맞추는 인종 프로파일링에 대한 문제 제기가 전면에 등장한 데 따른 것이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3년 마련된 가이드라인을 전면 개정한 것이지만 퍼거슨 · 뉴욕 사태를 야기한 지방 경찰당국은 물론 주민과 접촉이 많은 교통 순찰대나 911구조대, 동네 순찰 경관 등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국토안보부가 수행하는 국경 경비와 공항 승객 검사에도 적용되지 않아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인권 옹호 단체들은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조치가 큰 진전이라고 환영하면서도 공항 · 국경 검색대 등이 적용 대상에서 면제되고 지방과 주 경찰 당국에 구속력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비판적 인식을 드러냈다. 한 이슬람 단체 관계자는 “새 지침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연방 수사 기관이 인종, 민족, 종교를 기준으로 정보를 수입하는 이른바 ‘매핑(mapping)’ 관행이 종식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2015년 5월 11일 열린 정례인권검토(UPR)에서 미국의 인종 프로파일링과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을 방지할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며 미국에 대해 과도한 공권력 행사와 법집행기관의 인종차별적 관행을 없애는 조치를 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지방 경찰당국에는 효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일까? 2015년 6월 텍사스 매키니 지역의 한 수영장 파티에서 일어난 소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매키니 경찰서 소속의 한 경찰관이 비키니 차림의 14세 흑인 소녀를 잡아끌어 얼굴을 땅으로 향하게 눕힌 뒤 제압하는 장면이 유튜브에 공개되어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인종 프로파일링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