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한 작품 안에 액션, 스릴러, 판타지, 휴먼 등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는 드라마를 일컫는다. 하나의 장르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장르 융합’ 혹은 ‘장르 파괴’ 드라마라고 할 수도 있겠다. 복합장르 드라마는 2013년경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SBS 〈별에서 온 그대〉(로맨틱 코미디+시간여행+스릴러), MBC 〈투윅스〉(액션+멜로+시간여행), KBS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액션+느와르+멜로), tvN 〈나인〉(멜로+타임슬립+스릴러) 등이 그런 경우다.

복합장르 드라마가 인기를 끈 이유에 대해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이제 단편적인 장르만으로 승부를 보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 스토리뿐만 아니라 장르까지 복합적이어야 대중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며 “특히 요즘 1020 젊은 세대들에게는 구태의연한 로맨틱 코미디조차 관심을 끌지 못한다. ‘로코’에다 또 다른 흥미를 끌 만한 장르를 뒤섞어야 채널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했다.

복합장르 드라마는 2014년 드라마업계의 화두가 되었을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명희숙은 2014년 8월 “여름 안방극장을 복합장르 드라마가 접수했다. 천편일률적인 스토리라인과 진부한 소재에 지친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복합장르 드라마가 주는 신선함에 매료됐다. 복합장르 드라마는 지상파와 케이블을 종횡무진하며 풍부한 볼거리로 시청자들의 사랑까지 접수 중이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복합장르 드라마는 소재 고갈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드라마계에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해 시청자들의 까다로운 취향을 만족시키고 있다. 단순한 장르의 혼합을 넘어서서 생각지도 못했던 신선한 소재와 상황이 극 속에 등장했을 때 주는 묘한 어울림은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특히 막장이나 단순 로맨스 드라마에 지친 젊은 시청자들은 복합장르가 주는 영화 못지않은 풍부한 볼거리와 신선한 소재에 큰 매력을 느꼈다. 신선함으로 다가왔던 복합장르는 다시 사극과 다른 장르의 만남을 꾀하는 등 다양한 시청층을 겨냥하며 또 한 번 진화 중이다. 복합장르 드라마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찍부터 복합장르 드라마를 주장하며 이것을 이끈 것으로 평가받는 SBS 드라마 국장 김영섭은 “SBS 수목 드라마와 주말 특별기획을 총괄하면서 하나의 장르에 머무르는 드라마 대신 ‘복합장르’ 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꾸준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복합장르’ 드라마는 장르의 혼합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이야기의 흐름이 정확하고 풍부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