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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할 수 있지만, 어떤 것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방향 없이 갈팡질팡하는 세대를 이르는 말이다. 저널리스트 올리버 예게스가 2012년 독일 일간 『디 벨트』에 기고한 칼럼에서 1980년대에 태어나 199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낸 젊은 층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메이비 세대(Generation Maybe)라고도 한다. 결정 장애 세대라는 말은 글로벌 담배 회사인 말보로가 2011년 내세웠던 광고 문안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말보로의 광고 문구는 다음과 같다. “메이비족이 되지 마세요, 말보로족이 되세요(Don’t be a Maybe, Be Malboro).”
자신을 결정 장애 세대라고 말하는 올리버 예게스는 『결정 장애 세대』에서 “사실 우린 다들 잘 지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붕 떠 있는 듯한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는 느낌,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 뭐가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없는 느낌, 뭐라 이름붙일 수 없는 그런 느낌이 우리 세대를 지배하고 있다”고 했다.
예게스가 결정 장애 세대의 특징으로 거론하는 것은 대략 이런 것들이다. 이들은 단호한 결정은커녕 어떤 물음에도 분명한 대답을 잘 하지 못한다. “글쎄”, “아마도”, “그런 것 같아”와 같은 말로 답을 대신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어딘가에 잘 정착하지도 못하고 한 가지 일에 제대로 집중하지도 못한다. 기성세대는 이들에 대해 ‘나약하다’, ‘우유부단하다’, ‘결단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예게스는 결정 장애 세대의 태도는 개개인의 나약함 때문이라기보다는 급격한 사회 변화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가 초고속으로 디지털화되면서 선택의 범위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졌기 때문에 무언가를 결정하는 일이 그만큼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독친이 결정 장애 세대를 만든다는 지적도 있다. 부모의 과도한 간섭과 통제를 받다 보니 스스로 결정할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2014년 12월 1일자는 “우리나라에서 대학에 입학하면 스무 살가량 된다. 사회적으로는 성인인데도, 초등학생처럼 부모 간섭을 받는 대학생이 많다”면서 “대학 상담소에는 ‘부모가 너무 간섭해 힘들다’는 대학생들의 고민이 쏟아진다. 대학생이 된 자녀 주위를 헬리콥터처럼 빙빙 돌면서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는 ‘헬리콥터 부모’들이 자녀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했다.
독친은 자식의 학교 성적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달달 볶아대는 부모를 이르는 말로, 부모의 지나친 간섭이 자식의 장래나 성격 형성에 오히려 독이 되어 망치게 된다는 뜻에서 독친(毒親, toxic parents)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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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이형석, 「당신도 갈팡질팡, ‘결정 장애 세대’?」, 『헤럴드경제』, 2014년 9월 21일.
- ・ 「‘결정 장애 세대’를 아시나요?」, 『조선일보』, 2014년 9월 23일.
- ・ 이동휘 외, 「[내가 모르는 내 아이] [7] “애가 아파서 ‘代出(대리 출석)’ 하러 왔어요” 대학생을 초등생 취급하는 父母들」, 『조선일보』, 2014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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