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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으로 가족과 떨어져 혁신도시에 혼자 사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다. ‘일자리와 편의시설의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고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2012년부터 시작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이후 새롭게 생겨난 기러기족이라 할 수 있겠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추진단과 김희국 새누리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2년 12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2년간 67개 공공기관의 직원 2만 219명이 10개의 지방 혁신도시로 이사를 했는데, 이 가운데 가족과 함께 이주한 인원은 전체의 23.1퍼센트인 4,666명에 불과해 적지 않은 수가 혁신 기러기로 드러났다.

지방이전추진단 측은 시간이 지나면 가족동반 이주율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지만, 혁신 기러기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가족과의 동반 이주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한다. 맞벌이와 자녀 교육 때문이다. 울산 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석유공사 직원 정 모(45) 씨는 “부인이 15년간 다녀온 직장을 내가 발령 났다고 그만두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주택대출이나 아이들 학자금을 계산해봐도 외벌이로 버티라는 것은 무리”라고 토로했다. 전북 혁신도시로 이전한 이 모 씨는 “초기엔 가족들과 함께 내려올까도 생각해봤지만, 학교는 물론 학원수도 턱없이 부족한 곳으로 애들을 데려올 수 없었다”며 “주위에 나 같은 이유로 혼자 내려온 직원들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혁신 기러기는 이른바 ‘두 집 살림’을 하기 때문에 교통비나 생활비 부담도 크게 느끼는데, 무엇보다도 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발생하는 외로움이다. 그래서 혁신 기러기가 불륜에 쉽게 빠지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유민은 2015년 6월 “요즘 정부 산하기관들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사내, 사외를 불문하고 불륜이 공공연하게 확산되고 있다. 혁신을 앞세우며 지방균형발전 시대를 맞았지만 정작 지방으로 내려간 직원들은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불륜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외로움이 길어지면 그만큼 빈틈도 많아진다. 그 자리는 어김없이 ‘이성’이 빼앗는다. 혁신 기러기들이 불륜으로 빠지는 이유다. 이렇다 보니 지방으로 이전한 기관들은 감사실이 편할 날이 없다. 서울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가족들이 불륜에 대한 감시를 해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기관은 사내 불륜이 도를 넘어서고 있지만 통제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지방자치단체는 가족의 동반 이주를 활성화하기 위해 혁신도시로 이주하는 사람들에게 이사비 지원이나 취득세 감면, 자녀 전입학 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서울공화국 체제와 학벌주의가 완화되지 않는 이상 혁신 기러기가 줄어들 가능성은 없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세종시

세종시의 정부청사 이전으로 혁신 기러기족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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