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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딩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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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Financial), 육아를 즐기며(Enjoy), 활동적이고(Energetic), 헌신적인(Devoted) 50~70대 조부모 세대를 의미하는 조어다. 피딩은 영어로 ‘수유, 먹이주기’를 뜻하는 말이기도 한데, 『디지털타임스』 2015년 2월 16일자는 “피딩족의 어원과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인구의 고령화로 손자 · 손녀를 돌봐주면서 경제력을 갖춰 부모를 대신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피딩족은 2015년 2월 롯데 백화점이 이른바 ‘손주의 날’ 행사를 하면서 소개해 널리 알려졌다. 당시 롯데백화점은 아동 · 유아상품군에서 연간 100만 원 이상 구매하는 50~70대 큰 손 고객이 2011년 8,500명에서 2014년 1만 명으로 최근 3년 사이 20퍼센트이상 증가했다며 피딩족을 겨냥해 롯데백화점 홈페이지에 손주와 함께 찍은 사진이나 사연을 업로드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키자니아 연간회원권(50만 원 상당의 2인 가족권, 1명), 롯데시네마 예매권(1인 4매, 10명), 매장에서 손주와 10만 원어치 이상 쇼핑하면 선물을 주는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피딩족이라는 말은 빠른 속도로 확산하며 유통업계는 물론이고 증권가에서도 주목 받는 집단으로 부상했는데, 유통업계가 마케팅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신조어라는 지적도 있다. 예컨대 변상욱은 “백화점이 고령화 사회에 노인세대의 지갑을 열기 위해 이런 저런 방법을 강구하다 가장 쉽게 먹힐 수 있는 손주 사랑을 생각해낸 모양이다. 세상 어느 나라에서나 손주의 선물을 사러 온 할아버지의 표정은 똑같다고 한다. 기대와 기쁨이 가득 차 무엇이든 흔쾌히 수락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백화점은 할아버지 · 할머니들의 유아용품 구입이 엄청 늘고 있다고 매출 자료를 분석해 내놓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대세이니 그렇게 소비하라는 것이고 이것이 확산되면 다른 할아버지 · 할머니와 비교당하면서 억지춘향으로 손주 선물을 사야 하는 것이다.”

피딩족이라는 말이 상대적 박탈감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피딩족이 되기 위해선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김영희는 피딩족 등 은퇴 세대와 관련한 신조어는 “자식 세대의 ‘희망 사항’만 끌어모아 억지로 만든 듯한 단어가 조악하지만, 일본에서도 ‘단카이세대’, 은퇴에 맞춰 ‘손주 비즈니스’ 같은 말이 정착됐으니 기업들의 마케팅 자체를 비판하긴 힘들다”면서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문제는 이런 용어가 퍼질수록 대다수 사람들의 자괴감 또는 ‘노후 공포’ 또한 커져간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