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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Old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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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은퇴한 게 아니라 반만 은퇴했다는 뜻으로, 길어진 노후 때문에 은퇴 후에도 ‘먹고살기 위해’ 계속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등장한 말이다. 『중앙일보』가 2014년 12월 만 40~59세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미 퇴직을 경험한 1955~1959년생 5중 4명이 지금도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을 만큼 반퇴 현상은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2013년 대기업에서 명예퇴직한 한 50대는 “중소기업으로 눈높이를 낮춰 여기저기 원서를 내봤지만 오라는 곳이 없었다”면서 “함께 퇴직한 동료들도 비슷한 처지”라고 했다. 노동의 질도 열악하다. OECD 통계에 따르면, 2012년 경제활동에 참가한 노인 가운데 60.6퍼센트가 임시직 종사자였다. 일하는 직종도 한정되어 있다. 2013년 일하는 노인의 42.6퍼센트는 농림어업 종사자, 21퍼센트는 단순 노무직 종사자인 반면 사무직이나 전문직 종사자는 3퍼센트 미만이었다.

이렇게 일자리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지만 퇴직자들의 구직 활동을 돕는 기관에는 퇴직자들이 몰리고 있다. 재취업이나 새 일거리를 찾아 나선 50대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서울시 은평구의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 사무국장 원창수는 2015년 1월 “2013년 2월 문을 연 지 2년도 안 돼 센터를 찾은 상담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며 “올해는 지난 2년의 두 배로 늘 것에 대비해 예산도 지난해 20억 원에서 35억 원으로 늘렸다”고 했다. 『중앙일보』 2015년 1월 15일자는 “내년부터 정년이 연장된다고는 하나 실제 정년이 늘어나자면 임금피크제나 시간제 일자리 활성화 등 후속 대책이 따라줘야 한다”면서 “반퇴 시대가 장기화하면 경기회복도 요원해진다. 무직과 비정규직을 오가며 30년을 버텨야 하는 반퇴 시대 퇴직자들이 많아지면 안 그래도 위축된 소비가 꽁꽁 얼어붙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했다.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김동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노동시장 개혁이 이뤄지지 않은 채 386세대의 퇴직 쓰나미를 맞는다면 좌우 이념대립 못지않게 세대 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퇴가 일상화하면서 여성 국민연금 가입자도 크게 늘고 있다. 50세가 넘어 국민연금에 새로 가입하거나 국민연금 수령을 위한 최소가입기간(10년)을 채우기 위해 60세 넘어서도 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2015년 4월부터 50대 이상 장년 근로자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직장을 떠나면서 임시 · 일용직과 같은 질 낮은 일자리에 재취업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퇴직하기 전에 미리 퇴직 이후의 재취업이나 창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이모작 지원 사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