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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심장 정지가 갑자기 발생할 경우 4분이 지나면 뇌 손상이 오고 10분 이상이 경과되면 뇌 손상이 심각해지거나 뇌사 상태에 빠지게 된다. 최초 응급 처치가 환자의 소생 여부를 결정짓게 되는 셈인데, 심장 기능이 정지하거나 호흡이 멈추었을 때 심장 박동을 정상화하기 위해 전기 충격을 가하는 데 쓰는 의료 장비를 일컬어 자동제세동기(AED, 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라고 한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과 일정 규모 이상의 다중이용시설은 자동제세동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복지부에 따르면, 2014년 12월 기준 자동제세동기를 설치한 공공기관과 다중이용시설은 60퍼센트 안팎에 불과하다. 의무 설치 기관 1만 2,319곳 가운데 7,739곳만 자동제세동기를 구비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소형 선박, 아파트, 버스터미널, 운동장 등은 설치가 미비했으며, 보건소 등 공공보건의료기관도 시설 이동이 잦거나 응급 의료인이 있다는 이유로 100여 곳이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제세동기는 심장 정지 상태에서 가장 필요한 의료 기기임에도 이름이 너무 어려워 위급한 상황에서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예컨대 (사)우리글진흥원 사무총장 양영채는 2015년 3월 “용도는 알아도 이름은 기억하기 어려운 자동제세동기.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누가 이름을 붙였는지 짜증이 납니다. 이것저것 생각할 필요도 없이 ‘심장충격기’라고 해도 사람들이 금방 알 수 있는 것을 정말이지 어렵게 적었습니다. 서울지하철역에 있는 자동제세동기는 전면에 크게 영문으로 AED(에이이디)라 적었습니다. 이게 뭔지 해독 못하면 죽기 딱 십상입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세동은 ‘세동’을 없애준다는 뜻으로 붙였습니다. ‘제세동기’는 아마도 일본에서 도입된 이름을 아무 생각 없이 갖다 붙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학술적인 용어를 일본에서 빌려 쓴 경우가 많습니다. 의학용어는 더 허다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어려운 용어를 고치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진도는 미약하기만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제세동기가 뭡니까? 고쳐야 합니다. 특히 그 말이 사람의 생명을 좌우하는 용어라면 하루빨리 쉽게 이해하고 부를 수 있는 용어로 바꿔야 합니다.”
자동제세동기의 이름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게 제기되자, 2015년 5월 22일 서울도시철도공사와 한글문화연대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설치된 제세동기에 ‘자동심장충격기’라고 쓰여 있는 딱지를 붙이는 행사를 열었다. 한글문화연대 운영위원 정인환은 “현재 제세동기는 어떤 뜻인지 알 수가 없어 혼선을 빚는다”며 “의사협회 의료용어위원회에서도 의료용어에서도 바꿀 수 있다는 노력을 하겠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자동심장충격기라고 바꾸는 것이 맞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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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자동제세동기」, 『위키백과』; 양영채, 「[왜냐면] 자동제세동기가 뭡니까?」, 『한겨레』, 2015년 3월 10일.
- ・ 김지은, 「응급처치 ‘자동제세동기’ 설치율 62%에 그쳐」, 『뉴시스』, 2015년 5월 5일.
- ・ 김범의, 「제세동기 알아두세요」, 『제주일보』, 2015년 5월 26일.
- ・ 손대선, 「AED · 제세동기? 이젠 ‘자동심장충격기’로 부르세요」, 『뉴시스』, 2015년 6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