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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yberRabbit/pixabay | Public Domain

스크롤 압박의 줄임말로, 마우스로 스크롤을 상하좌우로 많이 움직여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네티즌들은 인터넷 게시물이 하염없이 길어질 때 ‘스압’을 느낀다고 표현한다. 디지털 혁명으로 짧은 글로 소통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인터넷에 글을 게시하는 사람들은 스압을 반드시 피해야 하는 숙명적인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이와 관련 박민영은 “정보통신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들은 단편적이다. 그것은 피상적인 사고를 유도한다. 정보통신 미디어는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만, 그 분량은 적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떠도는 글들은 대부분 한두 줄에 불과하다. 인터넷에 실리는 글들도 길어봐야 스크롤바 한두 번 정도 내릴 만한 분량의 글들이 대부분이다. 블로그나 인터넷 게시판에 책 한 권 혹은 논문 한 편 분량의 글을 올리는 사람은 없다. 설사 올릴 수 있다 해도 그것을 읽어줄 사람도 없다. 눈이 피로해서라도 화면으로 많은 글을, 장시간 읽는 것은 힘들다. 인터넷에 올라가는 글은 스압을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긴 사연의 글을 썼을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럴 경우에는 제목 옆에 스압주의라는 말을 적어 긴 글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 스압주의는 스크롤 압박을 주의하라는 뜻으로, 너무 길어서 마우스로 스크롤을 상하좌우로 움직이기를 많이 해야 하는 지루한 글이니 조심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스압주의는 대개 석줄 요약과 함께 쓰인다. 그러니까 제목 옆에 스압주의라는 말을 적은 후, 마지막에 글 전체 내용의 핵심만 석 줄로 요약하는 식이다.

모바일 온리 시대가 개막하고 디지털 세대의 스압 기피가 일반화하면서 스크롤을 없애는 콘텐츠도 등장하고 있다. 예컨대 스크롤을 내리며 읽어야 하는 장문의 기사 대신, 12장 내외의 짧은 글을 사진 여러 장에 얹어 사진을 한 장씩 넘겨 가며 보는 형식의 카드뉴스가 그렇다. 카드뉴스는 주요 이슈를 이미지와 간략한 텍스트로 정리하는데, 페이스북과 같은 SNS에서 쉽게 넘겨 볼 수 있어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웹툰도 이른바 컷툰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 웹툰의 프레임 전개 방식이 상하 스크롤 뷰 방식이었다면 컷툰은 하나의 컷만으로 구성된 각 화면이 좌우로 이어지는 슬라이드 뷰 방식으로 구성되는데, 이는 모바일 사용자들이 웹툰을 컷 단위로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

스압은 다양한 파생어를 낳고 있기도 하다. ‘스압 몸매’, ‘스압 기럭지’ 등이 그런 경우로, 이는 스크롤 압박을 느낄 만큼 연예인의 몸매나 다리가 길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