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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당이 2007년 대선과 2012년 대선에서 연이어 패배한 후 사용한 말로, 기득권이 있는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선거법, 정치를 냉소로 몰고 가는 편향된 언론의 행태 등 한쪽으로 쏠린 조건 때문에 한국 사회가 너무 보수적이어서 야당에 의한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즉, 운동장이 진보 세력에 불리하게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공을 차는 선수가 상대편을 이기기가 어렵다는 게 기울어진 운동장 이론의 요지라 할 수 있겠다.
야당과 야당의 지지자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는 게 시급한 일이라고 강조하는데, 야당이 모든 문제를 기울어진 운동장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천관율은 2014년 8월 “선거에 질 때마다 야당에서 나오는 단골 레퍼토리가 있다.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 담론”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 정치는 구조적으로 보수 우위가 공고하다. 여론 지형, 세대 분포, 언론 지형, 레드 콤플렉스, 동원 가능한 자산 등 보수가 크게 우세한 이유가 많다. 이 때문에 진보 · 개혁 진영은 늘 어려운 선거를 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여기까지는 사실에 가깝다. 그다음이 문제다. 이 ‘기울어진 운동장’ 담론은 그동안 여권뿐만 아니라 야권에도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했다. 선거에서 패배할 때마다 야권은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으니까’라며 패인을 외부 환경으로 돌리곤 했다. 그러는 동안 중요한 질문 하나가 증발했다. 새누리당은 왜 야당보다 잘 굴러가는 정당인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은 2015년 3월 2일 낸 「새로운 대중의 출현과 진보의 대응-기울어진 운동장은 없다」 보고서를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론을 비판했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2030세대의 지지로 당선되었고 2012년에는 ‘안철수 현상’이 관심을 받는 등 “진보의 지지 기반이 꾸준히 존재하고” 있다며 새정치민주연합 일각에서 제기한 ‘기울어진 운동장’론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그간 새정치민주연합 계열의 정당들이 늘 내세웠던 ‘민주 대 반민주 구도’와 ‘만악의 근원은 신자유주의’라는 주장 등이 새로운 세대들의 이해와 요구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정권 지지율이 낮아지는 만큼 야당 지지율이 상승하지 않는 것은 대중의 요구를 흡수하는 리더십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혁신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5년 4월 2일 민주정책연구원 이진복 연구위원은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초 정권교체를 할 때와 비교하면 오늘날은 오히려 좋은 조건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자신의 실력부족을 탓해야 한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울어진 운동장’론만 강조해선 안 되고 자신의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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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염광희, 「[기고] 기울어진 운동장과 ‘당원민주’ 정당」, 『경향신문』, 2015년 1월 25일; 김석종, 「[여적] 기울어진 운동장」, 『경향신문』, 2015년 3월 4일.
- ・ 천관율, 「애써 외면했던 ‘그 당’의 필승기법」, 『시사IN』, 2014년 8월 14일.
- ・ 이승준, 「‘기울어진 운동장 핑계대지 말라’ 야당 싱크탱크의 일침」, 『한겨레』, 2015년 3월 3일.
- ・ 이슬기, 「민주정책연구원 “선거 승리하려면 ‘싸가지 없는 진보’ 벗어나야”」, 『데일리안』, 2015년 4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