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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총 광고 시간 240분 내에서 시간당 광고 시간을 방송사가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황금 시간대에 광고를 집중 편성하고, 시청률이 낮은 새벽 시간대에 광고를 줄이는 식이다. 그간 방송법은 지상파 방송의 광고에 대해 각 프로그램 전후에 편성하는 프로그램 광고(시간당 6분)와 프로그램 사이에 편성하는 토막 광고(3분), 자막 광고(40초), 시각을 알리는 시보(時報) 광고(20초) 등으로 광고 형태를 구분해 횟수와 시간을 규제했는데, 2015년 4월 24일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법 시행령을 개정해 지상파의 광고 총량제를 허용하기로 했다.
지상파 방송은 방송 프로그램 편성 시간당 평균 100분의 15에서 최대 100분의 18(평균 9분, 최대 10분 48초) 범위 내에서 다양한 형식의 광고를 자유롭게 편성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까 60분짜리 프로그램에 최대 6분(15초짜리 24개)까지 광고를 붙일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9분(15초 36개)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광고 총량제 도입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는 비인기 시간대 광고는 줄이고 인기 프로그램에 비싼 돈을 받고 광고를 더 많이 붙이는 방식으로 광고 수입을 늘리는 전략을 쓸 것으로 예측되었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모임인 한국방송협회가 지상파 광고 총량제의 도입이 확정된 직후 “오늘(24일) 의결은 방송광고제도 정상화의 첫 발”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광고 총량제 도입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게 제기되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광고 총량제를 포함한 광고 규제 완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방송사들 재원 악화로 인한 콘텐츠 질의 하락과 한류동력 저하’를 이유로 들었는데, 늘어난 광고 시간으로 인해 생기는 추가 재원을 질 높은 콘텐츠 제작에 투입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하는 장치가 없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적자 폭을 줄이는 게 방송사 발등에 떨어진 불인데, 광고 조금 늘어났다고 제작비를 늘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광고 총량제의 도입으로 시청자의 시청 복지가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예컨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2015년 1월 30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방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에서 “방송사는 시청률이 높은 황금 시간대에 더 많은 광고시간을 배정할 것”이라며 “해당 시간대에 편성된 프로그램 간 시청률 경쟁이 심화돼 필연적으로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를 야기하는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공익 프로그램은 시청률 경쟁에 밀려 시청자 접근성이 떨어지게 되고, 수익을 내지 못하는 프로그램은 제작되지 않을 것”이라며 “시청자들이 좋은 프로그램을 볼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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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봉지욱, 「지상파 드라마 1편에 광고 56개···유료방송 시장 무너질 위기」, 『중앙일보』, 2014년 12월 19일; 신동흔, 「“지상파 年 2000억 추가 수익, 영세 방송은 枯死(고사)”」, 『조선일보』, 2014년 12월 20일.
- ・ 김세옥, 「지상파 광고 총량제 도입···TV 최대 9분 가능」, 『피디저널』, 2015년 4월 27일.
- ・ 권순택, 「지상파에 떨어진 ‘선물’, 이제 보도에서 ‘광고’ 봐야 된다: 개정된 방송법 시행령은 TV를 어떻게 바꿀까」, 『미디어스』, 2015년 4월 27일.
- ・ 「[사설] 방송의 질보다 방송사 밥줄만 챙긴 광고 총량제」, 『한겨레』, 2015년 4월 24일.
- ・ 이정국, 「죄다 푼 광고···지상파 · 종편 ‘웃고’ 시청자 ‘울고’」, 『한겨레』, 2015년 4월 27일.
- ・ 윤희석, 「한국여성민우회, “광고 총량제, 시청자 볼 권리 침해할 것”」, 『전자신문』, 2015년 1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