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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에 치러진 2015학년도 수능에서 ‘제2외국어 및 한문’을 본 수험생 6만 3,225명 가운데 43.5퍼센트가 베트남어를 선택해 시험을 치른 현상을 설명해주는 말이다. 수능에서 베트남어를 선택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뜻이다. 베트남어는 원점수 50점 만점에 18점을 맞으면 3등급(전체 9등급 중)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다른 외국어 과목의 3등급 커트라인보다 대단히 낮은 것이다. 독일어는 40점, 프랑스어는 42점, 스페인어는 40점, 중국어는 39점, 일본어는 42점이 3등급 커트라인이었다.

베트남어 로또가 가능했던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건 베트남어를 가르치는 학교가 적어 시험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예진은 2014년 12월 “현장 교사들에 따르면 학생들은 ‘찍어도 3등급’이라며 ‘보험’ 들듯 베트남어를 선택하고 있다.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과 달리 사실상 거의 가르치는 학교가 없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다 같이 못 봐도 백분율과 표준점수를 높게 받아 ‘로또’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서울교육청조차 베트남어와 아랍어는 출제할 교사를 구할 수 없어 해당 과목은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고사)도 치른 적이 없다. 또 일부 대학에서는 사회탐구영역 선택과목 두 가지 중 한 과목을 제2외국어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베트남어를 보험 격으로 시험 봐두면 ‘물수능 재앙’과 같은 비상시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언어에 비해 난도가 훨씬 낮아 학교에서 배우는 제2외국어로 시험을 치지 않고 학원에서 벼락치기로 베트남어를 공부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정부의 수능 정책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자 2015년 3월 교육부는 베트남어의 출제 수준을 더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출제 수준을 높이더라도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적어 현 수능 체제에서 가장 비교육적이고 기형적인 제2외국어의 쏠림 현상에 대한 대책에 정부가 너무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 오종운은 “학교 교육과정에 먼저 신생 제2외국어를 도입하고 어느 정도 확산이 된 이후 수능에 도입해야 하는데 거꾸로 해 제대로 학습하지 않고 시험에 응하게 되면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제안했다.

“교육부가 국수영 등 주요과목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제2외국어를 소홀히 하는 것 같은데 선택과목이지만 10퍼센트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셈으로 수능에서 가장 기형적인 비교육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절대평가를 도입한다던지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