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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호학자 퍼스(C. S. Peirce, 1839~1914)는 세 종류의 기호를 명쾌하게 분류했다.
1) 도상은 기호와 뜻의 관계가 형태적 유사성에 바탕한 것이어서 특별히 배우지 않더라도 누구나 뜻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지도나 도형, 그림으로 된 교통 표지판 같은 것이 그것이다. 윈도우 시대가 열린 이후로 PC 화면에 생겨난 수많은 아이콘들이 도상의 대표적인 예다.
2) 지표는 기호와 뜻이 인과적 관계를 지닌 것이어서 산 너머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거기에 불이 있음을,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문밖에 누군가 와 있음을 뜻한다. 일인당 국민소득과 소비자 물가지수 등은 국가 경제의 현재 상황을 알려주는 중요한 경제 지표다.
3) 상징의 대표적 예는 언어다. 여기에서 기호와 뜻의 관계에는 어떤 유사성도 인과성도 없다. ‘나무’라는 한국어의 발음은 그것이 지칭하는 진짜 나무들과 비슷하지도 않고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더욱이 그 둘 사이의 관계가 필연적인 것도 아니다. 그저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람들이 ‘나무’라는 소리로 나무를 지칭해왔을 뿐이다. 물론 그 발음 자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바뀌기도 한다. 이처럼 다른 어떤 필연성 없이, 사람들의 반복적 사용에 의해 기호와 뜻의 관계가 맺어진 것을 상징이라고 한다. 언어의 특성으로 지칭되는 자의성(소리와 뜻 사이의 필연성 없는 관계)과 사회성(동시대의 대다수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 역사성(오랜 시간에 걸쳐 사용되고 변해온 것)은 이런 원리를 뜻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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