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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림과 방귀가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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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들은 고기를 덜 먹거나 아예 먹지 않는 것이 지구환경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소고기 소비가 높아서 소를 많이 사육하고, 이 많은 소들이 내뿜는 트림과 방귀가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기 때문이라는 것인데요.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농담 반, 과장 반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소를 무려 9백여만 마리나 키우는 미국에서 기후변화 대응정책과 관련해 소를 어떻게 기를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는 뉴스를 들으면 농담도 과장도 아닌 모양입니다.

되새김질하는 모든 동물의 방귀와 트림에는 메탄가스가 들어 있습니다. 이 메탄가스가 기후 온난화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산화탄소의 20배 이상으로 소 두 마리가 1년 동안 내뿜는 메탄가스가 자동차 한 대에 맞먹는다고 합니다. UN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 온실가스의 18퍼센트를 차지하고, 이는 전 세계 교통수단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비중인 13.5퍼센트보다 높습니다.

이 정도가 되고 보면, 소고기를 많이 먹는 것이 지구환경을 파괴하는 것이라는 말이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데요. 세계 각국에서 소의 트림과 방귀를 줄이기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소고기 소비를 줄이는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아주 작은 지렁이의 경우는 어떨까요?

지렁이가 장에서 배출하는 가스의 정체는 이산화질소입니다. 흡입하면 얼굴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 마치 웃는 것처럼 보여 웃음가스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실제로 사람을 졸리게 하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안정 상태로 유도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진통제나 마취제로 사용하는데요. 정원이 많은 나라, 영국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렁이들이 만들어내는 웃음가스가 정원에서 발생하는 웃음가스의 25~44퍼센트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정원에서 웃음가스가 방출된다는 말 자체가 참 생소하지요. 그런데 실제로 들이나 삼림지대의 땅에서 웃음가스가 생성되고, 특히 열대 우림지대의 토양에서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요. 이 말을 듣고 보니 숲 속이나 들판을 걸을 때 마음이 진정되고 안정되는 비결이 땅이 가진 웃음가스 덕분이 아닐까 싶어집니다.

소고기를 덜 먹고 자동차를 덜 타서 메탄가스 배출은 줄이고, 숲과 땅이 배출하는 천연 웃음가스는 많이 맡기.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지구환경에도 유익한 삶의 방식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