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도도새(dodo bird)

ⓒ Stockimo/Shutterstock.com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생물의 진화 과정에서 어떤 종이 자손을 남기지 못하고 멸망해 버리는 일, 이것을 멸종이라고 합니다. 지구 역사에서 생물들이 대량 절멸한 경우는 다섯 번가량 있었다고 하는데요. 3억6천만 년 전에는 그때까지 존재하던 생물 종의 70퍼센트가 갑자기 사라졌고, 2억5천만 년 전에는 바다에 살던 생물 종의 96퍼센트, 육지에 살던 생물 종의 70퍼센트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학자들은 소행성과의 충돌로 지구환경과 기후가 달라져서 이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먹이사슬이 끊긴 생물들이 멸종했을 것으로 추측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지요. 이때만 해도 인간의 책임은 없다는 것, 왜냐하면 아직 인간이 등장하기 전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앞서 다섯 번의 절멸사태와 달리 인간이 멸종시킨 동물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제6의 절멸사태라고 불리는데요. 인간에 의해 최초로 멸종된 동물은 도도새, 무인도였던 인도양의 모리셔스 섬에 살았습니다. 포식자가 없어서 날 필요가 없었고, 그래서 날개가 퇴화했고, 체중이 25킬로그램이나 나갔습니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이 천하태평한 새를 보고 “어리석다”고 했는데 그 말, ‘도도’가 그대로 이름이 됐습니다. 날지 못하는 새는 모리셔스 섬에 정착하기 시작한 인간의 먹잇감이 돼서 1681년을 끝으로 지구에서 사라졌습니다. 두 번째로 멸종한 동물은 파란 영양. 마치 신화에 나오는 영물처럼 털가죽이 파란색이라서 사냥꾼들의 표적이 됐습니다. 아프리카에 식민지를 세운 유럽인들이 파란 모피를 얻기 위해서 무차별로 포획했기 때문입니다.

토니 주니퍼가 쓴 《스픽스의 앵무새》라는 책이 있습니다. ‘세상 하나뿐인 앵무새 살리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요. 스픽스는 이 앵무새를 발견해서 박제로 만들어 유럽에 소개한 독일 과학자의 이름이고, 정확하게는 ‘스픽스유리금강앵무새’입니다. 이 새는 1819년에 발견되자마자 부유한 조류 수집가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아름답기도 했지만 말을 하는 데다 무엇보다 희귀했기 때문입니다. 곧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되는 새가 됐고, 가격이 오를수록 갖지 못해 안달하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당연히 사냥꾼들이 늘었고, 새의 운명은 멸종으로 치닫고 말았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숲의 파괴보다 부유한 수집가들의 탐욕 때문이라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소유욕과 멸종의 관계는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름답고 귀한 것, 그래서 가지고 싶은 것, 능력만 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소유하고 싶은 것, 갖게 될수록 더 많이 갖고 싶은 것, 그래서 남들에게 과시하고 싶은 것. 그 결과 멸종하고 만 것이 도도새, 파란 영양, 스픽스유리금강앵무새뿐일까요. 어쩌면 사랑, 지식, 재능, 돈, 권력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혼자서 그 달콤한 열매를 다 독식하려고 할 때 그 진정한 의미는 멸종하고, 모든 멸종한 것들이 그렇듯 회복불능의 상태로 빠져버릴지도요.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유선경 집필자 소개

1970년 전북 부안 출생, 1993년부터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글을 쓰고 있으며, 2011년부터 매일 아침 KBS 클래식 FM [출발 FM과 함께]에서 [문득 묻다], [그가 말했다] 등의 글로..펼쳐보기

출처

문득, 묻다 : 두 번째 이야기
문득, 묻다 : 두 번째 이야기 | 저자유선경 | cp명지식너머 도서 소개

미스터리한 인물들과 매일 우리가 무심코 보고 생각하고 자고 행동하는 일상에 대해 문득 궁금해진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덕분에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져..펼쳐보기

전체목차
Chapter 01. 그 사람은 누구일까 누가 생텍쥐페리를 격추시켰을까? 윤동주와 백석이 동시에 사랑한 시인은 누구일까? 스탕달 신드롬을 일으킨 미인은 누구일까? 아메리칸 이브는 누구일까? 댄디즘의 시조는 누구일까? 뱀파이어는 누구일까? 프랑켄슈타인은 누구일까? 〈미녀와 야수〉의 야수는 누구일까? 누가 디즈니 성을 지었을까? 혼자서 궁전을 지은 사람이 있을까? 세계 최초의 건축가는 누구일까? 우리나라 최초의 싱어송라이터는 누구일까? 멘토는 누구일까? 〈아테네 학당〉에 여성이 있을까, 없을까? 고대에 광선총을 발명한 사람은 누구일까? 가발을 유행시킨 사람은 누구일까? 〈옴브라 마이 푸〉를 부른 세르세는 누구일까? 우산을 발명한 사람은 누구일까? 화투의 ‘비광’ 속 우산 쓴 사람은 누구일까? 바다의 무법자, 해적왕은 누구일까? 보물선을 발견하면 주인은 누구일까? 클레멘타인의 아버지는 뭐 하는 사람이었을까? 구노의 〈아베 마리아〉는 누구를 위한 노래일까? 백만 송이 장미를 받은 여인은 누구일까? 누가 살리에리를 모차르트를 시기한 자로 만들었을까? 신사의 결투로 죽음을 맞이한 시인은 누구일까? 세계 3대 악처는 누구일까? 누가 온달을 바보로 만들었을까? 지리산의 산신은 누구일까? 고수레는 누구를 위한 말일까? 돌하르방은 누구일까? 도깨비는 누구일까? 갑은 누구일까? 교활, 낭패, 유예는 누구일까? 최초의 실루엣 그림 속 인물은 누구일까? 산타클로스와 루돌프는 누구일까? 누가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켰을까? 1등보다 유명한 2등은 누구일까?
Chapter 02. 매일 하다가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질까? 새벽은 어떻게 올까? 아침 일찍 일어나면 성공할 수 있을까? 개미와 꿀벌은 정말 부지런할까? 사람의 눈은 왜 두 개일까? 곤충과 동물의 눈에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세대차이는 인류의 난제일까? 표정은 감정과 일치할까? 행복할 때 짓는 미소는 어떤 미소일까? 화장은 왜 하기 시작했을까? 인간에게 털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키스하다가 죽을 수도 있을까? 독사가 자기 혀를 깨물면 죽게 될까? 말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문자가 없는 사회는 미개할까? 손짓은 무엇을 의미할까? 옛날에는 시간약속을 어떻게 했을까? 18세기 유럽에서는 연주회의 시작시간을 어떻게 정했을까? 하루는 왜 24시간일까? 잠을 자는 동안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스스로 원하는 꿈을 꿀 수 있을까? 꿈을 사면 효과가 있을까? 나이가 들면 왜 잠이 없어질까? 곰은 왜 겨울잠을 잘까, 물고기도 겨울잠을 잘까? 인간은 언제부터 옷을 입기 시작했을까? 여자는 분홍, 남자는 파랑이라는 구분은 어떻게 생겼을까? 호주머니와 핸드백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남자들도 하이힐을 신었을까? 왜 8등신일까? 만 원권 지폐에는 몇 개의 문화재가 들어 있을까? 냄새를 맡을 수 없으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언제부터 쌀을 먹었을까? 트림과 방귀가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을까? 왜 정신이 없을까? 책상을 청소하면 공부를 잘하게 될까? 디지털 치매, 진짜 해로울까?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중독일까? 영혼의 무게를 측정할 수 있을까?
전체목차
TOP으로 이동
태그 더 보기
일반상식

일반상식과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



[Daum백과] 승자독식은 무엇을 낳을까문득, 묻다 : 두 번째 이야기, 유선경, 지식너머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