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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
째 이야기
누가 디즈니 성을 지었을까
1991년 개봉해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미녀와 야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입니다. 월트 디즈니사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나 상품에는 신데렐라 성을 배경으로 한 로고가 등장하는데요. 이 로고 모양 그대로의 실제 건물이 디즈니랜드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성은 월트 디즈니나 애니메이터가 허구 속에 창조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성을 모델로 했습니다. 바로 독일 바이에른 주 퓌센에 있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입니다. 이 성은 월트 디즈니뿐 아니라 아돌프 히틀러가 대단히 좋아했던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현재 우리가 독일이라고 부르는 나라는 1815년 이전까지 무려 3백여 개의 제후국가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사실상 서로 다른 나라였지요. 그러다 1815년 빈 회의를 거치면서 반강제적으로 연방국으로 정리가 됐고, 이 중 세력이 큰 나라가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 그리고 바이에른이었습니다. 이런 연방체제는 1871년 비스마르크가 전쟁을 일으켜 독일을 통일하기 전까지 이어지는데요. 대충 말만 들어도 얼마나 혼란스러웠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는 빈 체제에 반발하며 혁명에 가담했다가 반역자로 낙인 찍혀 10년 넘게 해외를 전전하면서 어렵게 살아야 했습니다. 이런 그를 구해준 사람이 바이에른의 왕 루트비히 2세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바그너의 음악에 심취했던 루트비히 2세는 열여덟 살 때 왕위에 오르자마자 바그너를 바이에른의 뮌헨으로 초청해 곁에 머물도록 했습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그로부터 5년 후인 1869년부터 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겉은 새하얀 석회암으로 동화처럼 아름답고 화려하며 내부는 지크프리트, 탄호이저, 로엔그린, 파르치팔 등의 벽화로 채워졌는데요. 모두 바그너의 음악에 나오는 인물들이지요. 그러나 1871년, 프로이센의 비스마르크가 독일제국을 건국하면서 루트비히 2세는 이름뿐인 왕으로 전락합니다. 그는 현실에 눈을 감고 점점 더 자기만의 신화적인 세계에 탐닉하며 은둔했습니다. 바그너가 이런 그를 염려하며 남긴 말이 있습니다. “그는 불행하게도 너무나 아름답고 현명하며 숭고하고 군주다워 나는 그의 생명이 희미해져 사라질까 두렵다.”
그러나 바그너의 착각 내지 오판이지요. 문제는 루트비히 2세가 예술가가 아니라 왕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아무리 이름뿐인 왕이라도 바그너에게 지출하는 돈이나 아름다운 성을 짓는 돈이나, 전부 백성으로부터 나왔으며 바이에른은 파산 직전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1886년 노이슈반슈타인 근처의 호수에서 의문의 익사체로 발견됐는데요. 생전에 미치광이 왕이라는 오명을 들었던 루트비히 2세, 그러나 그가 지은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현재 바이에른에서 가장 큰 관광 자원입니다. 높은 산 위에 세워진 성은 큰 규모는 아니라도 백조의 성으로 불릴 만큼 아름답고 이 성 하나에 리하르트 바그너와 월트 디즈니, 심지어 아돌프 히틀러까지 언급될 정도니 그럴만하지요.
• 아티스트 : Richard Wag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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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한 인물들과 매일 우리가 무심코 보고 생각하고 자고 행동하는 일상에 대해 문득 궁금해진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덕분에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져..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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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누가 디즈니 성을 지었을까 – 문득, 묻다 : 두 번째 이야기, 유선경, 지식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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