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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
째 이야기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질까
우리가 믿고 싶은 순수한 진실 중에 하나가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입니다. 이 문장에서 유의해야 할 것은 ‘바라면 이루어진다’가 아니라 ‘간절히’입니다. 그 간절한 바람으로 꿈을 이룬 사람 중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피그말리온을 따를 자가 없을 것 같습니다.
피그말리온은 여성에 대해 깊은 회의를 품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사랑을 포기할 수 있을까요. 이런 경우에 이상형은 흔히 상상 속에나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피그말리온은 상상 속의 이상형을 물체화합니다. 직접 상아를 깎아 실물 크기의 여인상을 만들었습니다. 조각상에 ‘갈라테이아’라는 이름을 붙이고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보살폈고, 사랑했지요. 그렇지만 아무리 사랑과 정성을 다한들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차가운 조각상에 불과했습니다. 피그말리온은 갈라테이아가 살아있는 여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쓸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갈라테이아가 나의 아내가 되게 해달라고. 아프로디테 여신은 감수성이 풍부한 여신입니다. 그 간절한 사랑에 감동해 기도를 들어 주었습니다.
이 순간을 포착한 그림이 19세기 프랑스의 신고전주의 화가 장 레옹 제롬의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입니다. 딱딱하고 차가운 조각상에서 부드럽고 따뜻한 살아있는 여인이 되어가는 갈라테이아, 그녀를 보고 기뻐 입을 맞추는 피그말리온의 벅찬 환희가 느껴집니다. 자, 여기까지는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것을 입증해낸 피그말리온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렇다면 갈라테이아 입장에서는 어떠했을까요.
조각상 시절에 갈라테이아는 피그말리온의 사랑을 매일 한몸에 받았습니다. “너는 참 아름답구나. 오늘은 너에게 파에톤의 누이들이 흘린 눈물이었던 호박구슬을 선물해주마. 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진짜 여인이다.” 갈라테이아는 피그말리온의 간절한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정말로 사람이 되고 싶었을 것입니다.
피그말리온의 기적은 피그말리온의 간절한 바람뿐 아니라, 그 바람에 부응하고 싶은 갈라테이아의 로젠탈 효과가 더해져 일어났습니다. 심리학에서 로젠탈 효과는 타인이 나를 존중하고 기대하면 부응하는 쪽으로 변하려고 노력해서 일어나는 변화를 의미하는데요. 대표적으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가 로젠탈 효과라고 할 수 있겠지요.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피그말리온 효과, 그리고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변하려고 노력하는 로젠탈 효과. 이 둘이 함께 한다면, 두려울 것이 뭐가 있을까요.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신의 갈라테이아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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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한 인물들과 매일 우리가 무심코 보고 생각하고 자고 행동하는 일상에 대해 문득 궁금해진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덕분에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져..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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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질까 – 문득, 묻다 : 두 번째 이야기, 유선경, 지식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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