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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그리니치 천문대로부터 흘러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구 그리니치 왕립 천문대는 세계 표준시로 유명하다. 1675년 그리니치 공원에 세워진 이곳은 찰스 2세가 항해술을 연구하기 위해 만들도록 한 천문대로 처음 세워질 당시의 이름은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Royal Greenwich Observatory)였다. 본관은 건축가이자 천문학자였던 크리스토퍼 렌이 설계했으며 남쪽 정면에는 해시계가 설치되어 있다. 참고로 영국 천문학자들은 오랫동안 그리니치 천문대를 위치 측정의 기준으로 삼아 왔으며 네 개의 자오선이 그리니치 천문대를 기준으로 1851년 본초자오선이 정해진 뒤 1884년 워싱턴 국제회의를 거쳐 경도의 기준이 되었다.

세계 표준시인 ‘GMT’는 바로 ‘Greenwich Mean Time’의 약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자오선은 그리니치 공원에 스테인리스와 레이저로 표시되고 있는데 현재 사용 중인 본초 자오선은 동쪽으로 100m 정도 떨어진 지오이드를 기준으로 한 새로운 자오선으로 대체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GMT라는 말을 세계 표준시로 쓰는 것은 새로운 자오선으로 맞춰진 협정 세계시와의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1930년 이후로 천문대는 런던의 스모그와 먼지, 고층빌딩 등으로 인해 관측이 어려워지자 1949년 천문대를 서섹스 주로 이전했다. 지금의 그리니치 천문대는 구 왕립 천문대라는 이름으로 오직 전시관으로만 쓰이고 있다. 전시관에서는 경도를 정확하게 계산하기 위해 사용한 시계 등의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