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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전화 상담이었지만, 의뢰인은 반려견의 행동에 적잖이 놀란 것 같습니다. 의뢰인은 갑자기 맥스가 조카를 물었다고 했지만, 맥스가 그전에 불편함을 충분히 표현했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비밀은 꼬리에 있었습니다.

강아지는 자신의 감정을 꼬리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행동은 생각하고 계획적으로 표현하는 행동과는 다릅니다. 교육을 받아서 학습한 행동 또한 아닙니다. 우리가 생각과 의지로 심장을 멈추게 할 수 없듯이 반려견이 꼬리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멈추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꼬리를 자르는 '단미(斷尾)'는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오래전에 사냥터에서 꼬리가 다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꼬리를 잘라주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단지 미용을 위해서 꼬리를 자릅니다. 꼬리를 자를 때 강아지들이 고통스러워한다는 것 외에도 단미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웰시 코기나 로트와일러 같은 견종들은 꼬리의 움직임이 거의 보이지 않게 짧게 자르는데 이러면 꼬리로 하는 감정 표현을 상대에게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의뢰인의 강아지 맥스는 잭러셀테리어(Jack Russel Terrier)^각주1) 였습니다. 어릴 때 단미해서 꼬리는 엄지손가락 길이 정도만 남아 있었지요. 맥스가 불안한 마음에 꼬리를 흔드는 것을 의뢰인은 즐거워서 꼬리를 흔드는 것으로 오해한 것 같았습니다.

강아지들은 기분 좋을 때에만 꼬리를 흔드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감정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다른 행동과 연계해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꼬리의 위치, 움직임, 흔드는 간격, 긴장 정도, 제일 중요한 다른 몸짓과의 관련성 등을 자세히 살펴야 합니다.

꼬리는 강아지의 심장과 같습니다. 무의식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입니다. 우리의 웃음과 눈물에 항상 같은 이유가 있지 않듯이 그들도 똑같아 보이는 행동 안에도 다양한 감정이 숨어 있고, 한편으로는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순서와 다른 방향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알아차리기 힘든 감정도 있습니다. 반려견을 사랑한다면, 그들의 작은 행동에도 관심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그들은 항상 표현하며, 우리가 이해할 때까지 설명하려 합니다. 맥스 또한 아이들에게 그만하라고 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