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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변화에 주목하고,
작은 발전에 감동하세요.
복종훈련에 대해서 조금 더 말하려고 합니다. 흔히 '앉아', '엎드려', '기다려' 같은 명령어로 교육하는 것을 복종훈련이라고 합니다. 반려견을 압박해서 반려견의 동작만 그럴듯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훈련의 이름 자체가 주는 뉘앙스가 강하다보니, 많은 보호자가 자신의 강아지에게 '앉아'를 가르치거나 '엎드려'를 가르치면서 부지불식간에 위협적인 제스처와 명령을 하게 됩니다.
간혹 어떤 의뢰인들은 반려견이 빨리 익히지 못하면 혼을 내기도 합니다. 그런 분들은 혼을 내며 교육하는 것이 옳은 것으로 잘못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복종훈련'이라는 말보다 '예절교육'이라는 말을 쓰려고 합니다.
예전에 어떤 반려견훈련사가 교육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교육 중에 훈련사는 반려견에게 엎드리라고 명령했지요. 그런데 반려견은 엎드리지 않았습니다. 다른 곳을 보고 있었고, 의욕이 없어 보였습니다. 훈련사는 당황했는지, 다시 명령했습니다.
그래도 엎드리지 않자, 초크체인이 걸려 있는 목줄을 사정없이 힘껏 당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겁에 질린 반려견은 움츠리며 엎드리고 말았습니다. 훈련사는 겁에 질려 엎드린 반려견을 향해 다시 "엎드려!"라고 명령하고서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을 했습니다.
이 광경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강아지 처지에서는 그 훈련사가 어떤 점을 혼낸 것이고, 어떤 행동을 칭찬했는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냥 무서웠다가 어리둥절했다가 하는 것이지요. 반려견 교육은 반려견과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사람과 살면서 상호작용하며 살아왔으며, 감정을 나누고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동물입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많은 보호자는 반려견을 잘 다루려면, 자신이 대장이 되어야 하고 반려견을 엄하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내 명령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보호자와 반려견의 관계부터 의심해봐야 합니다. 자녀가 말을 안 듣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이 자신이 집에서 가장 힘이 세다고 생각해서일까요?
반려견한테 '앉아'를 가르치고 싶다면, 우선 강아지가 제일 좋아하는 것을 찾으세요. 이것을 '보상'이라고 정하겠습니다. 처음 강아지에게 앉아를 가르치고 싶다면, 언제 어느 때 앉는 행동을 자주 하는지부터 살펴본 후, 그 상황을 만들고 기다립니다.
그리고 만약 강아지가 앉는다면 그때 보상하면 됩니다. 명령은 아직 안 해도 됩니다. 강아지가 앉을 때마다 적절히 보상을 잘해준다면, 강아지는 금세 보호자 앞에서 앉는 행동만 하게 될 것입니다. 강아지가 느끼기에 '앉아'는 즐거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더 진행되면 행동을 주문하는 소리를 알려줘야 하는데, 간단하게 강아지가 앉으려고 하기 전이나 앉을 것 같은 상황 전에 소리 내고 기다리면 됩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단 한 번만 명령하는 것입니다. 반복하지 마세요. 말 걸지 마세요. 그냥 명령하고 기다리세요. 그리고 강아지가 앉았다면 보상만 하면 됩니다. 천천히 하세요. 작은 변화에 주목하고, 작은 발전에 감동하세요.
'앉아'가 성공했다면 다른 동작도 이런 방법으로 해보시길 바랍니다. 교육은 강아지가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예절교육은 반려견과 함께 사는 데 필수조건은 아닙니다. 하지만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반려견과 함께 살기 위한 좋은 방법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왜 이 행동을 가르치려고 하는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동작을 가르치려는 이유는 대부분 반려견의 행동을 통제하고 싶어서입니다. 하지만 그들과 지내다보면 정작 그들의 행동을 통제해야 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를 가르치더라도 '왜?'라는 질문이 중요합니다. 왜 그 동작을 가르쳐야 하는지 우리 스스로 정확하게 인식한 다음 교육해야 하는 것이지요. 우리가 자녀에게 '앉아'와 '엎드려'를 가르치지 않는 이유와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동작들은 간혹 우리가 사는 복잡한 세상 속에서는 필요할 때가 있기에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1. 명령은 할 필요가 없다.
2. 강아지가 좋아하는 간식을 준비한다.
3. 그 간식을 손에 들고, 천천히 걷는다.
이렇게 하면 강아지가 당신이 맛있는 간식을 들고 있는 것을 알게 되고, 따라다니게 됩니다. 점프도 할 수 있고, 손에 있는 간식을 낚아채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당황하지 말고,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가면 됩니다. 단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4. 천천히 걸음을 멈춘다.
가만히 서 있다가 강아지가 점프하면 등을 돌립니다.
5. 들고 있던 간식을 준다.
이때에는 강아지가 당신 앞에 다가와 앉을 수도 있습니다. 간식은 보상의 의미로 주면 됩니다. 머리를 쓰다듬는다거나 하는 스킨십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6. 다시 다른 곳으로 움직이다가 강아지가 따라오면 다시 한 번 보상을 줄 것.
놀랍게도 이런 방법으로 강아지는 당신이 멈췄을 때 옆이나 앞에서 멈춰 앉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명령은 여전히 필요하지 않습니다. 명령은 강아지의 자발적인 행동과 생각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강아지를 키우는 실생활에서 명령은 그렇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런 교육이 숙달 되고 난 후 명령어를 덧붙여 가르쳐도 전혀 늦지 않습니다. 꼭 기억하세요. 반려견의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서 동작만 만드는 훈련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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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을 키우는 사람과, 키우려는 사람이 알아야 할 거의 모든 것지나가다 예뻐서, 혼자 있기 외로워서, 아이들의 정서에 좋을 것 같아서…. 우리가 개를 키우는 이유다...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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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반려견 예절교육 –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 강형욱, 동아일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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