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밥을 먹고 있는 강아지는 보면 볼수록 참 귀엽습니다. 남자 보호자일지라도 모성애 비슷한 것이 느껴진다고도 합니다. 강아지가 예쁘다보니, 옆에서 자꾸만 건드리고 싶어집니다.

어떤 의뢰인이 전화로 이렇게 묻기에 제가 대답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강아지들은 먹이에 민감합니다. 반려견들이 먹이를 먹을 때 그들은 충분히 긴장할 수 있고 평소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먹이를 먹을 때 건드려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강아지들이 먹이를 편안하게 먹을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옛말 틀린 것 하나 없습니다. 먹을 때는 건드리면 안 됩니다. 강아지에게 유교사상을 주입해서 주인 노릇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보호자입니다. 주인의식은 공동 시설물을 사용할 때에나 필요한 것입니다. 그들에게 먹는 것은 즐거움이 아니라, 곧 생존임을 잊지 마시기 바라며 이것을 가지고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반려견을 학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가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옆에서 강아지가 달려들며 함께 먹겠다고 보채면 난감합니다. 함께 먹으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도 있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가족 중에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는 분이 있을 수도 있고, 시간에 쫓겨 빨리 먹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밥을 먹을 때 강아지가 달려든다는 것이 그렇게 나쁜 이상행동은 아닙니다. 보호자와의 신뢰가 남아 있을 때 이런 행동을 종종 하기 때문이지요.

이런 행동은 여러 가지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강아지가 심각하게 배를 곯고 있거나, 당신이 밥 먹고 있을 때 무언가를 얻었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식사 중에 가족끼리 언성이 높아지는 싸움이 일어난 적이 있을 때에도 이런 행동을 합니다. 당신은 강아지가 왜 그러는 것 같나요?

반려견은 나의 거울이기도 합니다. 반려견의 모든 행동은 당신과 가족, 그리고 당신이 제공해준 환경에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여러분이 생각하는 좋은 모습은 가족이 식사를 할 때, 가만히 식탁 밑에서 기다리거나, 편안하게 다른 일을 하는 모습일 것입니다. 하지만 반려견한테 이런 행동은 익숙하지 않은 것이랍니다. 개라는 동물은 여럿이 모여 같이 먹고, 같이 잠을 자게 태어났습니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그들의 모습입니다.

우리가 식탁이나 식사 중에 달려드는 강아지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안 돼!"가 아니라, 이 식사가 끝나면 너도 음식을 같이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밥을 다 먹고 기다려준 강아지에게 보상을 해주십시오. 반복해서 보상을 해주면 강아지도 기다리면 먹이가 온다는 것을 깨닫고 당신이 밥을 다 먹을 때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