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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면 안
된다
올바른 강아지 입양법
좋은 반려견은 어디에 있을까?
유기견을 마지막까지
보호할 각오가 되어 있는 분들만
입양하기를 부탁드립니다.
강아지를 애견숍이나 대형 마트를 통하지 않고 어떻게 입양하는지 묻는 분이 많습니다. 그분들도 펫 팩토리에서 태어난 강아지를 입양하면 안 된다는 것에 동의하며 가족이 될 강아지가 부디 건강한 환경에서 부모견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 녀석이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럼 강아지를 어디서 입양하는 게 좋을까요?"
"저는 정말 올드 잉글리시 시프도그(Old English Sheepdog)각주1) 을 키워보는 게 꿈입니다."
"훈련사님이 말하는 그런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건강한 강아지를 입양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네요."
지난 주말에 한 의뢰인이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했습니다. 저와 오랜 시간 상의하고 기다리다가, 결국 의뢰인이 스스로 알아보고는 경기도 여주의 한 농장에서 어린 진돗개를 입양했습니다.
"강 훈련사. 내가 자네 뜻은 알겠지만, 정말 그렇게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 있기는 한 건가? 자네도 알다시피 내가 재작년부터 진돗개 강아지를 찾아봤지만, 자네 말처럼 그렇게 바람직하게 강아지를 번식시키고 키우는 사람은 볼 수가 없었어."
그 의뢰인은 건강한 진돗개를 입양하기 위해 오랫동안 여러 곳을 알아보았습니다. 그중 몇몇 강아지는 마음에 들어서 입양하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제가 여러 가지 이유로 입양을 권하지 않으니, 꽤나 답답했나봅니다. 사실, 의뢰인이 강아지를 스스로 알아보고 입양한다고 했을 때 저는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씁쓸한 일이지만 저 역시도 그 의뢰인에게 적합한 브리더(breeder)각주2) 를 찾을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더더욱 그랬습니다. 이 문제로 영국에서 진돗개를 키우고 도그쇼에 데리고 나가기까지 했던 진돗개 브리더에게 메일을 보내며, 상의한 적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혼자 쓴웃음을 짓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진돗개의 원산지인데, 내가 영국에서 진돗개 키우는 분을 찾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지요. 사실 그때 제가 강아지를 찾을 때 중요하게 고려했던 점은 사실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첫째, 부모견이 건강해야 하고, 그 상태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부모견은 주인과 가까운 유대관계를 맺고 있어야 하며, 적절한 사회화가 되어 있어야 한다.
셋째, 부모견의 성품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번식을 목적으로 키워진 어미견이 아니어야 한다.
다섯째, 어미견과 새끼는 청결한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며, 강아지의 발달 과정을 존중한 훈육이 이뤄졌어야 한다.
위의 내용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진돗개의 특성상 강아지를 입양할 때에는 강아지의 성격이 얼마나 예민한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빨을 사용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다른 견종에 비해서 사회화 과정이 극히 짧은 편이기 때문에 생후 3주부터 적절한 자극과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력을 길러주어, 앞으로 도시 생활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위험 요인을 극복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빨을 쓰는 부모견 밑에서 자란 강아지들은 앞으로 커가면서 똑같이 이빨을 사용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앞의 상황들을 확인해야만 했습니다. 아직도 대전으로 팔려갔다가 주인을 찾아 진도로 돌아온 진돗개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이 많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다양한 환경과 상황에 대한 적응력이 비교적 낮은 진돗개의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성향은 아파트나 다른 집단 주거 형태에서 층간 소음이나 외부 소리, 배달부나 외부 사람, 익숙하지 않은 소리 등등에 대한 경계심을 강하게 보이며, 이런 행동이 이상행동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에 진돗개를 어떠한 방향으로 번식하고 개량하며 교육해야 할지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제 입장에서는 더욱 더 고민할 수밖에 없었지요.
많은 예비 보호자가 제게 묻습니다. 누구한테 어떤 강아지를 입양하는 것이 좋으냐고. 항상 비윤리적인 공장식 번식에 대해서 비난하지만, 그렇다면 그 대안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도그브리더(Dog Breeder)를 꿈꾸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들었습니다. 그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좋은 브리더가 되어서 우리나라에도 건강한 강아지가 더 많이 태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브리더는 훈련사만큼이나 반려견 문화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대회 수상 경력을 이야기하고, 혈통에 대해서 자신 있게 떠벌리며 광고하는 사람보다 정말 자신의 강아지를 잘 키울 수 있는 사람에게만 분양을 하는 브리더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상품처럼 입양 후 15일 내에 질병이나 폐사 시 교환 또는 환불을 보장해주기보다 언제까지나 많은 사람이 강아지와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도와주며, 고민하는 브리더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브리더가 많지 않은 우리나라 상황에서 강아지를 입양하는 또 다른 방법은 유기견을 입양하는 것입니다. 강아지를 진정으로 좋아하고, 보호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유기견을 입양하기를 추천합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유기견이 센터에서 그저 공짜로 분양받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에게 한 번 혹은 몇 번이나 상처를 입은 가여운 친구들인 만큼 다시는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기견을 마지막까지 보호할 각오가 되어 있는 분들만 입양하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미 전국에 수십 곳의 유기견 보호 센터가 있고 그곳에는 상당수 유기견이 안락사를 당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가까운 곳을 검색해보고 직접 방문해보고 잘 키울 수 있는 강아지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1. 기를 환경을 고려해 견종을 선택한다.
우리 가족이 사는 곳, 라이프스타일, 가족 구성원 성향 등에 맞춰 견종을 선택하되, 예쁘다는 기준으로만 견종을 선택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2. 좋은 브리더를 찾는다.
펫 팩토리가 아니라 부모견의 건강관리, 강아지들의 사회화 과정 등을 충분히 생각하는 브리더를 수소문합니다. 좋은 브리더를 만났다면, 그가 다 알아 서 해줄 것입니다.
3. 유기견 입양을 고려한다.
좋은 브리더를 찾지 못했다면 유기견 입양을 고려해야 합니다. 단 자신이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지 스스로 계속 되물어서, 돌보기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합니다.
4. 강아지의 생후 개월 수를 확인한다.
강아지가 생후 몇 개월 됐는지 확인해 그에 맞는 적절한 조치를 취합니다. 특히 생후 2개월 미만의 강아지는 입양할 때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입양 전후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평생을 같이할 가족을
맞이하는 데 우리는 때로
얼마나 충동적이고 무책임한지 모릅니다.
강아지를 입양할 때 태어나서 언제쯤 되었을 때 입양하는 것이 좋은지를 고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이 생후 2개월경의 강아지를 입양하기를 추천합니다. 저 역시 생후 8~10주가량 된 강아지를 입양하기를 권합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단지, 생후 8~10주 된 강아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생후 8~10주 동안 어미견과 형제들 사이에서 자란 강아지를 추천합니다.
강아지의 입양 시기는 육체적인 발육 상태만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서적인 발육도 매우 중요합니다. 어미견과 형제들 사이에서 지낸 강아지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건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매우 열악한 환경 속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어미견은 새끼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보살펴 성견으로 자라는 데 필요한 행동과 감정을 가르칩니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 안타깝습니다. 많은 애견숍이나 마트에서는 생후 2개월 된 강아지를 분양한다고 광고하며 정직함을 내세웁니다. 예전 어떤 애견호텔에서 강아지를 분양한다는 광고를 본 적이 있습니다. 생후 40일가량 된 강아지가 들어왔는데, 너무 어려서 분양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덧붙여 자신들이 예방접종 및 수유 등을 하며 한 달간 더 정성껏 보살피다가 생후 2개월이 되면 분양할 예정이니, 소비자들은 믿고 입양해도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언뜻 보면 믿을만한 광고 같습니다. 양심적으로 운영하는 듯한 뉘앙스도 풍깁니다.
그런데 이런 광고 내용을 무턱대고 믿으면 안 됩니다. 그 애견호텔에서 한 달간 더 정성껏 보살핀다고 해서 강아지가 어미견으로부터 배우는 사회화 과정을 제대로 거칠 수 없습니다. 또 강아지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올바르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도 없습니다. 인위적으로 적응 훈련을 거친다고 해도 그건 흉내 내기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생후 몇 개월인지가 아니라, 강아지가 어미견과 얼마나 있었느냐는 것임을 꼭 기억해주십시오.
반려견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와 분리되는 것을 슬픔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상대를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느끼는 감정을 올바로 표현할 수 있어야 진짜 건강한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것이 두려움이 아니라 설렘이라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이런 것들은 보호자가 가르쳐주는 게 아니며, 훈련사가 가르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 부디 강아지를 분양하는 분들은 8~10주 동안은 그들이 어미견과 형제들과 좋은 관계 속에서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자동차 하나를 선택할 때에도 보험료, 연비, 색상, 가격, 용도 등 많은 것을 고려합니다. 그런데 평생을 같이할 가족을 맞이하는 데 우리는 때로 얼마나 충동적이고 무책임한지 모릅니다. 혹시 앞으로 강아지를 입양하려고 계획 중이거나 주변에 계획 중인 지인이 있다면, 꼭 생후 8~10주까지 어미견 과 형제들 사이에서 컸는지 확인해보라고 권유할 것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1. 유치가 충분히 나와 있는지 확인한다.
생후 2개월 된 강아지라고 하는데도 이빨도 제대로 나와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애견숍이나 마트에 있는 강아지가 대부분 그런데, 이는 보통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제대로 먹지 못했거나, 생후 8주가 안 됐거나. 애견숍이나 마트에서는 고의로 강아지의 개월 수를 속이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2. 마트나 애견숍 강아지 입양은 지양할 것.
어미견이 강아지를 어떻게 대하고 보살피는지 예비 보호자는 꼭 두 눈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마트나 애견숍의 강아지는 이런 과정이 생략된 경우가 많으므로 가능한 한 지양해야 합니다. 돈 주고 살 것은 봉제 인형이지 가족이 아닙니다.
3. 예쁜 강아지가 아니라, 건강한 강아지를 입양할 것.
우리 눈은 항상 비정상적인 것에 매료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머리는 크고, 몸은 작아야 예쁘다고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주둥이는 먹이 하나 씹을 수 있을지 걱정될 정도로 짧고, 걸음걸이도 어설프고 뒤뚱뒤뚱 걷는 비정상적인 강아지를 입양하는 일은 그만큼 강아지를 버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꼭 알아야 합니다. 흔히 말하는 예쁜 강아지는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근친 교배 등을 통해서 태어난 강아지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그런 산업에 동조하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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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을 키우는 사람과, 키우려는 사람이 알아야 할 거의 모든 것지나가다 예뻐서, 혼자 있기 외로워서, 아이들의 정서에 좋을 것 같아서…. 우리가 개를 키우는 이유다...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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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올바른 강아지 입양법 –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 강형욱, 동아일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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