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강아지가 집에 오는 순간부터
교육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훈련은 하지마세요.
"이번에 강아지를 입양했는데, 언제부터 훈련을 해야 하나요? 지금은 너무 어려서 힘들겠지요? 훈련을 시작하는 가장 좋은 시기가 궁금합니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저는 "그럼 의뢰인께서는 강아지한테 어떤 것을 가르치고 싶으신가요?" 하고 되묻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이 훈련이라고 하면, '앉아' 또는 '엎드려'를 생각할 것입니다. 심지어 '안 돼!'를 가르치고 싶어 하는 분도 있습니다. 강아지의 행동을 절제하고 통제하는 것을 훈련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제 답은 항상 같습니다.
"강아지가 집에 오는 순간부터 교육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훈련은 하지 마세요. 앞으로도 훈련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또 잔소리한다고 듣기 싫어합니다. "그냥, 몇 개월에 하면 좋다고 딱 말하면 되지, 왜 그렇게 말이 많아?" 하고 말입니다. 저는 반려견훈련사라고 말하고 다니지만 사실 훈련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반려견과 사람이 더 행복하게 사는 데 필요한 건 훈련이 아니라 교육입니다. 반려견과 사람이 서로 맞춰가는 과정이지요.
강아지가 2개월이면, 사람 나이로 두 살 정도입니다. 강아지가 3개월이면, 사람 나이로 세 살입니다. 4개월이면 네 살이고, 5개월이면 다섯 살입니다. 6개월이면 사람 나이로 여섯 살 내지 여덟 살입니다. 여러분은 자녀가 일곱 살이 되었을 때, 무엇부터 가르치나요? 아마도 물건의 이름을 알려주고, 어떻게 쓰는지 가르칠 것입니다. 사람들의 이름을 알려주고 어떻게 사귀는지 가르칠 것입니다.
상대가 아파하고 슬퍼하면 같이 동감하고 위로가 되어줘야 한다는 것을 아마 그 나이 때 가르쳐줄 것입니다. 그런데 가끔씩은 가르칠 필요가 없을 때도 있습니다. 가정이 화목하고 올바른 환경이면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따라 할 것이고, 그런 부모 아래 아이는 건강하게 성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려견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건강한 부모견 밑에서 좋은 브리더의 지원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이미 많은 것을 배웠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바통을 새로운 주인이 이어받는 것이지요. 그러니 교육은 강아지가 집에 오는 순간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가족과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그 옆에서 강아지가 익숙해질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이겠지요. 우리가 자녀들에게 하듯이 말입니다.
물그릇과 밥그릇이 어디에 있는지, 따뜻하고 안전하게 쉴 곳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집에 있는 물건들의 냄새를 맡게 하고, 모양을 보여주고, 가족이 나를 괴롭히고 아프지 않게 할 거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고 알려줘야 합니다. 이런 것을 훈련이라고 말한다면 저도 얼마든지 찬성합니다. 그럼 앉아, 엎드려 같은 것은 언제쯤 가르쳐야 할까요?
사실, 강아지와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그런 '동작 만들기'는 그리 필요하지 않답니다. 강아지가 가족이 된다면, 내가 걸으면 같이 걷고, 내가 서면 그 친구도 걸음을 멈추게 될 것이고, 내가 앉으면 내 옆에 앉든 엎드리든 할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행동입니다. 명령을 듣고 동작을 일부러 만드는 것을 반려견은 어색해하며 불안해합니다. 반려견은 자연스럽게 다음 명령에 긴장하게 됩니다. 긴장은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그러니 가족이 되고자 한다면, '안 돼' 를 가르칠 필요가 없습니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글
출처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과, 키우려는 사람이 알아야 할 거의 모든 것지나가다 예뻐서, 혼자 있기 외로워서, 아이들의 정서에 좋을 것 같아서…. 우리가 개를 키우는 이유다...펼쳐보기
전체목차
반려동물과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
백과사전 본문 인쇄하기 레이어
[Daum백과] 반려견 훈련 시작시기 –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 강형욱, 동아일보사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