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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에서 연수를 받을 때였습니다. 그곳의 반려견행동 전문가 앤릴과 훈련을 위해서 차를 타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기회가 있었는데, 어느 날 문득 유기견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의 유기견 상황이 점차 안 좋아지고 있던 터라, 자연스럽게 노르웨이의 유기견 정책은 어떤지 궁금했지요. 그래서 노르웨이에는 유기견이 어느 정도나 되고, 보호소는 어떻게 운영 되며 보호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한 번에 꽤 많은 질문을 했는데, 그 답이 놀라웠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참 놀랐습니다. 반려견에 대한 정책이 발달해 있는 북유럽 국가이지만, 유기견 자체가 없다니… 처음에는 앤릴이 농담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실제로 그곳에 연수차가 있는 동안 유기견을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때 저는 그냥 깔끔한 동네라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진짜로 없을 줄이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앤릴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여러 번 물어도 앤릴은 웃으면서 절대 없다고 했습니다. 노르웨이에서는 유럽의 다른 국가에서 유기된 강아지들을 국제 입양하기는 하지만 자국 내에서는 절대로 없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수많은 유기견이 안락사를 당하는 우리 나라 실정을 돌아봤을 때, 부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노르웨이뿐 아니라 미국이나 영국, 호주, 일본 같은 나라는 반려견과 관련된 정책이 발달해 있습니다. 유기견을 보호하는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고, 새로운 보호자를 찾아주는 시스템도 잘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한 지역은 지역 전체가 거대한 유기견 센터로 운영되는데, 이곳에서는 절대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시 앤릴이 말을 이어갔습니다.

속으로 뜨끔했지만 내색하지는 않았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저 역시 펫 팩토리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한 해 반려동물 보호소에서 안락사 또는 폐사되는 유기 동물이 5만 마리에 가깝다고 합니다.

그 중 개가 압도적으로 많지요. 많은 분의 노력으로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많은 수입니다. 노르웨이도 처음부터 그런 환경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이 노력한 끝에 지금에 이른 것이겠지요. 그런 면에서 저는 우리나라 또한 노르웨이와 같은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활동을 하고 있는 많은 분과, 앞으로 그 활동에 동참할 사람이 많아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