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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기하루하루가 지나가는 것은 누구나 쉽게 알아챌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년(年, year)이라는 개념은 누적된 기록 없이는 알기 어렵다. 인류가 시간을 기록한 것은 2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아마도 천체의 움직임을 기록하겠다는 목적으로 수학과 초보적인 천문지식이 발달하기 시작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루를 기록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된 것은 해시계였다. 태양이 떠서 질 때까지 해시계의 그림자가 바뀌는 것을 이용해 태양의 움직임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었으므로 수천 년 동안 해시계는 시간을 파악하고 기록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 17세기에 이르러 갈릴레오가 흔들거리는 등불과 자신의 맥박을 비교하다가 진자운동의 규칙성을 발견했다. 좌우로 흔들리는 운동을 반복하는 진자는 가운데에 가까워질수록 속도가 빨라져 항상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흔들린다.
갈릴레오는 이 원리를 이용해 추시계를 고안하지만 실제로 최초의 추시계를 만든 사람은 1656년의 크리스티안 하위헌스였다. 이후에 로버트 훅은 스프링의 탄성을 이용해 시계를 만들었다. 기계적 운동을 이용해서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은 1927년 뉴저지의 벨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캐나다의 통신 기술자 워렌 매리슨이 수정의 진동을 이용해 전기적으로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할 때까지 유일하게 신뢰할 만한 시간 측정법이었다.
내일 또 내일
시계는 시간의 흐름을 일정한 간격으로 측정한다. 시계는 실생활에서는 매우 편리한 물건이지만 ‘시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이미 기원전 5세기경에 피타고라스와 부처는 시간이 일정한 속도로 흐르지 않는다는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이들이 제시한 윤회사상에 따르면 시간은 반복해서 흐르고, 인간은 죽은 뒤 다시 태어날 수도 있는 것이었다. 또한 플라톤은 세상이 창조될 때 시간도 함께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 시간이란 물체가 움직일 때만 존재하는 것이었다.
그리스의 철학자 제논의 역설을 듣다 보면 시간도 운동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제논은 짧은 시간 동안 화살이 날아가는 거리는 짧아지며, 시간을 더 잘게 나누어서 ‘지금’만 본다면 화살은 정지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시간은 무한히 많은 ‘지금’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운동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기독교 철학자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지나간 일이 기억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현재 이외의 무엇인가가 시간을 다루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시간의 존재는 전능한 신의 존재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프랑스의 수학자 니콜 오렘은 모든 천체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준이 있는지 의문을 품고 있었다. 천체의 운동을 기준으로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 생각한 끝에, 시간에 공통된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므로 신이 그런 식으로 시간을 창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진심으로 이 혼란스런 수수께끼를 풀고 싶습니다. 주여, 저는 시간이 무엇인지 정녕 모르겠습니다.
- 성 아우그스티누스 (4세기 로마의 신학자, 철학자)
공간과 시간의 결합
인간이 개인적으로 경험하는 시간의 흐름은 직선적이다.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흘러가며, 되돌아가지 않고, 멈추지 않고, 시간을 뛰어넘어 미래로 갈 수도 없다. 시간은 항상 똑같은 속도로 한 방향으로(미래로) 흐를 뿐이다. 인류가 시간이란 이런 것이라고 믿었던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어쩌면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시간은 태생적으로 절대적이고, 완벽하고, 수학적이며… 그 어느 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흘러간다.
- 아이작 뉴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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