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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가 물체의 운동에 대해 생각하며 전제했던 것은 ‘모든 물체는 힘을 받으면 움직이고, 힘이 가해지는 한 계속 움직인다’였다. 움직이는 물체가 움직임을 지속하려는 성질을 관성(intertia)이라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가설은 물체를 직선으로 밀거나 당길 때 일어나는 현상에는 그런대로 적용되지만, 물체를 던지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물체를 던지면 언젠가는 땅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활이나 총을 쏘거나 공을 던지거나 하는 것처럼 무엇인가를 하늘을 향해 던지거나 쏘면 처음 물체가 던져지고 난 이후에는 물체에 지속적으로 인위적인 힘이 가해지지 않는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발사된 물체에 지속적으로 힘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있다는 이론을 주장한다. 즉, 공기가 힘을 계속 가하기 때문에 화살이 정해진 궤적을 따라서 움직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에 따르면 화살이 발사된 순간 이 힘은 활에서 공기로 옮겨지는 것이었다.

위로 쏜 화살의 궤적은 포물선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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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수학자 히파르코스는 힘각주1) 이 공기에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화살로 전달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에 반대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수직으로 쏘아 올린 화살은 중력이 화살을 끌어당기는 힘보다 더 큰 힘(또는 추동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화살로 전달된 힘은 공기 저항이나 중력 같은 외부의 영향과 관계없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줄어든다. 중력과 화살이 가진 힘이 같아지는 순간, 화살은 일시적으로 정지한 상태가 되며, 위로 화살이 올라갔을 때와 같은 속력으로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화살로 전해진 힘이 줄어듦에 따라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더 이상 화살에 힘이 남아있지 않으면, 화살이 떨어지는 속력은 화살을 잡고 있다가 놓아서 아래로 떨어뜨릴 때의 속력과 같다. (이때 화살의 속력은 화살을 아래로 힘을 가해서 던질 때의 속력과는 다르다.)

히파르코스는 떨어지는 물체의 운동에 대해서도 설명하고자 했다. 사람이 물체를 들고 있는 상태는 아래로 당겨지는 힘과 손이 물체를 지지하는 힘이 평형을 이룬 상태이다. 손을 치우면 위로 미는 힘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물체는 지면을 향해 가속해 떨어진다. 이 이론에 의하면 위로 미는 힘이 완전히 사라지면 아래로 내려오는 속도가 일정해지기 때문에 종단속도(terminal velocity)의 개념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법학자 존 또는 알렉산드리아의 존이라고 불렸던 철학자 존 필로포누스도 비슷한 이론을 제시했다. 그는 화살처럼 발사된 물체는 발사시킨 존재로부터 힘을 전달받지만, 이 힘을 모두 써 버린 뒤에는 보통의 물체와 같은 운동을 한다고 주장했다. 11세기에 아비첸나는 화살은 힘을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발사될 때의 경사각에 의해서 날아간다고 주장하며 필로포누스의 이론이 틀렸다고 반박한다. 그는 진공 상태에서 발사된 화살은 경사각을 유지하며 끝까지 날아갈 것이고 공기가 있다면 공기 저항 때문에 화살의 경사각은 유지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아비첸나는 화살이 공기의 힘을 이겨내지 못한다고 믿었다.

아랍이 스페인을 지배하던 시대의 과학자였던 아베로에스는 최초로 힘이란 무엇인가를 정의했다. 그가 내린 정의에 따르면 힘이란 ‘물체의 운동 상태를 변화시키기 위해 수행된 일의 변화량’이었다. 또한 ‘저항하는 물체의 운동 상태를 변화시키는 힘의 효과와 크기는 변화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지해있는 물체는 움직이지 않으려는 성질이 있다는 개념(오늘날의 관성)을 처음으로 도입했지만 이를 천체에만 적용했다. 이 개념을 모든 물체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은 이탈리아의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토머스 아퀴나스이다. 그리고 아베로에스와 아퀴나스의 개념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것은 케플러였고 ― 관성(inertia)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사람도 케플러이다 ― 이는 뉴턴에게까지 이어져 고전 역학의 뼈대를 이루는 개념이 된다. 결국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역학에서 뉴턴의 역학으로 발전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두 가지의 개념에 아베로스가 기여한 것이다.

14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장 뷔리당은 던져진 물체에 전달된 힘(또는 관성)과 물체의 속도를 연관시켜 바라보았다. 물체가 가지고 있는 관성은 직선이나 원형이 될 수 있었고, 행성의 경우에는 당연히 원형의 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뷔리당이 생각한 것은 고전 역학에서 이야기하는 운동량(運動量, momentum)의 개념과 유사하다.

물체를 움직이게 한다는 것은 물체에 어떤 힘을 전달한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서, 물체가 움직이기 시작한 방향으로 힘이 전달된 것이다. 이 힘은 위나 아래, 좌, 우 어느 방향이나 향할 수 있고 또한 원형일 수도 있다. 물체에 전달된 힘은 물체의 속도에 비례한다. 그러므로 돌을 던지는 경우를 생각해 본다면, 돌은 사람의 손을 떠나는 순간부터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사람이 전달한 힘과는 반대로 작용하는 공기 저항과 돌의 무게로 인해 속도는 줄어들게 된다. 그 결과 돌의 속도는 점차 줄고, 돌에 전달된 힘이 소진되고 나면 자체의 무게 때문에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 장 뷔리당, 《아리스토텔레스의 물리학에 대한 질문들(Questions on Aristotle’s Physics)》 중

뷔리당의 제자였던 작센의 알베르트는 스승의 이론을 발전시켜 화살과 같이 쏘아지거나 던져진 물체의 궤적을 3단계로 구분했다. A에서 B까지의 첫 번째 단계에서는 중력의 영향이 없으며 물체는 전달받은 힘에 의해 던져진 방향으로 움직인다. B에서 C까지의 두 번째 단계에서는 중력이 영향을 발휘하여 물체가 가진 힘은 줄어들기 시작하며 물체의 궤적은 더 이상 직선을 유지하지 못하고 지면 쪽으로 굽어진다. C에서 D에 이르는 세 번째 단계에서는 물체에 남아있는 힘은 없고 중력만이 작용해 물체는 지면으로 떨어진다.

알베르트의 이론에 따르면 수평으로 발사된 포환은 수평으로 날다가 곡선을 그리며 지면으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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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포 브루넬레스키가 설계한 이탈리아 피렌체의 두오모 대성당은 건축 기술의 정수라고 할 만하다. 이 건물의 돔은 아무런 지지대 없이 자체의 무게만으로 유지되는 구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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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역학
그리스인들이 움직이는 물체의 운동법칙에 매달렸던 반면, 로마인들은 정지한 물체의 역학을 발전시켰다. 정역학(靜力學, Static Mechanics)은 정지한 물체가 지탱되기 위해 여러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힘의 평형상태를 다루는 분야이다. 정역학은 건축분야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지식이다. 건물이나 다리와 같은 구조물의 구성 요소 사이의 힘의 균형이 깨진다는 것은 구조물의 붕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단순히 돌을 둥글게 쌓아놓은 것처럼 보이는 아치형 구조물은 완벽한 힘의 균형을 이용하는 좋은 예이다. 높은 탑이나 돔, 높은 천장으로 이뤄진 건물을 추구하던 중세와 르네상스의 건축에서 정역학의 발전은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낯 뜨거운 소문
지금까지 전해지는 뷔리당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모두 진짜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몇몇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가 상당히 다혈질이었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교황 클레멘트 6세는 교황이 되기 전에 뷔리당과 여자를 사이에 두고 다투다가 뷔리당에게 신발로 머리를 얻어맞은 적이 있다고 한다. 또 뷔리당은 왕비와의 불륜으로 격노한 프랑스 왕의 지시에 따라 자루에 담겨 세느 강에 던져져 죽었다고 전해진다.

지구를 관통하는 터널 실험

과학의 역사에서 중요한 사고(思考) 실험의 하나로 지구 중심을 관통하는 터널을 뚫고 포환을 떨어뜨렸을 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것이 있다. 중세의 여러 학자들이 이 실험에 대해 관심을 가졌고, 아비첸나와 뷔리당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사고 실험이 많이 이루어졌다. 많은 학자들은 지구를 관통하는 터널에 둥근 포환을 떨어뜨리면 포환이 터널을 통과해 지구 반대쪽 터널 바깥으로 움직이며, 처음 포환을 떨어뜨린 높이만큼 올라갈 것으로 생각했다. 이런 생각의 바탕은 포환의 무게 때문에 지구 중심을 향하여 움직인 포환이 그 속력으로 인해 계속 진행하여 지구 반대편의 터널 입구를 향할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포환이 원래 떨어뜨린 높이에 도달하면 다시 같은 운동을 시작하며 이 과정이 반복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은 역학과 관련하여 17세기에 매우 중요한 대상으로 떠오른 진동 현상에 대한 최초의 연구였다고 할 수 있었다.

지구를 관통하는 터널에 포환을 떨어뜨리는 유명한 사고(思考)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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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실험의 결과는 단진자 운동과 유사한 형태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으므로, 단진자 운동은 터널 실험을 매우 작은 규모로 재현한 형태로 받아들여졌다. 단진자 운동에서는 추가 좌우로 움직이며 추가 가장 낮은 위치에 있을 때 운동량이 최대가 되고, 이 때문에 반대 방향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운동을 반복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역학 그리고 히파르쿠스, 필로포누스의 모형에 따르면 가운데인 맨 아래 지점에 도달한 추가 반대편 방향을 향해 올라가는 현상은 어떻게도 설명하기 어렵다. 이에 대한 설명은 고전 역학이 탄생하고 나서야 이루어질 수 있었다.

옥스퍼드 계산가 - 도둑맞은 영광
옥스퍼드 계산가(Oxford Calculators) 모임은 14세기에 옥스퍼드 대학의 머튼 칼리지를 중심으로 한 과학자와 수학자의 모임이었다. 주요 회원으로는 토머스 브래드워딘, 윌리엄 헤이츠버리, 리처드 스윈스헤드, 존 덤블턴 등이 있었다. 이들은 물체의 순간 속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뒤 자유 낙하하는 물체의 운동에 관한 기본적인 법칙(일반적으로는 갈릴레오의 업적으로 알려진)을 발견한다. 또한 평균 속력에 대한 정리를 제시하고 이를 실험으로 입증했다. 이 정리는 물체가 일정한 시간 동안 일정한 비율로 가속한다면 그 시간 동안의 물체 이동 거리는 평균속도로 이동한 거리와 같다는 것이다. 이들은 열과 힘도 이론적으로 정량화될 수 있는 물리량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안타깝게도 당시에는 열이나 힘을 측정할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자연 철학 연구를 위해 수학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세의 옥스퍼드에 대한 당시의 일반적인 인식은 난해한 자연이나 파고드는 집단이라는 조롱 섞인 것이었으므로 자연히 이들의 연구 성과는 빛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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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루니 집필자 소개

1967년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대학에서 중세 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케임브리지 대학과 뉴욕 대학에서 중세 영어와 프랑스 문학을 가르쳤으며, 지금은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과학과..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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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오디세이
물리학 오디세이 | 저자앤 루니 | cp명돋을새김 도서 소개

원자론의 개념을 처음 제안했던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그 후 아랍의 과학을 거쳐 르네상스, 계몽주의 시대 그리고 마침내 우주 물질의 기원을 밝힌 현대의 과학에 이르기까지 ..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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