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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면(波面, wave-front) 이론은 크리스티안 하위헌스가 수행한 일련의 독자적인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하위헌스가 이 이론을 마무리한 것은 1678년이지만 실제로 발표된 것은 한참 뒤인 1690년이었다. 하위헌스는 어린 시절 자주 집으로 방문했던 데카르트와 마찬가지로 빛이 에테르라는 매질 속을 통과하는 파동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촘촘한 매질을 통과할 때보다 성긴 매질을 통과할 때 빛의 속도가 더 빠르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여기서 하위헌스와 데카르트의 이론에 근본적인 차이가 발생한다. 데카르트는 빛의 속도가 무한히 빠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파면 이론은 파동이 장애물을 만났을 때 보이는 반사, 굴절, 회절 현상을 설명한다. 하위헌스에 따르면 파동의 특정 위치는 모든 방향으로 퍼져 나가는 가지파동(wavelet)의 중심이 된다. 이것을 빛의 경우에 적용하면, 빛이란 순간적으로 발생한 파동(pulse)이 반복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며 만들어진 점에서 모든 방향으로 구면파(spherical wave)의 형태로 (당연히 빛의 속도로) 퍼져 나가는 것이 된다.
광선이 닿는 곳과 닿지 않은 곳의 경계선에서 가지파동들이 서로 간섭하면서 상쇄되는데, 만약 빛이 불투명한 물체에 닿았다면 가지파동의 일부만 남아 빛이 비친 곳의 경계에 복잡한 형태의 선을 만들어내게 되는데 이것이 회절이다. 과학계에서는 이 이론이 하위헌스의 천재적인 두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지, 아니면 엉뚱한 근거임에도 운이 좋아 우연히 올바른 답을 찾아낸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19세기 유럽에서는 여러 과학자들에 의해 빛이 횡파라는 이론이 제시되었다. 1817년에 프랑스의 물리학자 오귀스탱 장 프레넬은 편광현상이 빛이 횡파일 때만 설명될 수 있다는 이론을 프랑스 과학회에서 발표하여 뉴턴이 그토록 반대하던 빛의 파동성을 명백하게 보여주었다. 프레넬은 자신의 이름을 딴 렌즈를 발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프레넬 렌즈는 등대의 빛을 더 밝힐 수 있도록 효율성을 높여주는 형태로 디자인이 개선된 렌즈이다.
로버트 훅(1635~1703)
로버트 훅(Robert Hooke)은 아버지가 목사로 있던 아일 섬의 프레쉬워터에서 태어났다. 열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읜 훅은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학교로 갔다가 옥스퍼드 대학의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에 진학하게 된다. 아마 훅의 몸이 건강했더라면 성직자로 살아갔을 것이다. 다행이었다고 해야 할까, 그는 옥스퍼드에서 로버트 보일의 조수로 일하면서 과학자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1660년에 런던으로 돌아온 훅은 1662년 왕립학회의 창립 멤버가 된다. 학회의 초대 운영위원장이 된 훅은 매주 서너 개의 중요한 실험을 선정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현미경을 이용한 다양한 연구를 하면서 관찰한 것들을 그의 저서 《마이크로그라피아》(1665)에 담았고, 코르크 조직의 무수한 작은 구멍들이 수도사들의 쓰는 독방(cell)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세포(cell)’라는 어휘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1666년의 런던 대화재 뒤에는 도시 재건 과정에서 측량감독관으로 일하면서 많은 부를 쌓았고, 또한 베들레헴 왕립병원(오늘날 ‘베들렘’으로 더 알려진 악명 높은 정신 병원)을 짓기도 했다.
뛰어난 과학자이자 발명가였던 훅은 공기 펌프, 현미경, 망원경, 기압계와 같은 다양한 기기를 혁신적으로 개량했을 뿐 아니라 스프링을 시계의 동력원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의 아이디어 대부분은 이후 다른 사람들에 의해 더욱 개량되는 등 과학 발전에 있어 중요한 아이디어를 제시했음에도 그에 상응하는 명예를 얻지는 못했다. 특히 중력과 연소에 관한 이론을 전개하며 1679년에는 중력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법칙을 제시하여 뉴턴의 역학 이론에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뉴턴은 자신의 연구가 훅의 아이디어 덕분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았고, 뉴턴이 가졌던 사회적 지위와 막강한 영향력 때문에 훅의 공적은 올바르게 평가받지 못했다. 공식적인 로버트 훅의 초상화는 남아있지 않다.
토머스 영의 이중 슬릿 실험
1801년, 토머스 영의 실험은 빛이 파동임을 완벽하게 증명했다. 두 개의 슬릿을 통과한 빛은 하나의 슬릿을 통과한 빛의 합이 아니라 두 슬릿을 통과한 빛의 간섭으로 인한 회절로 인해 나타난 복잡한 무늬를 보여주었는데, 슬릿의 개수를 늘릴수록 무늬는 점점 복잡한 모양을 띠었다. 이런 무늬는 파동이 상쇄되거나 더해져서 나타나는 것이었으므로 빛이 파동임을 보여주는 뚜렷한 증거였다. 또한 그는 다른 색깔의 빛은 각기 다른 주파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이는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빛이 전자기파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발견하는 첫 단추였다. 지금은 전자기파를 주파수대역에 따라 감마선, X-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마이크로파, 전파, 장파로 구분하여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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