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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보타주
Sabotage제작시기 | 1936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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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앨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
저녁 식탁 살인 장면
공범 만드는 등장인물의 시점
〈사보타주〉는 히치콕이 영국에서 만든 영화 가운데 탐구적이고 밀도 있게 짜인 역작으로 평가받는다. 〈사보타주〉는 조셉 콘라드의 소설 『비밀 정보원(The Secret Agent)』을 각색한 것으로써, 히치콕이 영국에서 만든 영화 가운데 탐구적이고 밀도 있게 짜인 역작으로 평가받는다.
벌록(오스카 호몰카)은 런던의 작은 영화관 주인이다. 그는 도시를 파괴하려는 무정부의자들을 위해 몰래 일한다. 그는 겉으로는 좋은 사람으로 부인(실비아 시드니)과 나이 어린 처남 스티브와 단란하게 살고 있다. 한편 사건을 추적하던 형사는 벌록 부인의 환심을 산 뒤 극장을 감시한다. 그리고 어느 날 벌록의 심부름을 가던 스티브가 버스에서 폭탄이 터져 죽게 된다. 동생의 죽음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된 벌록 부인은 남동생의 복수를 위해 남편을 칼로 찔러 죽이게 된다. 그런데 때마침 극장이 폭발해 버리는 바람에 그녀의 살인은 발각되지 않고 묻혀 버린다.
이 영화에서 가장 뛰어난 촬영과 편집을 보여주는 장면은 스티브가 죽게 되는 장면으로, 히치콕은 참기 어려운 서스펜스를 화면에 넣었다. 자신이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눈치를 챈 벌록은 스스로 폭탄을 이동할 수 없게 되자 어느 날 스티브에게 필름이 든 깡통을 전달하는 심부름을 보낸다. 벌록은 스티브에게 그날 오후 1시 30분까지 알려준 주소로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다. 그 깡통에는 오후 1시 45분이 되면 폭발하는 시한폭탄이 들어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스티브가 자꾸 일을 지연하는 사건들과 우연히 마주치게 되고 그때마다 관객의 두려움은 계속 증폭된다. 스티브는 런던을 가로질러 가는 버스에 올라타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승객의 강아지와 장난치는데, 운명적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길거리의 다양한 시계 모습들이 나오다가 갑자기 멈춘다. 순간 사람들을 태운 버스는 시내 한복판에서 먼지와 파편을 일으키며 폭발한다.
히치콕이 반복해서 다루는 주제의 하나는 관객이 영화 속의 범죄에 공모하게 한다는 것이다. 히치콕은 관객으로 하여금 주인공들의 생각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인물들의 행동에 대해 동참하게 한다. 〈사보타주〉에서 저녁 식탁 살인 장면은 바로 이러한 예를 잘 보여준다. 히치콕은 긴 일련의 쇼트들을 통해 벌록 부인이 저녁을 차리면서 동생의 죽음에 대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는 평소와 다름없이 식사하고 있는 남편을 바라본다. 그리고 히치콕은 생각에 잠겨 고기를 자르는 그녀를 보여준다.
그 다음에는 죽은 동생이 앉던 식탁의 빈자리, 칼과 포크를 쥐고 있는 그녀의 손이 클로즈업된다. 이어 죽은 동생을 상기시키는 새장, 생각에 잠긴 벌록 부인의 얼굴, 다시 칼이 클로즈업된다. 그리고 갑자기 벌록의 의심에 찬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벌록은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아내의 곁으로 다가간다. 벌록의 손이 칼을 향하는 순간 히치콕은 재빨리 컷 해서 칼에 뻗쳐지는 아내의 손과 남편의 몸에 박히는 칼을 클로즈업한다.
이 장면에서 벌록 부인의 고통은 조용한 장면으로 처리되었으나 훨씬 더 강렬하게 묘사되었다. 관객은 벌록과 마찬가지로 부인의 마음속에 어떤 것이 일어나는 지를 보게 된다. 그녀는 칼과 남편을 번갈아 보면서 동생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녀는 남편을 칼로 찌르면서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는데, 그것은 마치 그녀가 살인을 저지르기보다는 마치 자살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녀는 남편을 죽이고 싶고도 또는 그렇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관객은 여주인공의 범죄행위에 동참하게 됨으로써 그녀의 살인을 아무래도 용서할 수밖에 없다. 이 장면에서 배우의 역할은 극소화된다. 블록 부인의 심리 묘사는 대사나 표정을 통해서가 아니라 단지 그녀의 손, 눈, 다시 칼을 든 손, 그리고 눈을 비추는 등 두 개 또는 여러 개의 쇼트들의 연결을 통한 편집 효과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 장면은 푸도푸킨의 구성적 편집 이론에 기초한 것이다. 히치콕에게 형식은 단지 내용을 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내용을 창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히치콕에게 있어서 감독의 능력은 대상을 사진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각적 영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인물의 심리묘사 또한 이렇게 배우의 표정 연기보다는 미장센과 시선의 방향에 미묘한 변화를 주는 일련의 숏들을 통한 카메라의 시각성을 통해 드러난다.
벌록 부인이 남편을 죽이고자 하는 마음을 암시하는 것은 바로 앞 장면이다. 그녀가 극장에서 디즈니 만화를 보고 있는데, 만화 속의 한 새가 다른 새인 로빈을 화살로 쏘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누가 로빈을 죽였는가(Who Killed Cock Robin)’라는 사운드트랙이 반복해서 강조되며, 그녀가 자리를 떠났는데도 계속해서 그 노래가 화면 밖 소리로 들린다. 사운드트랙이 그녀의 마음속에 동생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동기화시키는 장치로 사용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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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의 줄거리, 설명이나 비평보다는 왜 그 장면이 명장면인가에 초점을 맞춰 내용과 형식을 유기적으로 연관시켜 분석한다. <전함 포템킨>부터 <매트릭스>까지 81명 감독..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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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사보타주 – 영화사를 바꾼 명장면으로 영화 읽기, 신강호, 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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