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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The Public Enemy제작시기 | 1931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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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윌리엄 웰먼(William Wellman) |
매복하고 있던 적의 기관총 습격 장면
갱스터 영화의 원형
1930년대 할리우드 영화는 스튜디오 시스템의 황금기를 구가했다. 스튜디오들은 영화의 제작, 배급, 상영의 수직 통합(vertical integration)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했다. 스튜디오 시스템은 조립 공정(assembly line) 방식을 통한 영화의 대량생산을 위한 것이었다. 스튜디오 시스템을 이해하는 근본 요소는 불과 8개의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미국 영화산업을 통제하고 독점했다는 것이다. 1930년대 할리우드 영화산업은 스튜디오 시스템뿐만 아니라, 장르 시스템, 스타 시스템을 구축했다.
스튜디오 시스템은 영화 내러티브와 스타일을 유형화하기 시작했다. 장르 시스템은 다른 장르 영화와 구분되는 관습적 요소들을 체계화한 것이다. 특히 사운드의 등장은 뮤지컬, 갱스터, 웨스턴, 공포 영화, 스크루볼 코미디 등의 영화 장르를 생명력 있게 했다. 갱스터 영화에서 구어체 대사, 재즈 음악, 급브레이크 밟는 소리, 범죄의 신호를 알리는 요란한 사이렌 소리, 총격 소리, 폭발음과 유리창 깨지는 소리 등과 같은 음향 효과가 그것이다. 오늘날 여러 장르 영화에서 흔히 사용되는 거친 속어도 갱스터영화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공공의 적〉은 30년대 초반 〈리틀 시저(Little Caesar)〉, 〈스카페이스(Scarface)〉와 함께 ‘고전적’ 갱스터 영화의 대표작이다. 이들 갱스터 영화의 기본 플롯은 한 갱스터의 성공과 몰락에 관한 것이다. 제임스 캐그니(톰 파워스)가 매 클라크의 얼굴에 자몽을 으깨어버리는 장면은 그의 비이성적인 잔인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갱스터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장면 가운데 하나다. 이처럼 갱스터 영화에서 여성은 대개 주인공의 야만적인 성격을 드러낼 수 있는 대상으로 기능한다.
제임스 캐그니가 동료인 에드워드 우즈(매트)가 라이벌 갱단에게 살해되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장면도 갱스터 영화의 고전적인 스타일과 유성 영화 초창기 사운드를 강조하는 예를 잘 보여 준다. 길을 걷던 톰과 매트는 갑작스런 화면 밖의 총소리 같은 소음에 놀라 순간 몸을 숙이며 뒤를 돌아본다. 그러나 두 남자는 그 소리가 근처 청소차에서 깡통을 쏟아내는 소리였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안도의 한숨과 함께 일어나 다시 길을 걷기 시작한다. 이때 건너편 건물에서 매복하고 있던 갱단의 기관총 소리와 함께 매트가 길바닥에 나뒹군다. 총을 맞아 쓰러진 매트는 톰에게 어서 도망치라고 애타게 재촉한다. 다시 퍼붓는 총탄을 피해 톰은 급하게 몸을 피할 수밖에 없다. 이윽고 경찰과 사람들이 쓰러져 있는 매트에게 몰려들고, 벽 모퉁이로 몸을 피한 톰은 매트의 죽음을 그저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톰이 혼자서 라이벌 갱에게 복수하는 장면도 액션이 배제되고 음향효과를 강조한다. 비가 퍼붓는 가운데 톰이 라이벌 갱의 은신처로 들어가는 모습이 롱 숏으로 보인 후, 건물 안의 행위는 보이지 않지만 총소리와 비명소리, 빗소리가 강조된다. 그리고 비틀거리며 건물에서 나온 톰이 쌍권총을 창문에 던져 버리자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다시 강조된다. 기침을 콜록거리는 톰의 이마에 피가 흐르고, 그는 “내가 그렇게 강한 것은 아니야”라고 중얼거리며 빗속의 시궁창에 쓰러지고 만다. 중상을 입은 톰은 바르게 살라는 형과 어머니의 애원을 받아들이지만, 결국 병원에서 살해당하고 시체는 집 앞 계단에 버려진다. 갱스터 영화는 1920년 금주령이 시행되면서 급성장한 갱스터들의 범죄 행위를 영화의 오락적인 소재로 활용하는 한편 결국 ‘범죄는 보상받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브로드웨이 댄서 출신인 제임스 캐그니의 카리스마는 시종일관 화면을 압도하는데, 그 공격적이고, 잔인하고, 강열한 연기는 〈대부〉 시리즈와 존 밀리어스의 〈딜린저〉, 1980년대 셀지오 레오네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그리고 1990년대 코엔 형제의 〈밀로스 크로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갱스터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영웅적인 악한’ 캐릭터의 전형이 되었다.
이 영화는 갱스터인 주인공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이유로 ‘제작규약(Poduction Code)’을 제정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리틀 시저〉, 〈공공의 적〉, 〈스카페이스〉 등 이른바 갱스터 3부작이 모두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자 특히 종교계가 나서서 갱스터 영화들의 추가 제작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갱스터 장르가 오로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고의적이고 불법적으로 타인을 희생시키는 무자비한 범죄자들을 동정적인 관점으로 그려내자 할리우드 영화의 모호한 윤리관을 규제할 필요가 대두된 것이다.
이 때문에 1931년 9월부터는 사전 검열을 위해 시나리오 제출을 의무화하도록 조항을 추가했으며, 갱스터 영화 제작이 금지되었다. 1932년 말에는 40여 개에 이르는 각종 사회단체와 종교단체들이 모여 영화업계에 대한 연방 정부의 규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1934년 6월 ‘제작규약위원회(Poduction Code Administration)’가 신설되면서 ‘미국영화제작배급협회’ 회원사들이 만드는 모든 영화들은 심의를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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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줄거리, 설명이나 비평보다는 왜 그 장면이 명장면인가에 초점을 맞춰 내용과 형식을 유기적으로 연관시켜 분석한다. <전함 포템킨>부터 <매트릭스>까지 81명 감독..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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