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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번가
42nd Street제작시기 | 1933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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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로이드 베이컨(Lloyd Bacon) |
무대 장면
기하학적이고 관능적인 안무. 카메라는 아주 다양한 각도로 무용수들을 포착한다. 그리고 역동적인 카메라 움직임 자체가 춤을 추는 무용수였다.
화려한 안무, 춤추는 카메라
유성영화 시대가 열리면서 뮤지컬 영화는 새로운 인기 장르가 됐다. 할리우드는 당시 브로드웨이 극장가에서나 볼 수 있었던 뮤지컬을 미국 전역의 영화관에서도 볼 수 있는 대중적인 오락물로 가능하게 했다. 최초의 유성영화로 기록되는 〈재즈 싱어(Jazz Singer, 1927)〉도 대단한 작품은 아니지만 뮤지컬이었다. 그러나 뮤지컬이라면 일반적으로 음악과 춤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재즈 싱어〉에는 춤추는 장면이 없었다.
〈42번가〉는 음악과 춤이 있는 본격적인 뮤지컬이자 무대 뒤 이야기를 소재로 한 뮤지컬(무대 연기자들의 삶의 애환과 사랑, 공연을 중심으로 줄거리를 구성한 뮤지컬, 영어로는 backstage musical이라 함)의 원형이었다. 〈42번가〉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멋진 숙녀(Pretty Lady)〉를 영화로 옮긴 것이다. 이 영화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연출가였던 버스비 버클리가 안무를 담당했는데, 1930년대 뮤지컬 장르를 좌지우지했던 버클리의 화려한 안무 양식을 예고하는 작품이었다. 이 영화를 지켜본 워너 브라더스는 그와 전속 계약을 맺고 뮤지컬 영화 역사에서 그의 달콤하고 찬란한 안무 경력을 활짝 열어주었다.
〈42번가〉는 스타가 되고자 하는 어느 합창단원의 악착같은 노력을 담고 있다. 여주인공[루비 킬러(Ruby Keeler)]은 개막 전날 밤 주역의 발목 부상으로 대신 그 역할을 따내게 되고 남자 주인공의 애정도 얻게 된다. 그녀의 성공은 단순한 행운이라기보다는 고된 노력의 결과로 묘사된다. 성공적인 쇼와 주인공들 사이의 결합이라는 이야기는 행복한 결말을 제시한다. 당시는 미국이 대공황을 겪고 있던 시대, 영화의 행복한 줄거리처럼 세상도 대공황을 극복하고 번영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희망을 던져준다.
〈42번가〉에서 오디션, 리허설, 공연 장면은 화려한 무대 연출과 역동적인 카메라 연출로 대단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카메라를 최대한 활용해 시각적 이미지를 음악과 조화시키면서, 버클리 특유의 기하학적이며 관능이 넘치고 미학적인 양식의 안무를 보여준다. 초기 유성영화 뮤지컬은 녹음 기술의 한계로 카메라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편이다. 그러나 〈42번가〉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으로 카메라를 이용했다. 무대 전면에 고정되어 있던 카메라를 자유롭게 움직여 연극 무대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영화적 감흥을 끌어낸 것이다.
카메라는 아주 다양한 각도로 무대 장면을 포착한다. 무용수들의 전체 모습, 그들이 연출하는 꽃 모양이나 기하학적인 도형 등의 현란한 효과를 오버헤드(overhead) 숏(촬영 대상을 공중의 수직 상부에서 촬영한 숏, top shot이라고도 함)으로 포착하는 것은 버클리의 독특한 스타일이었다(‘무대 장면’ 사진 4, 5). 공연 장면에서 맨해튼 거리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는 숨 막힐 정도로 따라잡는다. 카메라는 여자 무용수들의 벌린 다리 밑을 트래킹 숏으로 지나가기도 한다(‘무대 장면’ 사진 7, 8, 9). 이런 역동적인 카메라 움직임 자체가 관객의 눈을 붙잡는 스타였고 춤을 추는 무용수였다.
타이틀곡으로 쇼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시퀀스에서 루비가 택시 위에서 춤을 추며, 맨해튼의 마천루가 흔들거리고, 몸을 거의 다 드러낸 옷을 입은 미녀들이 기하학적인 패턴으로 늘어서 춤추는 모습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관능적인 리듬의 만화경 같은 불멸의 명장면들이 펼쳐진다.
무대 뒤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의 현대판인 밥 포스(Bob Fosse) 감독의 〈재즈의 모든 것(All that Jazz, 1979)〉이나 리차드 아텐보로(Richard Attenborough) 감독의 〈코러스 라인(A Chorus Line, 1985)〉에서는 연예산업계의 삶이 멋있고 즐거운 것이라는 단순한 시각에서 나아가 현실적인 고통과 어려움이 동반된다는 것을 사실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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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의 줄거리, 설명이나 비평보다는 왜 그 장면이 명장면인가에 초점을 맞춰 내용과 형식을 유기적으로 연관시켜 분석한다. <전함 포템킨>부터 <매트릭스>까지 81명 감독..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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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42번가 – 영화사를 바꾼 명장면으로 영화 읽기, 신강호, 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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