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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시기 1960년
감독 앨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살인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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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장면

마리온의 젖가슴이 나오지 않도록 프레임을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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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실의 살인마

〈싸이코〉는 과거 공포영화에 등장하던 뱀파이어나 늑대인간, 좀비 등의 초자연적인 존재와 결정적으로 차별되는 변별점을 지니는데 바로 너무나 인간적인 괴물을 등장시켰다는 점이다. 이 영화로 ‘노만 베이츠’라는 이름은 하나의 일반명사가 되었고, 히치콕은 서스펜스의 거장이라는 불멸의 위치에 올랐다.

〈싸이코〉는 마리온(자넷 리)이라는 젊은 여성이 직장에서 4만 달러를 훔쳐 달아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녀는 영화의 첫 장면에서 등장했던 유부남 애인과 함께 살겠다는 막연한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공금을 횡령한다. 달아나던 그녀는 밤새 어두운 빗길을 달리다 길가의 외딴 모텔을 발견하고 하룻밤을 묵어가기로 한다. 모텔 주인은 뭔가 어색해보이지만 친절한 노만 베이츠(안소니 퍼킨스)라는 젊은 남자다. 그는 지친 마리온에게 차를 대접하고 담소를 나누는 등 친절함을 베푼다.

〈싸이코〉에서 아름답고 성적 욕망을 자극하는 여주인공 마리온이 샤워 도중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장면은 40년 이상이 지났지만 여전히 충격적이다. 이 장면은 2004년 미국 영화잡지 ‘토털 필름’이 설문을 통해 발표한 ‘영화 속 최고의 죽음’ 순위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싸이코〉에는 이 장면 외에도 두 번의 충격적 장면이 더 있다. 마리온의 실종을 조사하던 형사(마틴 발삼)가 예기치 않은 순간 계단에서 살해당하는 장면과 마리온의 여동생 라일라(베라 마일즈)가 노만 어머니의 미이라를 발견하고 마침내 노만이 살인자로 드러나는 지하실 장면이 그것이다. 〈싸이코〉는 이처럼 보잘것없는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혹은 예측할 수 없는 인간심리가 가져다주는 매우 현실적인 공포를 다루고 있다.

특히 마리온의 샤워 살인 장면의 충격은 위에 언급한 대로 최고의 공포감을 선사하는데 사람들이 가장 무방비한 상태가 되는 욕실이라는 장소와 그것도 영화가 시작된 지 40여 분 만에 여주인공이 그렇게 잔인하게 살해당한다는 것은 당시엔 일반적인 것이 아니었다. 또한 아주 빠르고 창조적인 편집, 얼음처럼 차가운 버나드 허만의 음악은 이 장면을 섬뜩한 폭력의 느낌으로 사로잡는다. 히치콕은 내용보다 순전히 영화적인 기법을 이용해 관객의 감정과 정서를 깊숙이 파고들었다.

마리온이 책상에 앉아 훔친 4만 달러에서 자동차를 바꾸느라 쓴 돈을 계산하는 것에서 시작해, 욕실에서의 살인, 다시 신문지에 쌓아둔 돈 뭉치를 보여주기까지 4분 동안 히치콕은 59개나 되는 분리된 세부묘사의 숏들로 이 장면을 몽타주 했는데, 모든 숏들은 극적효과를 위해 치밀하게 계산되었다.

노만의 사무실에서 저녁 식사를 나누며 이야기하는 동안 마리온은 훔친 돈을 돌려주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숙소에 돌아와 돈 계산한 쪽지를 찢어 흘끗 프레임 아래쪽 공간을 볼 때, 쓰레기통은 보이지 않지만 거기에 쪽지를 버릴까 생각한다. 다시 고개를 돌려 핸드백에 넣어 놓으려 하다가 화장실에 들어가 쪽지를 양변기에 버린다. 그리고 샤워를 시작하면, 영화사에서 가장 유명한 살인 장면이 시작된다. 시원하게 물이 쏟아지는 샤워 꼭지, 마리온이 팔과 목을 씻는 모습 등. 샤워 커튼 너머로 희미한 그림자가 나타나고 갑작스런 침입자의 등장에 마리온이 놀라 비명을 지를 때, 그녀의 공포는 얼굴 클로즈업, 벌려진 입의 빅 클로즈업으로 점프 컷 되면서 극대화된다.

그리고 난도질이 시작되는데, 마리온이 샤워 커튼을 움켜쥐고 욕조 바닥에 얼굴을 박고 쓰러지기까지 34개의 빠른 커팅으로 처리된다. 아주 흥미로운 점은 딱 한 번 칼이 살짝 피부에 닿는 숏만 있을 뿐, 칼로 베이거나 피가 나오는 숏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히치콕은 뛰어난 촬영, 편집, 음향 테크닉 등 순수한 영화 형식만으로 한 여자가 살해당하는 순간의 참극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히치콕은 이 장면을 7일 동안 심혈을 기울여 찍었다.

우리는 이 장면을 본 후 폭력적이고 피가 튀는 살인을 보았다고 느낀다. 극중 재닛 리의 피는 사실 초콜릿 시럽이었고, 난자당하는 순간의 음향은 칼로 멜론을 찌르는 소리를 녹음한 것이다. 물줄기와 그것을 휘저으며 난도질하는 칼날은 계속 사선 형태로 보이면서 공포에 포위되어 있는 느낌을 더한다. 또한 마리온의 젖가슴을 가리기 위해 숏의 크기를 제한하거나, 부감의 실루엣으로, 일부 숏은 슬로 모션으로 촬영해 인서트 함으로써 절대 마리온의 은밀한 곳은 보여주지 않는다.

물에 섞인 피가 욕조의 배수구로 빨려 들어가는 클로즈업에서는 영상뿐만 아니라 동시에 사운드도 클로즈업된다. 죽은 마리온의 확대된 동공으로 천천히 디졸브(dissolve)각주1) 되고 카메라는 원으로 회전하면서 욕조 바닥의 얼굴을 보여주는 것은 이 영화에서 반복되는 원을 통한 시각적 은유이다. 그리고 마리온의 시체에서 카메라 이동을 통해 신문지에 쌓아둔 돈 뭉치를 보여주는 것은, 스토리상으로 결국 돈과는 관계없는 살인이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장면은 살인의 현장을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것보다 잘게 나눠진 수십 개의 숏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긴장감을 형성해낸다. 그리고 음향 기법에 있어서도 세심한 공을 들였는데, 앞부분에서는 변기 물 내려가는 소리, 비누 껍질 벗기는 소리, 물줄기 소리 같은 선택적인 효과음만 강조하다 갑자기 마리온의 날카로운 비명소리는 고음의 바이올린 소리로 변주되고, 마리온이 쓰러질 때 음악은 불협화음으로 바뀌면서 으스스한 감정을 연출한다.

〈싸이코〉는 이처럼 주제나 인물보다 촬영, 편집, 음향 등 영화의 기술적인 요소들을 통해서 관객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싸이코〉는 공포 영화의 〈멕베드〉로, 공포 영화의 하위 장르인 이른바 ‘슬래셔(slasher) 영화’(공포영화 중에서 잔혹하게 난도질하는 영화)의 원조이다. 〈싸이코〉는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 〈할로윈〉, 〈나이트 메어〉, 〈13일의 금요일〉 시리즈, 〈드레스 투 킬(1980)〉 같은 영화들에 영향을 미쳤다. 〈싸이코〉는 안소니 퍼킨스가 1986년에 직접 연출을 맡은 TV시리즈 〈베이츠 모텔〉로 다시 만들어졌고, 1998년에 구스 반 산트 감독이 모든 숏 하나하나 그대로 리메이크한 컬러 영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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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강호 집필자 소개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석사학위(1988), 박사학위(1996)를 취득했다. 1998년부터 대진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영화학회 회장(..펼쳐보기

출처

영화사를 바꾼 명장면으로 영화 읽기
영화사를 바꾼 명장면으로 영화 읽기 | 저자신강호 | cp명커뮤니케이션북스 도서 소개

영화의 줄거리, 설명이나 비평보다는 왜 그 장면이 명장면인가에 초점을 맞춰 내용과 형식을 유기적으로 연관시켜 분석한다. <전함 포템킨>부터 <매트릭스>까지 81명 감독..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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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싸이코영화사를 바꾼 명장면으로 영화 읽기, 신강호, 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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