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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지 |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문화복지길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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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도립, 시립 등 규모를 기대하게 하는 미술관들도 많은데 양평군립미술관을 찾는 발걸음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양평군립미술관은 개관 2년 만에 약 32만 명이 다녀갔다. 양평군민 전체 인구의 세 배에 달하는 숫자다. 직접 가보니 이유를 알겠다. 삼박자를 갖췄다. 쉽고, 재미있고, 열려 있다.
인구 대비 예술인이 가장 많은 양평
양평군립미술관은 전시관 곳곳에 시민과 관람객에 대한 사랑이 묻어난다. 그리고 아이들은 재미있어한다. 전시의 질과 열정은 또 어떻고……. 무엇보다 양평군립미술관으로 향하는 길은 알싸하다.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가는 탁월한 드라이브 코스에 피어난 사계의 풍경은 나들이 코스의 정석을 보여준다.
양평군립미술관은 양근리 사거리 옆에 바로 있다. 중앙선 양평역에서도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곳이다. '리' 단위의 지명이 도시여행자에게는 반갑다. 주변에 양평군 여성회관과 실내체육관, 군민회관, 보건소가 밀집해 있다. 조금만 걸어나가면 남한 강변이 바라보이는 훌륭한 조망을 갖췄다.
미술작가들의 작업실이 밀집해 있는 양평에 미술관이 들어서면서 지역예술가들과 자연스레 호흡할 수 있게 됐다. 앙평은 전국에서 인구 대비 예술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눈길을 사로잡는 야외 설치미술
미술관은 대지 8069m²(약 2440평)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총 8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600여 평의 전시실과 교육실, 어린이 체험 공간, 도서관, 수장고, 카페 등을 갖추고 2011년에 개관했다. 미술관은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 전시장으로 지어졌다.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자전거 도로를 따라 왼편에 있는 야외조형물이 관람객을 먼저 반긴다. 팬지와 갖가지 꽃을 심은 화단, 자작나무 등도 양평의 햇살을 받으며 자라고 있다. 빗물을 상징한 조형물도 보인다. 일본의 조형작가 세키네 노부오가 설계했고 양평의 돌을 쌓아 만든 것이다.
각각의 전시장에서는 다양한 작품을 살펴볼 수 있고, 2층으로 향하는 복도 형식의 슬로프에는 지역의 볼거리를 시와 그림 등 다양한 예술 작품에 담아냈다.
대중과 소통하는 수준 높은 기획전시
전시는 한마디로 볼만하다. 아니, 보고 나면 여운이 남는다. 믿고 가보는 미술관이다. 양평군립미술관은 개관전시였던 '마법의 나라, 양평展'으로 호평을 받은 이후 지속해서 수준 높은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미술체험 전시는 물론, 한국과 독일의 문화교류전인 'Change-Exchange 만남展'도 열었다. 또한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 프로젝트로 전시를 열고 있다.
수준이 높은데 난해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바로 지역민과 일반 대중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고 이해하기 쉬운 기획 중심의 미술관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양평군립미술관이 예술의 향기를 전해주는 미술문화공간으로 명성을 얻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유다. 한 매체는 양평군립미술관을 가리켜 한국의 '바르비종'이라 비유했다. 바르비종은 루소, 밀레 등이 작품 활동을 펼친 파리 근교의 예술가 마을로 유명한 곳이다.
양평군립미술관에서는 세계 유명 작가의 작업실과 자화상을 만나볼 수 있다. 아이들에게도 익숙한 빈센트 반 고흐, 이중섭, 구스타프 클림트 등의 작업실을 살펴볼 수 있다.
엄마가 아이 눈높이에서 작가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주고 관람을 시작한다면, 한층 쉽고 재미있는 관람이 될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년)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빈센트 반 고흐는 네덜란드 후기 인상주의 화가야. 고흐 특유의 거친 붓 터치와 두꺼운 마티에르(질감)는 묘사하는 대상이 이글이글 타오르거나 소용돌이치는 것처럼 보이게 해.
고흐는 1500여 점의 그림을 그렸지만, 그가 살아 있을 때 팔린 그림은 〈붉은 포도밭〉이 유일해. 하지만 이제 그의 그림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으로, 미술 수집가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그림이야. 고흐는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가난한 삶을 살아야 했지만, 예술에 대한 열정만큼은 별처럼 빛났던 화가야.
프리다 칼로(Frida Kahlo, 1907~1954년)
프라다 칼로는 멕시코 여류화가야. 열여덟 살에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로 치명상을 입었어. 강철봉이 몸을 뚫고 들어갔고, 소아마비로 불편했던 오른쪽 다리는 으스러졌지. 칼로는 전신에 깁스를 한 채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어. 수차례 수술 끝에 기적처럼 걸을 수 있었지만, 육체적 고통은 평생 그녀를 따라다녔지. 칼로는 육체적 고통과 결혼 생활의 아픔을 작품으로 승화시켰어. 거울을 통해 자신의 심리 상태를 관찰해 자화상을 많이 남겼어. 그녀의 자화상을 보면, 그녀가 느꼈을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이 아파.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년)
구스타프 클림트는 오스트리아의 화가야. 클림트의 그림은 현실적인 내용과 추상적인 내용이 화면에 동시에 등장하는 최초의 작품이었어. 역사상 여성의 세계를 가장 잘 표현한 화가로도 알려져 있어. 신화를 소재로 많은 그림을 그렸고, 풍부한 색감과 재질로 자신만의 고유한 작품들을 발표했어. 클림트의 작품은 그가 살아 있을 때 퇴폐적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어. 하지만 1980년대에 그의 작품들이 새롭게 조명받으면서, 지금은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화가가 되었어. 클림트의 작품은 아르누보 문양과 황금빛 색채로 언뜻 보기에는 화려해 보이지만, 슬픔과 불안이 느껴져.
미래 예술가를 위한 어린이 대상 미술 교육 프로그램들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미술 교육 프로그램은 양평군립미술관만의 자랑이다. 매년 어린이날에 개최하는 '양평 어린이미술 실기대회', 다양한 주제로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미술 활동을 해보는 '주말어린이예술학교', '방학 어린이예술학교', '어린이미술학교', '미술아카데미' 등 참여할 프로그램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미술관을 찾은 어린이들은 한쪽 벽에 마련된 소감을 적는 공간에 마음껏 글과 그림을 적고 있다.
2014년 2월에는 갤러리 카페인 '하바별시'가 문을 열었다. '하바별시'라는 이름은 '하늘과 바람, 별과 시를 한데 모았다'는 의미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오설록', 일민 미술관의 '이마'(imA), 대림미술관의 '디라운지', 가나아트센터의 '모뜨', 김종영미술관의 '사미루' 등 미술관만큼 유명세를 타는 카페와 갤러리의 조화를 꿈꾼다. 카페 내부에는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작업 공간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아이와 미술관 관람을 마친 후 도란도란 감상을 공유하기에 좋은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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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 본 콘텐츠는 2014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최신 관람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