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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지 |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길주로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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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서 몰래 만화책을 보고 있다가 인기척이 느껴지면 얼른 문제집으로 덮고 시치미 떼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들키는 날이면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로 시작하는 엄마의 잔소리를 피할 수 없었다. 이런 갈등은 '만화' 콘텐츠에 대한 부모들의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다. 아이와 부모의 만화에 대한 시각차를 줄일 수 있는 곳이 한국만화박물관이다.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익숙한 만화 캐릭터들
박물관은 입구부터 익숙한 캐릭터들이 어린이 친구들을 반긴다. 박물관 1층에는 '기획전시실', '만화영화상영관', '체험마당', '카페테리아'가 있고, 2층에는 '만화도서관', '체험교육실', '창의교육실'이 있다. 3, 4층이 주 전시장인데 이곳은 '상설전시관'과 '기획전시실', '4D 상영관', '만화체험존', '카툰갤러리', '옥상정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안내 데스크 옆 승강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 '상설전시장'을 먼저 둘러본 뒤 2층의 도서관과 1층의 체험 교육 코너를 이용해보도록 하자.
전시 설명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한 3층으로 올라가면 어두운 조명 아래 반짝반짝 빛나는 디지털 병풍이 눈에 들어온다. 이 병풍은 한국 미디어아트의 대표 작가 이이남의 작품으로, 미술과 만화의 만남을 구현한 것이다. 산수화를 배경삼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만화 캐릭터 '머털이', '로봇찌빠', '고인돌', '맹꽁이서당'을 움직이는 영상으로 표현했다.
한국 만화의 국보, 고우영 작가의 작품
3층 상설전시장은 '만화란 무엇인가?'라는 코너에서 시작되어 동선을 따라 '고우영관', '만화가 명예의 나무', '4D 상영관', '만화체험존' 등으로 이어진다. 전시장 입구의 동굴 같은 통로 벽면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만화의 명장면들이 크게 그려져 있다. 전시장 한가운데에는 200여 명의 국내 대표 만화가들이 사용한 펜을 전시해놓고 있다.
이어 '고우영관'은 한국 만화의 국보라고 일컫는 고(故) 고우영 작가의 이모저모를 담고 있다. 고우영 작가는 1972년 「일간스포츠」에 연재한 '임꺽정'을 통해 성인 극만화의 기반을 마련한 장본인으로 평가된다. 이 전시장에서는 1970년대 당시 고우영 작가의 동의 없이 검열 삭제되었던 만화의 복원본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작가가 생전에 사용했던 각종 화구들과 자필 원고도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림도 그려보며 만화가에 대해 샅샅이 알아보는 시간
만화가의 작업실로 꾸며진 '만화가의 머릿속' 코너에서는 만화가의 24시간을 엿볼 수 있다. '만화 속 크로마키 체험' 코너에는 관람객이 만화 속 명장면과 자신의 모습을 합성하여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체험존에서는 라이트 박스 위에 캐릭터 필름과 종이를 올려놓고 만화 캐릭터를 따라 그려볼 수 있다.
'만화체험전시관'은 만화를 장르별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어른들은 1980년대를 풍미했던 만화잡지를 보며 새록새록 떠오르는 기억에 미소를 지을지도 모른다. 「보물섬」, 「소년챔프」, 「아이큐점프」 등 이름만으로 반가운 청소년 잡지들이 원본 형태, 혹은 대형 모형으로 전시되어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만화도서관
한국만화박물관 2층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만화도서관은 만화단행본, 비도서, 이론서 등 만화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소장하고 있으며, 중학생 이상이라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이곳은 박물관 티켓이 없어도 입장할 수 있어 인근 주민들에게 특히 사랑 받는 곳이다. 도서관 앞 책장에는 전문가 100명이 엄선한 '한국 만화명작 100선' 및 인기 만화 등을 비치해두고 있다. 아동열람실은 연령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으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한국만화박물관에서 함께 챙겨볼 것들
다양한 기획전도 눈여겨볼 만하다. 위안부 피해자의 이야기를 다룬 『지지 않는 꽃』이나 국내 최초 단행본 만화인 『토끼와 원숭이』를 비롯해 문화재가 된 만화를 소개하는 '만화, 문화재가 되다' 등의 의미 있는 기획전들이 준비되어 있다.
이 밖에도 박물관 안팎에는 각종 캐릭터들과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광장과 야외정원이 있으니 카메라를 꼭 챙기자. 전시뿐 아니라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체험 교육도 다양하다. 1층에서 재료를 받아 텀블러, 선글라스, 거울, 부채, 종이인형 등을 만들어볼 수 있다.
생각 발산하기
우리나라 문화재에 등록된 만화에는 무엇이 있나요?
한국 최초의 만화인 『토끼와 원숭이』를 비롯해 『엄마 찾아 삼만리』, 『고바우 영감』 등이 문화재로 등록됐어. 이 중 김성환 작가의 작품 『고바우 영감』은 50년간 총 1만 4139회에 걸쳐 신문에 연재된 우리나라 최장수 시사만화라고 해. 안경을 쓰고, 머리카락 한 올이 삐죽 올라와 있는 고바우 영감 캐릭터는 현대사를 가장 재미있고 슬프게 살아낸 캐릭터야. 이 만화는 현대사 연구와 관련하여 중요한 학술적,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고도 해. 현존하는 작가의 작품이 등록문화재로 등재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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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 본 콘텐츠는 2014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최신 관람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