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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박물관 여행

국립부여박물관

Buyeo National Museum, 國立扶餘博物館

백제 문화 황금기로의 초대

요약 테이블
소재지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금성로 5
국립부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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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부여는 도시 전체가 '사비시대의 백제'를 담아내고 있다. 678년 역사의 백제는 도읍지를 세 차례나 옮겼는데, 한성(서울)과 웅진(공주)을 거쳐 마지막으로 정착한 곳이 바로 이곳 부여다. 옛날에는 부여를 '사비'라 불렀고, 백제의 도읍지가 부여였던 538년부터 660년까지를 '사비시대'라고 부른다. 백제의 독창적 문화가 꽃피운 시기도 이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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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평에 펼쳐진 1400년 전의 백제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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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여박물관을 관람하기 전에 먼저 백제역사문화단지를 방문해보길 바란다. 충청남도와 문화재청은 찬란했던 백제 역사와 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1994년부터 2010년까지 총 17년간 백만 평의 규모에 6904억 원을 들여 백제문화단지를 조성하고 1400년 전 백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유구한 역사의 터에 첫발을 내디딘 아이가 "여기! 〈런닝맨〉에 나왔던 곳이에요"라고 외친다고 해서 면박을 주지는 말자. 다녀온 후에는 백제의 역사를 고스란히 몸으로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이곳에는 백제의 왕궁인 사비궁과 대표적 사찰인 능사, 계층별 주거문화를 보여주는 생활문화마을, 개국 초기 궁성인 위례성 등을 철저한 고증을 거쳐 건축했다. 특히 오른편 한가운데에 솟아오른 능사의 모습이 놀랍기만 하다. 능사는 사비로 도읍지 천도를 거행했던 백제 성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은 백제 왕실의 사찰을 말한다. 이곳 능사에서 국보 제287호인 '백제금동대향로'와 국보 제288호인 '창왕명석조사리감'이 발굴되기도 하였다.

백제역사문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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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층 건물 높이의 오층탑은 국내에서 최초로 재현된 백제시대 목탑으로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던 곳이다. 생활문화마을에서는 백제 인물 열전이 펼쳐진다. 이곳에는 당시 백제인들의 생활풍습을 엿볼 수 있는 전시물이 많다. 계백장군의 가옥과 백제 건축가인 아비지의 집, 의박사 왕유능타의 집, 오경박사 단양이의 집 등 중류계급과 서민계급의 가옥을 연출해놓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총망라해 전시 형태로 구성해둔 백제역사문화관에서는 입체적인 모형 덕분에 백제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천문학적인 공사 비용에 걸맞은 전시장이라는 느낌이 든다. 아이들과 함께 백만 평에 달하는 드넓은 단지를 다니다 보면 조금 힘에 부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123년의 백제 역사문화를 꽃피운 현장을 하루 만에 돌아볼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할 따름이다.

계백장군(~660년)

계백장군은 백제 말기 신라와 당나라의 나당연합군이 백제를 공격하자 군사 5000명을 이끌고 전쟁에 나가 황산벌에서 신라 김유신의 5만 군대와 맞서 네 번이나 승리했다. 그러나 18만 명의 나당연합군을 상대로 싸우기에는 백제 군사의 수가 너무나 부족했다. 백제의 마지막 보루였던 계백장군은 결국 전투에서 패했고, 678년을 이어온 백제는 멸망했다.

계백장군 영정

백제인의 숨결, 국립부여박물관

백제역사문화관에서 몸소 익힌 백제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배움터로 이동해보자. 1929년 부여고적보존회로 출발한 박물관은 1975년 국립부여박물관으로 승격됐다. 그리고 1993년 금성산 아래에 터를 잡고 지금의 자리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국보 세 점, 보물 여섯 점을 비롯해 총 1만 9000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데, 이 중 백제 유물이 1만 1000여 점에 달한다.

상설전시실은 2014년 8월까지 전면개편 공사로 휴실하고, 이 기간에 대표 유물을 엄선해 '한눈에 보는 사비백제' 전시를 열기도 했다. 총 네 개의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관, 보존과학관, 어린이박물관, 야외 전시실 등으로 구성된 박물관은 백제 문화재를 주제로 한 체험 행사와 주변 백제 유적이 어우러져 많은 관람객이 찾는 명소다.

한국식 동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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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령식 동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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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전시실에는 청동기, 초기 철기, 원삼국 시대 유물이 전시되어 있어 백제가 세워지기 전 이 지역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을 살펴볼 수 있다. 부여 지역은 중국 요령 지역의 문화와 한강 유역의 문화가 어울려 독특한 청동기 문화를 형성했다. 청동기시대 마을 유적을 볼 수 있는 곳이 '부여 송국리 유적'이다. 나무 울타리로 둘러싸인 마을 안에 100여 기가 넘는 집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는 집터 60여 기와 무덤 10여 기가 조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국리 돌널무덤에서 발견된 요령식 동검과 한국식 동검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자.

마한시대 새발자국무늬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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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은옥(귀걸이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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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가 없던 시절 어디에 글을 썼을까?

아마 국립부여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라면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유물이 동양 최고의 금속공예품인 '백제금동대향로'일 것이다. 이를 포함해 백제 사람들의 생활을 알아볼 수 있는 곳이 제2 전시실이다.

백제금동대향로를 보기 전에 꼭 살펴볼 것이 백제의 대표적인 금석문, '사택지적비'다. '사택지적'이라는 인물이 남긴 이 비석은 부여 부소산 남쪽의 돌무더기에서 발견됐는데, 화강암을 잘 갈고 네모 칸을 친 뒤 글자를 새겨두었다. 지금은 부서져 56자만 남았다. 종이가 발명되기 전에는 돌이나 금속, 기와, 나무 등에 문자를 새겨 역사를 기록했다. 백제의 대표적인 금석문으로는 사택지적비와 백제창왕명석조사리감(국보 제288호)이 있다.

사택지적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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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올리는 염원, 백제금동대향로

백제금동대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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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전시장 한가운데 자리한 아름다움의 절정, 백제금동대향로를 만나보자. 향로는 향을 피우는 도구다. 우리 조상들은 나쁜 기운을 없애고 하늘과 소통하고자 향을 피웠다. 국보 제287호로 지정된 이 백제금동대향로는 1993년 능산리 절터를 발굴하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높이 61.8cm, 무게 11.85kg으로 한 마리의 봉황이 장식된 머리 부분, 신선이 살았다는 상상 속의 산을 표현한 뚜껑 부분, 연꽃잎 모양을 도드라지게 표현한 몸통 부분, 한 마리의 용이 향로 전체를 받드는 받침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향로는 청동으로 만든 다음 금칠을 했다.

백제금동대향로는 발길을 뗄 수 없이 눈부시다. 백제왕실의 사상을 압축해 표현했고, 불교와 도교의 복합적 요소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 이 유물은 모든 수식어를 차치하고 '보는 것' 자체로 가슴이 벅차오른다.

호자

전시실에는 재미있는 모양의 그릇도 보인다. '호자'라는 이름의 이 그릇은 남성이 사용한 요강이다. 호랑이 모습을 해학적으로 표현했다. 남성과 여성 요강의 형태가 다른 것 또한 재미있다.

여성이 사용한 요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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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 사용한 요강, 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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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불교미술의 정수를 만나다

제3 전시실에는 석불상, 금동불상, 탑과 각종 꾸미개 등 백제의 예술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이 있다. 백제 침류왕 1년(384년)에 불교가 전래된 이후, 사비시대는 불교가 가장 융성한 시기로 일본에까지 불교를 전파했다고 한다. 그래서 불상 조각이 발전해 지금까지 많은 유물이 남아 있다.

백제의 금동불 중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은 대부분 크기 25cm 이하의 작은 불상들이다. '백제의 미소'라고 불리는 서산마애삼존불을 비롯해 국보 제293호 '금동관음보살입상'이 그 진수다.

국립부여박물관은 어린이박물관과 각종 교육 프로그램, 문화나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있는 '미리 알고 가는 박물관' 메뉴에서 어린이박물관 활동지를 내려받아, 아이의 문화재 이해를 도와주자.

부여 금동관음보살입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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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금동관음보살입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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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송이의 꽃이 떨어진 슬픈 바위, 낙화암

발길 닿는 곳이 곧 박물관인 '부여'라는 도시는 그래서 봐야 할 것들이 참 많다.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국보 제9호로 지정된 백제의 석탑이다. 7세기에 만들어졌으며, 지금은 터만 남은 부여 정림사에 세워져 있다.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과 함께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석탑이다. 바로 근처에 정림사지박물관도 있다.

정림사지 오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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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시대의 대표 성곽인 '부소산성'은 나당연합군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그래서 전쟁에서 사용되었던 다양한 형태의 무기가 출토되기도 했다.

부여 백마 강변의 부소산 서쪽 낭떠러지 바위를 가리켜 '낙화암'이라 부른다. '꽃이 떨어지는 바위'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이 바위에는 슬픈 역사가 깃들어 있다. 백제 의자왕 때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이 쳐들어와 백제를 짓밟자, 치욕을 면치 못할 것을 안 궁녀들은 치마를 뒤집어쓰고 벼랑에서 몸을 던졌다. 이곳 낙화암이 바로 그 벼랑이다. 이곳의 원래 이름은 '타사암'이었다고 하는데, 훗날 궁녀들을 꽃에 비유하여 낙화암이라고 고쳐 불렀다.

낙화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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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 본 콘텐츠는 2014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최신 관람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길지혜 집필자 소개

박물관 문을 열었을 때 밀려드는 묵직한 시간의 깊이에 전율을 느끼며 전국의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을 여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300일 동안 캐나다, 미국, 페루, 브라질 등 아메리카 대륙을 두..펼쳐보기

출처

박물관 여행
박물관 여행 | 저자길지혜 | cp명어바웃어북 도서 소개

아이가 재미있게 놀며 배울 수 있는 박물관을 11개의 테마로 나눠 소개한다. 박물관에 대한 다양한 여행 정보뿐만 아니라 예술, 자연사, 역사 등을 함께 배울 수 있는 ..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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