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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지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해녀박물관길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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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사람들, 아니 뭍사람들은 때때로 바다에서 지친 삶을 위로받는다. 그러나 섬사람들은 바다가 삶의 터전이다. 숨을 참고 바다에 첨벙 뛰어들어 물질하는 해녀에게 바다는 인생 그 자체다. 국내 600여 곳 이상의 박물관 가운데, 해녀박물관만큼 제주도와 잘 어울리는 곳이 있을까? 가장 제주다운 곳, 그래서 더욱 속살까지 알고 싶은 곳이 바로 해녀박물관이다.
해녀의 삶이 진득하게 묻어나는 이곳
제주시 구좌읍 제주해녀항일운동의 발상지에 자리 잡은 해녀박물관은 세화항구를 바라보며 평생 바다와 함께 산 해녀들의 삶을 잘 나타내고 있다. 아이와 함께 제주도에 왔다면 꼭 해녀박물관을 찾아보자.
해녀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에 네 개의 전시실과 영상실, 전망대, 휴게실, 야외 전시장 등으로 구성되어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제주 해녀들의 삶을 전시한다. 생활풍습, 무속신앙, 세시풍속, 해녀공동체뿐만 아니라 제주민의 역사, 여성, 생업, 경제, 해양, 신앙, 연희 등 제주의 전통문화를 총망라하여 전시하고 있다.
해녀는 바닷물에 잠수해 소라, 전복, 미역 등 해조류와 패류를 캐며 살아가는 여인을 말하는데, 현재는 5000여 명의 해녀가 제주도에서 물질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잠녀', '잠수'라고도 부르는 해녀는 우리나라와 일본에만 있는, 전 세계적으로 아주 희귀한 존재다. 그래서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해녀들은 끈질긴 생명력과 정신력으로 전국 각처와 일본 등지로 원정도 나가며 가정 경제의 핵심적 역할을 하면서 제주 여성의 상징이 되었다.
첨벙첨벙, 생생하게 기록된 해녀들의 물질 이야기
15세가량부터 물질을 익히기 시작한 해녀들은 능숙한 솜씨로 바닷속을 들어갔다 나온다. 점심도 굶고 오후 3~4시까지 15m 바다 아래에서 그녀들은 고장풀도 뜯고, 소라, 전복도 따낸다. 해삼이나 가끔 큰 문어도 잡아 올린다. 1분간 숨을 멈추고 잠수했다가 물 위로 올라와 테왁(해녀들이 사용하는 부력 도구)을 끌어안고 숨을 고른다. 다시 모두 바닷속으로 들어가고 그물 고르는 지아비와 갈매기만 남은 배 위에는 '순진', '양순', '지선' 등의 해녀 이름이 적힌 테왁들만 남아 있다. 이 생생한 이야기들이 모두 해녀박물관에 담겨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다 향기 가득한 해녀의 삶
제1 전시실은 제주 어촌의 삶을 전시한 곳이다. 전시실 한가운데에는 구좌읍 세화리 해녀의 집을 복원하여 재현해두었다. 제주의 강한 비바람을 이겨내기 위해 초가지붕을 집줄로 단단히 고정시키고, 돌을 이용하여 담장을 지붕까지 쌓았다. 해녀가 결혼할 때 입었던 예복과, 해녀가 채취한 해산물을 이용한 소라구이, 전복죽, 성게국 등 다양한 음식도 보인다. 해녀들은 물때에 맞춰 해산물을 채취하고, 물질하지 않는 날은 밭에 가서 농사를 짓는 반농반어의 삶을 살았다.
제2 전시실은 해녀들의 바다 일터 모습을 전시한 곳이다. 옷을 갈아입고 언 몸을 녹이는 불턱을 재현하였으며, 바다 일을 할 때 사용하는 테왁 망사리, 눈, 빗창(전복을 채취할 때 쓰는 도구) 등 물질 도구와 전통 물옷인 '소중이', '고무옷' 등을 전시했다.
이와 함께 해녀에 관한 역사 기사, 해녀항일운동에 관한 기록과 일제시대 야학당 모습을 재현하였다. 해녀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 사진첩을 보면 왠지 가슴이 뭉클해진다. 문헌에 나타난 해녀에 관한 역사 기록도 살펴볼 수 있다.
제3 전시실은 제주도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어로 도구를 전시하고 있다. 제주도 전통 배인 테우를 이용한 자리잡이, 멸치잡이 어법을 알 수 있으며 서남해안 지역의 어로 도구와 어종별 어법 등이 상세하게 전시되어 있다.
어린이 해녀체험관에서는 체험을 통해 보다 쉽게 해녀 문화를 이해해볼 수 있다. 해녀 옷 입어보기, 물허벅 등에 져보기, 노 저어보기, 바닷속 해산물 채취 등을 체험해볼 수 있다.
이어도사나, 해녀들의 애환이 담긴 노래
해녀가 부르는 노래인 〈이어도사나〉를 들어보자. 이 노래는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제주 여성들의 삶의 정서가 옹골차게 표현되어 있다. 매년 해녀박물관에서는 해녀 테왁춤, 해녀 노래(이어도사나) 등 제주 해녀문화의 우수성과 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해녀 노래 한마당 공연'이 열린다.
해녀 광장에서는 돛과 테왁을 소재로 한 '바닷소리' 조형물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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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 본 콘텐츠는 2014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최신 관람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