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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태양계 안에 있는 지구와 다른 행성들이 우리가 태양이라고 부르는 불덩어리 주위를 돌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태양은 우리은하 안에 있는 상당히 평범한 별들 중의 하나이며, 우리은하에 속한 다른 5,000억 개의 별들과 함께 우리은하 중심부에 위치한 거대질량 블랙홀을 둘러싸고 있는 느슨한 나선팔을 따라 공전하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우리가 속한 이런 나선형의 은하를 은하수(Milky Way Galaxy)라고 부른다.각주1)
우리의 태양은 나선 구조를 지닌 우리은하의 나선팔 한쪽 변방에 위치하고 있다. 이를 지구의 지리적 척도를 빌려서 표현해보면, 우리은하의 크기를 지구라고 가정했을 때 태양은 알래스카의 한 작은 도시에 불과할 정도로 작다. 나선팔은 약 2억 3천만 년이라는 주기로 아주 천천히 회전하고 있어서 별들은 밤하늘에 고정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항해사들의 길잡이로 이용될 수 있었다. 그러나 우주 안의 우리의 위치를 이와 같이 이해하게 되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스인과 로마인
우주의 기원에 대한 초기연구를 주도했던 이들은 탈레스와 아낙시만드로스 같은 그리스인들이었다. 기원전 6세기경, 당시 그리스인들은 ‘우주는 신이 창조했다’라는 초자연적 발상으로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려 했다. 이들은 우주가 자연의 섭리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생각했으며, 피타고라스학파 역시 이러한 사상에 근거한 수학적 모델들을 제시했는데, 이는 훗날 로마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로마의 시인 루크레티우스는 〈사물의 본성에 대하여(De Rerum Natura)〉라는 자신의 철학 서사시에서 원자론적 합리주의에 근거하여 무한한 우주에 대하여 논하였다. 우주는 무한한 공간이며 우주에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원자들 간의 상호작용 때문이라는 그의 주장은 실제로 현대의 과학적 발상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당시와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차를 고려했을 때 이와 같은 발상은 실로 놀라운 업적이다.
루크레티우스 이후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 같은 당대의 사상가들 또한 우주 연구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우주의 구조에 대한 획기적 발상의 계보를 잇는 다음 주자로 프톨레마이오스를 빼놓을 수 없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우주를 수학과 신에 의해 설명될 수 있는 한정된 공간으로 인식했으며, 태양 및 다른 행성과 별들은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한다는 이른바 ‘천동설’을 주장했던 인물이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은 현대인들에게는 터무니없겠지만, 불행히도 중세시대에 가장 영향력을 발휘했던 이론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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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영국 과학박물관의 과학자이자 수학자로, 옥스퍼드 사전 편찬 작업에 컨설턴트로 참여했다. 테크놀로지, 우주 등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일반인을 위한 작품을 집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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