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출처 수학 오디세

다른 세계

다른 표기 언어 동의어 비유클리드 기하학

유클리드 기하학은 평면 기하학을 활용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했다. 하지만 지구상에 완벽하게 평면인 지역은 얼마 되지 않거나 이상적인 공간에만 존재한다. 우리는 최소 3차원인 물리적인 우주 안에서 표면이 둥근 지구에 살고 있다. 지구의 구불구불한 표면이나 우리에게 둥글게 보이는 하늘을 평면의 종이에 나타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왜곡이 생긴다. 이러한 문제들 중 일부는 사영 기하학으로 해결되었다. 하지만 완벽하게 곡선인 정다면체의 구에서 벗어나는 순간, 곡선으로 이루어진 표면과 관련된 더 많은 기하학 문제들이 나타난다. 고대인들조차도 유클리드 기하학을 곡선으로 이루어진 표면에 접목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수학자들은 19세기가 되어서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

구면 기하학

최초의 비유클리드 기하학인 구면 기하학(spherical geometry)이 생겨 구면을 측정하는 문제를 다루게 되는데, 이것이 구의 표면을 다루는 기하학이다. 곧이어 구면 기하학의 이례적인 면 한 가지가 나타난다. 구면 기하학에서 선은 평면 기하학에서와 마찬가지로 두 점 사이의 최단 거리이지만, 그 모양은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구면을 가로질러 선 하나가 그려지고 계속해서 이 선이 길어지면 이 선은 최초의 시작점과 만나게 된다. 결국 이 선은 구의 중심을 중심으로 하는 원이 된다. 이것을 측지선이나 대원이라고 부른다(평면에서는 직선이었던 것이 구에서는 원이 된 것이다). 따라서 평면 기하학의 모든 측면이 바뀐다. 예를 들어, 구면 기하학에서는 대원들 사이에서 각도가 정의된다.

구면에 그려진 선은 길이가 아니라 구의 중심에서 봤을 때 선이 끝나는 점(종점이 나타나는 곳) 아래의 각도로 정의된다. 이 각도를 호의 각도라고 하며, 보통 라디안(radian)으로 잰다. 구의 반지름을 곱한 호의 각도는 구면 위에 있는 선의 길이이다.

구면 기하학을 이용해서 우리는 어느 정도 정확하게 행성과 달의 거리를 잴 수 있다.

ⓒ 돋을새김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평면 기하학과 구면 기하학의 차이점은 명확해진다. 구의 표면에서는 두 개의 선(아니면 두 개의 대원)을 이용해서 닫힌 도형을 정의할 수 있다. 자른 오렌지를 생각해보라. 평면에서는 두 개의 직선만 가지고 도형을 만들 수 없다. 구면의 삼각형은 또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구면 삼각형의 세 각의 합은 언제나 180°가 넘는다. 각도가 180°보다 얼마나 커질지는 삼각형의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그리고 이것은 구면 과잉(E)이라고 부른다. E는 삼각형의 넓이를 구할 때 사용된다.

오렌지 조각의 바깥면은 두 개의 직선만으로 둘러싸여 있는 모양이다.

ⓒ 돋을새김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면적 = E × r2

여기서 r은 구의 반지름이고 E는 라디안이다. 이것은 프랑스 수학자 알베르 지라르의 이름을 따서 지라르의 정리라고 부른다.

고대의 천문학자와 측량사들은 하늘과 지구를 보면서 구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다. 그들은 유클리드 기하학을 구에 그대로 적용했을 때 생기는 문제점들을 일찍부터 깨달았다. 하지만 새로운 기하학 규칙의 가능성을 발견하기까지는 수백 년이 걸렸다.

라디안과 각도
1라디안 = 180°/π이다. 원을 한 바퀴 도는 360°는 2π라디안이고, 반원의 각도 180°는 π라디안이다. 라디안은 1713년 영국 수학자 로저 코츠가 각도를 재면서 최초로 사용했다. 비록 라디안을 측정 단위의 이름으로 사용하진 않았지만, 그는 라디안이 각도라기보다는 자연스런 측정 단위에 가깝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용어는 1873년 벨파스트에 있는 퀸스 대학교의 시험지에서 최초로 나타났다.

수학은 지표면과 물, 이 전체가 구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지구의 중심을 통과해서 그려지는 모든 면(선)들은 땅과 하늘에 대원(great circles)을 만들어낸다.
– 프톨레마이오스, 《지리학》, 150년경

타원과 쌍곡 기하학

곡면으로 인해 두 개의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나타났다. 이미 구면 기하학에서 확인했듯이 곡면에 그려진 선은 평면에 그려진 선의 특성과 일치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클리드의 다섯 번째 공리가 곡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클리드의 평면 기하학에서는 주어진 선 L과 직각을 이루는 두 개의 선은 평행하다. 하지만 곡면에서는 그렇지 않다. 타원의 면에서는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선이 존재하지 않으며, 제3의 선에 직각으로 그린 두 개의 선은 결국 서로 만나게 된다. 완벽한 타원면은 구이다. 구면 기하학은 타원 기하학의 특수한(그리고 가장 단순한) 모델이다.

쌍곡면에서는 L에 수직인 두 직선이 만나지 않을 것이다. 타원면 상에 그려진 모든 선들은 대원이 되고 쌍곡면 상에 그려진 모든 선들은 호가 된다.

만약 넓은 그릇 형태인 반구의 내부를 상상하며 가장자리에 수직인 호를 그려본다면, 그 호들은 ― 가장자리에 수직이라는 의미에서 ― 모두 평행이다. 하지만 그 수직인 호들은 모두 서로서로 교차한다.

단순한 모양의 이 그림은 세 가지 유형의 기하학에서 하나의 수직선에 대해 직선이 각각 어떻게 그려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 돋을새김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거부하다

유클리드의 기하학 법칙과는 다르게 작용하는 곡면에 그려진 선들은 수학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오랫동안 수학자들은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했다.

이탈리아 수학자인 제로니모 사케리(1667~1733년)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또 다른 기하학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쌍곡 기하학의 일부 원칙을 이끌어내면서 자신의 의도와는 반대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사케리는 독립적으로 논의를 전개했을 테지만, 그가 연구한 내용들은 이란의 수학자인 오마르 하이얌이 쓴 글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사케리는 오마르 하이얌이 제안했던 평행사변형을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평행사변형은 한 쌍의 평행선을 그리고 그 사이에 수직을 이루는 두 개의 변을 그렸을 때 만들어지는 도형이다(일반적인 평면 기하학에서 이 도형은 정사각형 모양이다). 그는 세 가지 가능성 즉, 내각이 90°인 경우, 90°보다 작은 경우, 90°보다 큰 경우를 고찰했다. 내각이 90°인 경우에는 그 결과가 명확하지만 그의 연구 목적인 다섯 번째 공리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두 경우에 아무 도형도 만들어지지 않아야 했다.

안장 모양의 쌍곡면에 그려진 삼각형은 쌍곡 기하학에서 삼각형 내부의 각도가 세 각을 합쳐도 180°가 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 돋을새김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사케리는 이 가설이 틀리기를 바랐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평행사변형에서 두 가지 가능성을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그가 내놓은 증명들은 정밀하지 않았고, 평행사변형의 두 가지 가능성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지도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평행사변형이 예각일 경우엔 쌍곡 기하학과 동일한 체계가 되고 둔각일 경우엔 타원 기하학의 체계가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사케리의 연구는 그가 글을 썼던 당시에는 영향력이 없었고 중요하게 생각되지도 않았지만, 이후 19세기 중반에 에우제니오 벨트라미가 그의 연구를 새로이 밝혀냈다.

예각 가설은 완전히 틀렸다. 왜냐하면 이 가설은 직선의 특성과 상충하기 때문이다.
– 사케리(이탈리아의 수학자)

인정받기 시작한 비유클리드 기하학

쌍곡 기하학은 헝가리인인 야노시 보여이와 러시아인인 로바쳅스키가 1830년경에 독자적으로 연구를 시작하면서 새롭게 나타났다. 보여이는 독일어로 출판을 하고 로바쳅스키는 러시아어로 출판을 했는데, 로바쳅스키가 독일어로 출판을 하고 나서야 그의 연구는 널리 관심을 끌게 된다.

루마니아의 보여이 박물관에 있는 보여이의 컴퍼스

ⓒ 돋을새김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위대한 독일 수학자인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는 보여이가 1832년에 출판한 내용은 본인이 이미 예전에 밝혀낸 것이지만 단지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사실일 수도 있다. 로바쳅스키와 보여이 둘 다 가우스와 알고 지냈고, 때문에 가우스의 가르침과 서신에 담긴 가우스의 생각이 이들에게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 그의 말이 맞다면, 가우스는 일관성 있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가우스가 알아낸 쌍곡 기하학의 내용들은 1855년 그가 죽은 이후에 널리 알려졌다. 로바쳅스키와 보여이의 연구는 가우스가 죽기 전까지는 거의 영향력이 없었다.

야노시 보여이와 그의 아버지 파르카스의 동상

잘 알려진 수학자였던 파르카스는 보여이를 어릴 적부터 가르쳤다.

ⓒ 돋을새김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니콜라이 이바노비치 로바쳅스키의 초상화

ⓒ 돋을새김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가우스는 쌍곡면과 타원면을 ‘공간’으로 다루자고 제안했다. 이 도형들이 3차원에 존재하긴 하지만 실제로는 2차원만을 가지고 있고, 이 도형들을 점으로 구체화시킬 때 두 개의 변수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한 면이 3차원 공간에서 도형의 배치에 대한 정보 없이도 거리와 각도에 의해 정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1899년 카를 페르디난트 하르처가 괴팅겐에 만든 가우스와 베버 기념비

ⓒ 돋을새김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
독일인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1777~1855년)는 교육도 받지 못하고 가난에 찌든 부모 밑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적부터 천재였다. 그의 암산 능력은 놀라워서 로그 표를 찾는 것보다 더 빠르게 머릿속으로 로그를 계산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가우스는 수학을 엄청나게 발전시켰으며 천문학, 통계학, 지구 과학, 측량학에 수학을 적용했다. 그는 많은 분야에서 중요한 정리를 만들어냈고 증명했으며, 곡률에 관한 그의 연구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의 기초를 마련했다.

가우스는 그의 물리학 교수인 빌헬름 베버와 같이 일하면서, 지구의 자기장을 연구했는데 이때 사용된 방법들은 20세기 중후반까지도 사용되었다. 가우스와 베버는 또한 1833년에 최초로 전자기 전신기를 만들었다.

가우스가 쌍곡 기하학을 연구해왔다고 주장한 이후에 보여이는 가우스를 경계했다. 가우스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가로채려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우스의 일기를 보면 실제로 다른 사람이 발표하기 수년, 어떤 것은 수십 년 전에 쌍곡 기하학에 대한 발상을 내놓았다는 것이 군데군데 드러난다. 하지만 그는 쌍곡 기하학과 관련한 어떤 공식적인 연구 기록도 남기지 않았다.

리만 기하학과 불규칙 곡선

보여이와 로바쳅스키가 쌍곡면을 다룰 수 있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가능성을 증명하긴 했지만,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평면, 선, 점에 해당하는 곡면 기하학을 다룰 수 있는 모델은 없었다. 이러한 모델은 1868년 이탈리아 사람인 에우제니오 벨트라미가 제시했다. 그는 유클리드 기하학이 일관성 있는 기하학이라면 쌍곡 기하학도 일관성 있는 기하학이라는 것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인물이다. 벨트라미는 현재 가상의 구면, 푸앵카레 원판, 클라인 모형, 푸앵카레 반평면 등으로 불리는 공간 모형들을 개발했다.

푸앵카레 원판에서는 가장자리에서의 거리가 중심 근처의 거리보다 더 크다. 하지만 원판의 곡선들을 멀리서 보면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에셔의 그림 〈원형 극한 3(Circle limit Ⅲ)〉에서는 이 도형들이 면에서 모두 같은 크기이다. 메르카토르 지도 투영법이 극 지방 가까이에 있는 나라들의 크기를 왜곡한 것과도 비슷하다. 예를 들어, 그린란드는 실제 크기보다 훨씬 크게 표현됐다.

컴퓨터 그래픽이 블랙홀에 의해 생겨난 공간의 휘어짐을 보여주고 있다. 시공간의 휘어짐(곡률)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해 확립되었다.

ⓒ 돋을새김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푸앵카레 원판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왜곡된다. 실제 거리보다 작게 나타나는 것이다. 푸앵카레 원판의 가장자리에서 두 지점의 최단 거리는 원판의 가장자리로부터 직각으로 그려진 원호다.

ⓒ 돋을새김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쌍곡원의 중심은 중앙에 있지 않다.

ⓒ 돋을새김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독일인 베른하르트 리만(1826~1866년)은 곡률이 단일하지 않은 면을 다룰 수 있는 쌍곡 기하학을 발전시켰다. 그는 10개의 숫자만을 사용해 공간 내에 있는 면 위의 어떤 지점에서도 곡률을 설명할 수 있는 체계를 개발했다.

리만 기하학에서는 좀더 높은 차원(우리에게 친숙한 물리적인 세계인 3차원 공간을 넘어선 차원)을 설정한다. 그는 n차원 공간이라는 개념에서 시작해서 모든 곡면의 측지선각주1) 을 구하기 위해 미적분을 사용했다. 그의 연구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포함해서 상당 부분 현대 물리학의 토대가 되었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증명하려는 시도는 《원론》을 좀 더 엄격히 탐구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독일 수학자인 모리츠 파슈는 기존의 수학만큼이나 새로운 기하학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공리들에 근거한 개념 정리나 공리, 논리적인 추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의 생각은 20세기 초에 다비트 힐베르트가 주도한, 모든 수학을 공리로 만들고 가장 명백해보이는 추론조차도 증명을 통해 단단한 기초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몰고 왔다(논리의 적용 항목 참조).

아인슈타인, 리만과 시공간 연속체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은 리만 기하학과 시공간이라고 불리는 4차원 공간을 만들어내는 초차원(extra dimension)을 활용한다(시공간은 1905년 아인슈타인이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다음, 헤르만 민코프스키가 최초로 제안했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시공간은 휘어져 있고 거대한 물체에 가까이 갈수록 곡률의 각도가 커진다. 질량-에너지와 운동량이 상호작용하면서 곡률이 생기는데 그 결과 우리가 중력이라고 알고 있는 현상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다차원에서 작용하는 뉴턴의 역학과 비유클리드 기하학으로 인해 익숙해진 중력을 대신한다.

이 곡률과 상대성 원리는 1919년에 일식을 관찰하면서 증명되었다. 아인슈타인은 별이나 행성 근처에서 생긴 중력에 의해 공간이 휘어지고 그 결과 빛이 휘어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휘어짐으로 일식의 순간에 별은 살짝 잘못된 장소에 나타나는 것이다. 기니만의 프린시페 섬에서 아서 에딩턴이 이것을 측정했고 이것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것을 증명했다.

민코프스키의 뒤를 이어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시공간 이론과 함께 4차원을 수학계와 기하학계에 추가했다.
내가 당신 앞에서 말하고자 하는 시공간에 대한 관점들은 실험물리학이라는 토양에서 싹텄고, 바로 거기에 강점이 있다. 이것은 혁신적이다.
이후에는 공간, 시간 그 자체만을 보는 관점은 어둠 저편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시공간을 결합한 것들만이 독립적으로 실체를 보존하게 될 것이다.
– 헤르만 민코프스키, 1908년

뒤집어진 도형

곡면은 위상 기하학(topology)이라는 수학 분야의 토대가 되었다. 위상 기하학은 20세기 중반(1925~1975년)에 수학의 발달에서 중요한 분야 중 하나가 되었다. 가우스와 리만이 보여줬듯이 곡면은 n차원의 공간에 존재하지만, 그들 자신은 2차원을 갖고 있을 뿐이다. 2차원의 면들을 비틀어서 3차원인 것처럼 보이는 도형으로 만들 수도 있는데 이 도형들은 신기하게도 안과 밖의 구분이 없는 이례적 현상을 만들어낸다.

《플랫랜드》의 표지 그림은 정사각형이 꿈에서 가보는 모든 곳을 보여준다.

ⓒ 돋을새김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플랫랜드
《플랫랜드: 다양한 차원 이야기(Flatland: A Romance of Many Dimensions)》는 에드윈 애벗이 1884년에 쓰고 삽화를 그린 소설로, 수학 이야기 안에서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계급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이 이야기의 해설자인 정사각형은 2차원 세계인 평면계에서 살고 있다. 그는 1차원 세계인 직선계를 꿈에서 방문하는데 직선계의 통치자는 2차원의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정사각형에게 구가 찾아오지만 정사각형은 구의 세계에 직접 가보기 전까지는 3차원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완전히 믿을 수 없었다.

구의 세계를 방문한 이후에 정사각형은 구에게 3차원 이상의 세계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 하지만 구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평면계에서 3차원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범죄 행위가 되었다.

또 다른 꿈에서 정사각형은 점계(Pointland)를 접하지만 점계의 통치자는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이러한 아이디어의 가장 단순한 예는 뫼비우스의 띠이다. 뫼비우스의 띠는 종이 띠를 한 번 비튼 후 그 끝을 맞붙인 것이다. 이 종이 띠에는 면이 하나밖에 없다. 이 띠의 면을 손가락으로 따라가다보면 손가락을 떼지 않은 상태로 양쪽 면 모두를 통과하게 된다.

뫼비우스의 띠

이러한 도형들로 인해 생기는 눈속임은(2차원이야 3차원이야?) M. C. 에셔가 그린 작품의 토대가 된다.

ⓒ 돋을새김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클라인의 항아리는 더 높은 차원이 필요한 이러한 원칙을 확장한 것이다. 클라인의 항아리는 수학적 모형에 따라 자신의 면과 반드시 교차하지만, 4차원의 공간에 존재할 때는 교차되지 않는다. 이 도형의 내부는 끊어지지 않고 바깥이 된다. 클라인의 항아리를 잘라서 두 개의 뫼비우스 띠로 만들 수 있다.

호주 서부에 있는 이스트 퍼스의 불가능한 삼각형

이 구조물은 꼭대기에서 틀어져 있다. 설계할 때 바라보도록 만들어진 두 지점 중 한 곳에서 촬영했다.

ⓒ 돋을새김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네덜란드 예술가인 에셔는 불가능한 면과 구조라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몇 개의 그림을 그렸다. 펜로즈 삼각형은 스웨덴의 예술가인 오스카 로이터스바르드가 1934년에 최초로 그렸고, 1950년대에 수학자 로저 펜로즈에 의해 유명해졌다. 펜로즈는 이것을 ‘가장 순수한 형태의 불가능’이라고 불렀다.

펜로즈의 삼각형

ⓒ 돋을새김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사소한 실수
‘클라인의 항아리(Klein bottle)’라는 이름은 독일어의 ‘클라인 면(Kleinsche Fläche)’을 ‘클라인 병(Kleinsche Flasche)’으로 잘못 해석한 것이다. 이 이름은 독일에서조차도 그대로 굳어져 유리 공예가들은 문자 그대로 교차되는 부분이 있는 ‘클라인 병’을 만들기도 했다. 현재 런던 과학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야기는 계속된다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기하학은 사실 그리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시각적으로 나타낼 수 없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란 사실도 밝혀졌다. 3차원의 공간을 평면의 지도로 나타낼 수 있었던 것처럼, 정말 필요한 것은 일관되고 확실한 방법이다. 특히 3차원 이상의 공간에서 이러한 것들을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은 좌표계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이 좌표계는 대수학을 이용해 수학적으로 연구하고 조작할 수 있었다.

대수학과 기하학은 17세기까지 상당 부분 상호작용해가며 각각 발달했다. 그 이후 두 명의 프랑스인이 놀라운 연구를 통해 대수학과 기하학을 접목시켰고 리만의 기하학과 또 다른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만들어지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했다.

클라인이란 이름의 한 수학자는 뫼비우스의 띠가 신성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말했다.
“두 개의 가장자리를 당신이 맞붙이면, 내 것과 같은 기이한 병을 당신도 가질 수 있을 텐데.”
– 무명의 사람이 쓴 5행시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앤 루니 집필자 소개

1967년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대학에서 중세 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케임브리지 대학과 뉴욕 대학에서 중세 영어와 프랑스 문학을 가르쳤으며, 지금은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과학과..펼쳐보기

출처

수학 오디세이
수학 오디세이 | 저자앤 루니 | cp명돋을새김 도서 소개

피타고라스에서 괴델까지 이야기로 만나는 매혹적인 수학의 역사. 고대부터 현대까지 중요한 수학적 발견과 증명을 흥미롭게 설명한다. 마술 같은 숫자의 신비와 놀라운 수학자..펼쳐보기

전체목차
TOP으로 이동


[Daum백과] 다른 세계수학 오디세이, 앤 루니, 돋을새김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