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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와 표, 그리고 계산자는 종이와 펜을 가지고 계산해야 하는 경우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특히 천문학을 비롯한 과학, 상업과 금융, 항해 등의 분야가 급부상하면서 여기에 요구되는 계산은 엄청난 부담이었고 기계적인 도움이 무엇보다 절실했다.

1642~1643년 블레즈 파스칼은 최초로 상업적인 목적의 계산 기계를 만들려고 했다. 그는 프랑스 루앙에서 복잡한 세금을 관리하던 아버지를 돕기 위해 파스칼린(Pascaline)이라는 기계를 만들었다. 이것은 상자에 톱니 모양의 바퀴가 줄지어 있는 모양이었으며, 바퀴 하나가 완전히 회전하면 옆의 바퀴는 10분의 1 회전하는 원리였다. 하지만 이 기계로는 덧셈과 뺄셈밖에 할 수가 없어서 십진수가 아니던 프랑스 화폐의 계산에는 그다지 유용하지 않았다.

당시 프랑스 화폐는 12데니어(denier)가 1솔(sol)이고 20솔이 1리브르(livre)였다(이 화폐제도는 영국에서 1970년대까지 사용하던 것과 같다. 영국의 12펜스는 1실링이고 20실링은 1파운드이다).

이보다 조금 일찍 빌헬름 쉬카르트가 회전하는 톱니를 이용해 계산하는 시계를 만들어냈다. 이 기계는 화재로 사라졌으며, 다시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발견되지는 않았다. 쉬카르트가 흑사병으로 사망하면서 그의 발명품은 역사 속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발명품에 대해 설명해놓은 서류(이 중에는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에게 보낸 편지도 있다)가 20세기에 발견되면서 쉬카르트의 기계는 1960년에 재탄생하게 되었다.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는 파스칼이 만든 기계를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이 모두 가능한 계산 기계로 발전시켰다. 파스칼처럼 라이프니츠도 어릴 적부터 천재였다. 그는 여덟 살에 라틴어를 배우고 열아홉 살에 두 번째 박사 학위를 땄다. 그의 첫 번째 ‘계단형 계산기(stepped reckoner)’는 1674년 파리에서 만들어졌다. 이 기계의 중앙에는 원통이 있고 이 원통 둘레에 길이가 다른 막대 모양의 톱니가 있어 톱니바퀴들이 줄지어 회전하게 된다. 그의 천재성에도 불구하고 라이프니츠는 가난하게 살다가 죽었다. 라이프니츠가 만들었던 기계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 채 1879년까지 괴팅겐 대학의 다락방에 보관되어 있었다.

18세기에 파스칼과 라이프니츠 기계의 특징을 기본으로 한 계산 기계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사용하기 어렵거나 빠르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이들 중 어떤 기계도 상업적으로 사용되지는 못했다.

최초의 성공적인 계산기는 프랑스의 콜마르가 만든 것이었다. 그의 계산기는 라이프니츠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했고 사칙 연산을 모두 쉽게 해낼 수 있었다. 1820년과 1930년 사이에 계산기는 1,500대가 팔려나갔고 다른 업체에서 만들어낸 비슷한 기계들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