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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수학 오디세

대수학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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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아라비아 숫자가 생겨나고 0이 도입되면서 현대의 대수학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아랍의 수학자들이 인도와 그리스 수학의 장점만을 가져와 발전시키면서 대수학의 기초를 만들었다. ‘대수학’이라는 용어도 이때 만들어졌다. 아랍인들은 대수학을 그리스 수학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했고, 아랍 사회 내에도 대수학의 발전에 박차를 가하게 될 만한 요인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엄청나게 복잡한 아랍의 상속법 때문에 비율이나 분수를 꼭 계산해야 했다. 무엇보다도 메카의 방향을 계속 찾으려고 하면서, 아랍인들은 대수학을 기하학과 마찬가지로 발전시킬 가치가 있는 도구로 여겼다.

이항과 환산

‘대수학(algebra)’이라는 단어는 페르시아의 수학자이자 지혜의 집 일원인 알콰리즈미가 쓴 《이항과 환산에 의한 계산 개론서(Al-Kitab al-Jabr wa’l Muqabala)》의 제목에서 유래했다. 알콰리즈미는 이 책에서 1, 2차 방정식을 푸는 체계적인 방법을 보여주었다. 현대 용어인 ‘알고리즘’ 또한 ‘알콰리즈미’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현대 표기법에 따르면) ax2 = bx, ax2 = c, bx = c, ax2 + bx = c, ax2 + c = bx, bx + c = ax2 유형의 방정식을 푸는 방법을 제시했다. 알콰리즈미도 디오판토스처럼 방정식과 해답에 정수만을 허용했다. 그리고 디오판토스가 음의 정수를 허용했던 것과는 달리, 알콰리즈미는 양의 정수만 사용해야 한다는 추가 조건을 달았다.

알콰리즈미는 모든 문제와 해답을 말로 풀어 썼고 기호는 전혀 쓰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인도-아라비아 숫자를 유럽에 소개한 것으로 인정받는데 이 숫자도 전부 풀어쓴 것이었다. 알콰리즈미는 방정식을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 보여준 이후에 이것을 기하학으로 증명하기 위해 유클리드의 연구를 활용했다.

유클리드의 명제는 완전히 기하학적이었고, 알콰리즈미는 기하학을 최초로 2차 방정식에 적용했다. 그가 개발해낸 방법은 사례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다음, 기하학적인 해결책을 적용하는 것이었다. 이후에 아랍 수학자들이 이 방법을 사용했고 오마르 하이얌이 완성시켰다. 유클리드의 《원론》이 기하학을 대표하는 것처럼 알콰리즈미의 성과는 대수학을 대표한다. 그리고 현대 이전까지 가장 명료하고 기본을 잘 다룬 연구로 손꼽힌다.

오마르 하이얌은 페르시아 달력을 개정하는 일도 맡았다. 자랄리(Jalali)달력은 현재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사용하는 달력의 기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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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르 하이얌은 알콰리즈미와 비슷한 과정을 따랐다. 그는 원뿔 곡선에 관한 그리스 기하학 연구를 이용해 3차 방정식의 해결 방법을 보여주었으며, 인도 수학자들이 특별한 경우에만 활용했던 3차 방정식의 일반해를 내놓았다. 13세기 중국에서는, 주세걸이 오마르 하이얌의 연구를 참조하지 않고 3차 방정식의 해를 찾아냈다.

오마르 하이얌의 4행시 모음집 《루바이야트》의 19세기 영어 번역본

많은 페르시아 학자들은 시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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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르 하이얌
오마르 하이얌(1048~1131년)은 학자이자 시인이었다. 그는 생의 대부분을 셀주크 제국의 고관이었던 친구가 준 많지 않은 연금에 의지해 살았다. 그의 《대수학 문제 논증에 관한 논문》은 대수학의 기본 원칙을 정립했고, 이 논문 덕분에 아랍의 대수학 연구가 유럽으로 전해질 수 있었다. 그는 파스칼의 삼각형으로 알려진 숫자의 삼각 배열에 관해 연구했다. 이 삼각형은 대수 방정식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기하학을 활용한 대수 기하학의 원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 방정식은 (a+b)n 유형이 확장된 이항식에서 계수와 변수를 구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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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형, 숫자, 방정식의 만남

파스칼의 삼각형에서 각각의 숫자는 위에 있는 두 숫자를 더한 값이다. 이 패턴은 계속해서 이항 계수를 만들어낸다. 이란에서는 이것을 하이얌의 삼각형이라 부르고, 중국에서는 이 삼각형을 연구했던 중국 수학자인 양휘(1238~1298년)의 이름을 따서 양휘의 삼각형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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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르 하이얌이 파스칼의 삼각형에 관한 글을 쓰기 이전에, 인도의 핑갈라(5~3세기BC)도 이것을 연구했지만 논평에 실린 일부만이 전해진다. 이 삼각형을 연구한 또 다른 아랍 수학자인 알카라지는 최초로 이항 정리를 끌어냈다. 인도 수학자인 바토트팔라(1068년 경)는 이 삼각형을 16줄까지 써냈다.

이 삼각형은 (x+y)3 같은 식을 전개하는 빠른 방법을 제공한다. 이 식의 경우에는 3차 방정식이므로 3행의(0행부터 시작함) 계수를 가져오기만 하면 된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x3 + 3x2y + 3xy2 + 1y3

기하학을 벗어난 대수학

기하학 덕분에 대수학의 해답을 증명할 수 있었지만, 대수학이야말로 현실적인 기하학의 제약에서 벗어나 숫자와 관련된 추상적인 방정식을 가능하게 했다. 아랍 수학자들은 유리수와 무리수를 같이 다루고, 다른 차원의 수를 섞어 계산하는 것을 꺼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리스에서는 이 두 가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도-아라비아 숫자와 0을 받아들이면서, 대수학은 진전을 보였고 그것의 시작점이었던 실용적인 기하학에서도 벗어났다. 오마르 하이얌과 알콰리즈미가 대수학적 해답을 제시하기 위해 기하학을 사용했을 때, 그들은 대수학 문제가 길이나 넓이, 부피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대수학 문제를 나타내기 위한 도구로서 기하학을 이론적으로 사용한 것이었다.

기하학과 대수학의 관계는 이후 500년간 서서히 발전하다가 결국에는 데카르트와 페르마의 해석 기하학으로 이어졌다.

데카르트의 《세계론(The World)》의 삽화

이 책에서 그는 빛과 감각, 생물학과 다른 많은 주제들에 관한 자신의 이론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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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체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삽화

데카르트의 《철학의 원리(Principles of Phi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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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학이 속임수를 써서 답을 구한다는 것은 쓸데없는 생각이다. 대수학과 기하학이 겉보기에 다르다는 사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대수학은 엄연히 증명된 기하학적 사실이다.
– 오마르 하이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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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루니 집필자 소개

1967년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대학에서 중세 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케임브리지 대학과 뉴욕 대학에서 중세 영어와 프랑스 문학을 가르쳤으며, 지금은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과학과..펼쳐보기

출처

수학 오디세이
수학 오디세이 | 저자앤 루니 | cp명돋을새김 도서 소개

피타고라스에서 괴델까지 이야기로 만나는 매혹적인 수학의 역사. 고대부터 현대까지 중요한 수학적 발견과 증명을 흥미롭게 설명한다. 마술 같은 숫자의 신비와 놀라운 수학자..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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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대수학의 탄생수학 오디세이, 앤 루니, 돋을새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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