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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배비지가 고안해낸 해석 기관(Analytical Engine)이 현대 컴퓨터의 시조로 인정받고 있다. 배비지가 활동하던 당시에는 로그 표와 같은 숫자표를 이용해 복잡한 계산을 했는데 ‘컴퓨터’라고 불리던 사람들이 이 결과를 조합했다. 이 표에는 오류가 많았기 때문에, 배비지는 실수하지 않고 계산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려고 했다.

그는 1822년에 다항 함수(4x² + 5y와 같이 하나 이상의 항이 나오는 함수) 값을 계산해내기 위해 차분 기관(Differential Engine)이라는 기계를 최초로 설계하기 시작했다. 그가 고안해낸 최초의 차분 기관에는 총 15톤에 달하는 25,000개의 부품이 필요했다. 이 기계는 예상대로라면 2.4미터의 높이에 달하겠지만, 실제로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대신 배비지는 좀 더 개선된 차분 기관 2호를 고안해냈다. 이 기계도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1989~1991년 런던의 과학 박물관에서 배비지가 활동하던 시대의 생산 기술에 맞춰 그가 고안한 대로 차분 기관 2호를 만들었다.

배비지는 차분 기관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포기하고 더 야심찬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천공 카드에 기록된 지시 사항을 받아들이는 해석 기관을 디자인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또한 실제로 만들어지진 않았지만 그는 계속해서 개선된 기계를 고안해냈다. 수학자인 에이다 러브레이스는 그가 고안해낸 해석 기관에 대해 읽고 나서 해석 기관을 이용해 베르누이 수를 계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베르누이 수는 정수론과 해석학에 중요한 양과 음의 유리수 수열이다.

누가 최초로 컴퓨터를 만들었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긴 하지만, 컴퓨터는 배비지가 계획했던 방 하나를 채우는 크기의 숫자 계산 기계에서 출발해 지금까지 엄청난 발전을 해왔다.

독일의 기술자인 콘라트 추제는 1941년에 최초의 2진 컴퓨터인 Z3를 만들었다. 하지만 Z3는 부분적으로만 작동이 가능한 컴퓨터였다.

최초로 프로그램이 완벽하게 작동했던 컴퓨터는 토미 플라워스가 고안해낸 콜로서스(Colossus)이다. 이 컴퓨터는 2차 세계대전 중에 영국 첩보 기관을 위해 만든 것으로 독일 군대의 고난도 암호를 해독하는 데 사용되었다. 첫 번째 콜로서스는 1944년 초에 최초로 사용되기 시작해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까지 총 10대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콜로서스가 전쟁이 끝날 무렵에 파괴되었다.

수년 동안 영국 정부는 콜로서스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콜로서스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측이 없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존 모클리와 프레스퍼 에커트가 고안해 1946년에 만들어낸 에니악(ENIAC)이 최초의 컴퓨터라고 주장했다.

전쟁이 끝난 후 수많은 대형컴퓨터(mainframe)를 정부와 거대 기관이 산업적 용도로 생산했고, 상업적인 컴퓨터 산업이 탄생했다. 천공 테이프나 카드를 이용해 작업을 수행했던 이 초창기 컴퓨터들의 가격은 수십만 달러였다. 이 컴퓨터에는 화면이나 키보드가 없었고 대부분 과학, 군사, 금융 분야에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