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위치 |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북면과 서면 일대 |
---|
울릉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듯하다. 신기한 절벽과 바다 사이에 점점이 떠있는 섬, 분화구의 평원까지 기존의 국내 여행지와는 다른 풍경이다. 살아있는 자연은 아이에게 훌륭한 배움터다. 섬 이곳저곳을 오가는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신기한 자연 풍경이 자리 잡는다. 굳이 지질 탐사를 핑계 삼지 않아도 된다. 물론 한두 마디 설명을 덧붙이면 쏠쏠한 체험 학습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신기한 지질 박물관, 울릉도
아이들에게 지질학은 어렵고 낯설거나 막연한 학문이다. 하지만 모험을 다룬 많은 영화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인물이 지질학자다.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에서도 지질학자들이 지구를 구한다. 지질학은 '지각각주1) 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자연과학의 한 분야'다. 직접 대상을 보고 만지며 자연과학 전반을 활용해 연구한다. 연구실보다는 야외에서 땅이 간직한 시간의 비밀을 찾는 것이 바로 지질학의 묘미다.
지질학의 명소만 떠올려도 지질학에 대한 생각은 바뀐다. 특별한 곳일 거라 생각하지만 제주도의 '주상절리'나 고성의 '상족암군립공원', 부안의 '격포 퇴적층'처럼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자연의 볼거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을 환경부는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했다. 지질을 파헤쳐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가 전국 각지에 많다. 조금만 더 넓게 생각하면 우리나라 곳곳이 야외 지질 박물관이다.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하며 지질학에 한걸음 다가서 보자.
훌륭한 지질 경관을 자랑하는 미지의 섬 여행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질공원은 제주도다. 제주도는 우리나라를 넘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지질공원이다. 울릉도 ・ 독도 국가지질공원 또한 제주도 못지않은 훌륭한 지질 공원이다. 지질학자들 사이에서도 제주도 못지않은 '지질학의 보고'라고 불린다. 울릉도는 우리나라 동쪽 끝 섬으로, 서해나 남해와 달리 섬이 많지 않은 동해 바다의 형성 과정을 밝혀줄 단서다.
울릉도와 독도의 유명한 여행지 대부분이 빼어난 지질 경관을 자랑한다. 울릉도 여행이 곧 지질 여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지질은 울릉도 가장자리에 해당하는 해안 절벽 '해식애각주2) '다. 울릉도는 부서지기 쉬운 응회암질이라 파도(파랑)나 바람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기묘한 형상의 절벽이 많다.
도동의 '행남해안산책로', 태하의 '대풍감전망대' 등은 그 진수다. 행남해안산책로는 해안 도보 산책 코스로 울릉도의 자랑거리다. 절벽 아래 난 데크를 따라 '아아용암각주3) ' 등의 지질을 살피며 걷기에 좋다. 초기 울릉도의 화산 활동 특징을 간직한 곳이다. 해안폭포와 해식동굴 등도 만난다. 서면의 대풍감전망대도 가볼 만하다. 우리나라 '10대 비경'이라 불리는 울릉도의 명소다. 대풍감전망대에서는 해식애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 1행남해안산책로
- 2대풍감 전망대
바다의 아치 '시아치'와 바다의 굴뚝 '시스택'
바람이나 파도가 행남해안산책로나 대풍감 일대로 계속 불어들면 어떻게 될까? 파도나 바람이 절벽이나 바위를 공격하면 약한 부분이 부서지고 강한 부분만 남게 된다. 그 모양이 아치(arch)를 닮은 것은 '시아치', 지붕도 없는 굴뚝 모양을 닮은 것은 '시스택'이라고 부른다.
울릉도는 해안 절벽과 더불어 해안의 다양한 바위가 여행의 묘미를 선사한다. 시아치는 북면의 '악어터널'이 잘 알려져 있다. 아치 모양이 마치 악어가 입을 벌린 모양이다. 그 아래로 해안 도로가 통과한다. 이곳을 지나갈 때 거짓말을 하면 악어가 입을 닫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닭다리처럼 생겼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울릉도의 대표 시스택은 울릉읍 저동항의 '촛대바위'와 서면 통구미항의 '거북바위'다. 방파제에 기댄 저동항의 촛대바위는 육지와 떨어져 촛대처럼 서있다. 아침 해가 뜰 때 가장 아름답다. 통구미항의 거북바위는 포구 근처의 커다란 바위로 한 마리 거북이 육지를 향해 들어오는 모양이다. 보는 방향에 따라서는 바위를 오르는 대여섯 마리의 거북으로 보인다.
거북바위는 비슷한 크기의 다른 바위에 비해 비교적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물때에 따라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볼 수도 있다. 거북바위 서쪽 면에 공 모양으로 생긴 용암 덩어리 '라바볼(용암구)각주4) '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거북바위 같은 지형은 시간이 지나면 외딴 섬으로 바뀐다. 가까이 접한 육지가 바람과 파도에 부서지며 점점 침식하기 때문이다. 북면 앞 바다에 있는 '코끼리바위'나 '삼선암' 등이 이런 경우다. 코끼리바위는 코 부분이 10m 높이의 시아치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코끼리바위라는 걸 알 수 있을 만큼 코끼리와 닮았다.
코끼리바위의 코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침식되어 떨어져나갈 확률이 높다. 삼선암이 그 예다. 삼선암은 울릉도 북면 해안에 솟아있는 세 개의 바위섬이다. 그 가운데 이선암과 삼선암은 지척에 있는 섬이다. 원래 두 섬은 시아치로 이뤄진 하나의 바위였는데 시간이 지나 침식이 이루어져 두 개의 바위가 됐다.
화산 폭발로 생겨난 나리분지
그럼 해안의 해식애나 시아치, 시스택이 생기기 이전 태초의 울릉도는 어떤 섬이었을까? 울릉도는 제주도와 마찬가지로 화산 폭발로 생겨난 섬이다. 신생대 3기 화산 활동이 섬의 큰 틀을 만들었고, 신생대 4기 동안 바람과 파도의 침식과 퇴적 과정을 거치며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했다.
화산 폭발이 만든 울릉도의 가장 흥미로운 지형은 '나리분지'다. 북면 천부항에서 고개를 넘으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울릉도 최대의 평지가 나온다. 절벽의 해안 도로를 오갈 때 상상할 수 없는 평원이 펼쳐진다. 더 놀라운 것은 거대한 평원이 화산 폭발로 생겨났다는 사실이다. 나리분지는 원래 너른 분화구였지만, 지하 공간이 비며 한 차례 함몰이 생겼고 지금과 같은 평지가 됐다. 나리분지 뒤편으로는 '알봉'이라는 작은 봉우리가 있다. 이 지형은 분화구 안에서 또 한 번의 화산 폭발로 생겨났다. 일대의 가을 단풍과 겨울 설경은 우리나라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
울릉도에서 꼭 봐야 할 주상절리와 빼어난 자연 경관
주상절리각주5) 도 빼놓을 수 없다. 주상절리는 제주도 대포주상절리가 먼저 떠오르지만 울릉도에는 그 못지않은 주상절리 명소가 많다. 남양에는 국수 가락처럼 생긴 '국수바위'가 있다. 비파라는 악기를 닮아서 '비파산'이라고도 한다. '관음도' 역시 주상절리 명소다. 관음도는 울릉도 본섬에서 보행연도교를 건너 진입하는데, 다리 아래쪽에 해안과 접한 경사면이 주상절리다. 바다를 향해 부채처럼 펼쳐진 모양이다.
- 1국수바위
- 2관음도 주상절리
코끼리바위는 전체가 주상절리로 덮여있다. 몸통은 관음도와 마찬가지로 부챗살 모양이고 코와 다리는 바둑판 모양이다. 마치 코끼리의 피부를 새겨 넣은 듯하다. 독도리 서도에 있는 탕건봉에서도 주상절리를 볼 수 있다. 이밖에도 울릉도 해안 도로를 달리다 보면 곳곳에서 멈춰 설 수밖에 없는 경관이 나타난다. '송곳봉'이나 '노인봉', '투구봉'처럼 해안에 우뚝 솟아있는 항구의 랜드마크는 물론, 도로 옆에 절벽과 바위 하나도 예사롭지 않다. 그 신기한 모양이 어떻게 생겨났을까 궁금증을 갖는 순간 지질학은 더 이상 지루한 공부가 아니다.
- 1노인봉 주상절리
- 2송곳봉
함께 가보면 좋아요
예림원
예림원은 울릉도 유일의 예술 공원이다. 예술 할 때 '예(藝)'와 수풀 할 때 '림(林)'을 따서 예림원이라고 부른다. 또 다른 이름은 '문자조각공원'이다. 예림원 내에는 문자 모양의 조각작품이 많다. '꿈', '와~', '사랑', '행복해' 같은 한글 모양의 조각작품도 있고 '閑暇', '大' 같은 한자 모양의 조각작품도 있다. 문자 조각작품은 예림원을 만든 박경원 원장의 작품이다. 박경원 원장은 예림원의 조각은 물론 나무와 꽃, 집까지 직접 만들었다. 예림원에는 '울릉자생식물원'도 있다. 울릉도가 고향인 '울릉국화', '섬개야광나무', '솔송나무'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예림원에서 보는 울릉도 앞바다 전망도 일품이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
・ ⓘ 본 콘텐츠는 2016년 3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현지 사정에 의해 정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출처
『미술관 과학관 101』는 아이와 함께 가볼 만한 전국의 미술관과 과학관 101곳을 가까운 시가지부터 지방 구석구석까지, 체험거리가 풍성하고 알찬 미술관과 과학관을 ..펼쳐보기
전체목차
백과사전 본문 인쇄하기 레이어
[Daum백과] 울릉도지질공원 – 미술관 과학관 101, 강민지, 어바웃어북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