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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미술관 과학
관 101

인천시립송암미술관

仁川市立松巖美術館

교과서 밖 문화재 여행

요약 테이블
위치 인천시 남구 비류대로 55번길 68

인천시립송암미술관은 한국 고전 미술의 보물 창고다. 석기시대 고미술품부터 근현대 화가들의 회화작품까지 9000여 점의 국내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교과서에 수록된 문화재를 하나하나 발견해보는 건 어떨까.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꼈던 고미술을 친근하게 접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인천 문학산 끝자락에 숨은 듯 자리하고 있어, 한적하게 관람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교과서 속 유물 찾기

송암미술관은 1992년 현재의 위치로 옮기기 전에는 서울 종로구에 있었다. '송암'은 동양제철화학(현 OCI) 창업자인 고(故) 이회림 선생의 호다. 이회림 선생은 세계 각지에 흩어진 국내 미술품을 40년에 걸쳐 수집해 1989년 개인 미술관을 열었다. 2005년 미술관을 인천시에 기증한 뒤 2011년 인천시립송암미술관으로 재개관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거쳤다.

조용한 골목을 지나 미술관에 들어서면 그간의 흔적들이 켜켜이 쌓여있다. 고풍스러운 미술관 건물과 마주한 소나무 정원에는 이회림 선생이 수집한 석조물이 곳곳에 서있다. 바위와 소나무를 딴 그의 호 '송암'을 연상케 하는 공간이다. 특히 아기자기한 동자석과 거북 모양의 비석 받침돌인 귀부, 광개토대왕비가 볼거리다.

6m에 이르는 광개토대왕비는 중국 지린성에 있는 비를 원형 그대로 제작한 것이다. 공원 한 켠에는 활쏘기, 투호놀이, 굴렁쇠 등 전통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미술관 내에 카페나 식당이 없으니 도시락을 싸와서 아이들과 소풍 온 듯한 기분을 만끽하는 것도 좋겠다.

사진목록
  • 인천시립송암미술관 전경 인천시립송암미술관 전경
  • 귀부 귀부
  • 벅수 벅수
  • 광개토대왕비 광개토대왕비
  • 소나무 정원 소나무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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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미지1/5 인천시립송암미술관 전경
인천시립송암미술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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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한국 미술의 흐름

1층 공예실은 '고고실', '도자실', '불교실', '민속실'로 구성되어 있다. 고고실에는 청동기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 제작된 토기들을 전시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캡슐처럼 생긴 커다란 토기 항아리가 눈에 띈다. 사람의 시신이나 뼈를 묻는 데 썼던 '옹관'이다. 삼국시대의 매장 풍습을 알 수 있는 귀한 유물이다. 아이들은 주로 생활 용기로 쓰이는 토기가 관으로도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신기해한다. 이외에 옛 선인들이 사용했던 항아리, 접시, 컵 등을 둘러보면서 고미술품이 현재 우리의 생활과 결코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배운다.

고고실을 지나면 고려시대 청자부터 조선시대 분청사기, 백자 등 우리나라의 화려한 도자기 역사가 펼쳐진다. 패널을 통해 도자기의 시대별 변천 과정과 다양한 기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도자 기술을 가진 나라는 우리나라와 중국, 베트남 등 몇몇 국가 정도다. 우리나라 도자기는 모양이 단아하고 색이 은은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고려청자의 푸른빛은 중국 송나라 사신이 '고려의 비색은 천하제일'이라고 감탄할 정도였다. 우리나라 청자는 처음에는 송나라 영향을 받았지만 고려인들의 뛰어난 솜씨로 더욱 아름답게 재탄생했다.

고려의 청자, 조선의 분청사기와 백자를 차례로 돌아보면서 문양도 눈여겨보자. 연못에 버드나무가 하늘거리는 풍경이나 학이 날아가는 모습 등 청자의 문양이 차분하고 귀족적이라면, 분청사기는 물고기, 새, 풀처럼 자유분방하고 서민적인 문양이 많다. 귀족들만 사용하던 도자기가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대중에게 확산되었다는 반증이다. 도자기가 시대를 거치면서 더욱 실용적으로 변모한 이유에 대해 아이들과 얘기를 나눠봐도 좋겠다.

불교실에서는 통일신라시대의 〈금동불 ・ 보살상〉을 비롯해 조선시대에 제작된 〈목조여래좌상〉 등 불교 조각의 시대별 변천 모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있는 〈철제석가여래좌상〉, 〈청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익살스러운 동물 모양의 〈십이지〉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 조선시대의 사랑방과 안방을 재현한 민속실을 지나면 공예실에서의 문화재 여행이 끝난다. 출구 벽에 걸린 한국미술사연표도 살펴보자.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한국 미술의 흐름을 간단하게 훑어볼 수 있다.

사진목록
  • 옹관 옹관
  • 〈청자상감유노수금문매병〉 〈청자상감유노수금문매병〉
  • 〈분청조화물고기무늬병〉 〈분청조화물고기무늬병〉
  • 〈백자청화운용문호〉 〈백자청화운용문호〉
  • 〈철제석가여래좌상〉 〈철제석가여래좌상〉
  • 〈청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청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 〈십이지〉 〈십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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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미지1/7 옹관
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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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명작 그림이 한 보따리

2층 계단을 오르다 보면 천장을 가득 메운 그림에 눈길이 간다. 장수를 염원하는 신비로운 그림이 커다란 글씨 '壽(목숨 수)'를 빙 둘렀다. 인천상륙작전을 재현한 그림도 눈에 띈다.

2층은 인장, 서예, 회화, 민화 등을 전시한 '서화실'이다. 겸재 정선의 〈노송영지도〉, 운보 김기창의 〈백두산 천지도〉, 오원 장승업의 〈화조도〉를 비롯해 인물화, 사군자화 등 한국 미술사의 대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교과서에서 실린 작품 외에도 유명한 화가들의 숨은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다. 서화실의 전시품은 주기적으로 바뀌므로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명작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소산 오규일이 조각한 인장도 또한 눈여겨봐야 하는 작품이다. 오규일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전각가다. 서화실 입구에는 그가 직접 새긴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의 인장이 전시되어 있다. 포도, 게, 소나무, 성모마리아상 등 정교한 무늬가 인상 깊다.

아이들이 어려워한다면 민화 전시관으로 이동해보자. 민화는 전문 화가가 아닌 일반 서민들이 상상력을 펼친 그림이다. 옛 서민들의 관습이나 소망, 민간 설화 등 민화에 담긴 소소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어떨까. 그림마다 숨은 이야기를 하나하나 벗겨가다 보면 아이들은 금세 눈을 반짝인다.

사진목록
  • 천장을 가득 메운 그림 천장을 가득 메운 그림
  • 겸재 정선, 〈노송영지도〉 겸재 정선, 〈노송영지도〉
  • 김기창, 〈백두산 천지도〉 김기창, 〈백두산 천지도〉
  • 오규일이 조각한 인장 오규일이 조각한 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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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미지1/4 천장을 가득 메운 그림
천장을 가득 메운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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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술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주는 기획전시

인천시립송암미술관의 기획전시 역시 특별하다. 방대한 소장품을 재미있는 주제로 엮어, 고미술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준다. 해마다 한 번씩 가족 관람객을 위해 흥미로운 전시를 연다.

    • 1기획전시실
    • 2유물 그리기 체험

'교과서 속 아름다운 우리 미술(2014~2015)'은 초 ・ 중 ・ 고등학교 교과 과정과 미술품을 연계한 전시였다. 해당 작품이 실린 교과서 내용을 직접 발췌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했다. 김홍도, 이중섭 등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뿐만 아니라 퇴계 이황과 백범 김구의 글씨, 역사 교과서에 나온 유물 등 50여 점의 소장품을 만나는 자리였다. '호야가 들려주는 옛날 옛적 민화 이야기(2013~2014)'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특별한 전시였다. 호랑이 '호야'가 이야기꾼이 되어 민화 속 동물, 글자 등을 재미있게 해석해주는 식으로 전시를 진행했다.

관람하기 전에 특별전 체험활동지를 꼭 챙겨두자. 특별전 체험활동지는 초등 저학년 ・ 고학년용과 학부모용 해설지로 나뉘어 있다. 전시 내용과 관련한 부모의 질문팁, 아이들 학습에 도움이 되는 내용 등 학교 숙제를 해결할 수 있을 만큼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관람 후에는 기획전시실 앞에 마련된 '구름도서관'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체험 내용은 전시가 바뀔 때마다 다르니 미리 홈페이지를 참고하자. 교육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운영한다. 여름방학 가족체험 프로그램, 성인을 대상으로 한 '송암예술아카데미', 초등학생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알송달송 미술관', '꿈을 그리는 미술관' 등이 있다.

정조 임금이 처음 고안한 〈책거리〉는 어떤 그림인가요?

민화는 건강과 행복, 출세 등을 기원하는 부적 같은 그림이다. 호랑이와 곤충, 산수 풍경, 글자가 주요 소재다. 그런데 〈책거리〉라는 민화에는 책, 화분, 탁자, 부채, 과일 등 온갖 물건이 늘어져 있다. 그만큼 많은 뜻을 담고 있는 그림이다. '책'과 '탁자'는 학문에 대한 열망을 뜻한다. 아이를 쑥쑥 낳게 해달라는 뜻에서 씨가 많은 '수박'과 '석류'를, 화목한 부부애를 기원하기 위해 '새'와 '나비' 한 쌍도 그려 넣었다. 〈책거리〉를 처음 만든 이는 정조 임금이다. 책을 워낙 좋아하기도 했지만, '학문으로 신하들을 다스리겠다'는 뜻도 있었다고 한다. 〈책거리〉는 당시 고관대작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고, 차츰 궐 밖의 상류층 양반과 서민들에게 퍼져나갔다. 그 과정에서 다산이나 출세 등을 상징하는 물건까지 그림 속에 잔뜩 들어가게 되었다.

정조, 〈책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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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 본 콘텐츠는 2016년 3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현지 사정에 의해 정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출처

미술관 과학관 101
미술관 과학관 101 | 저자강민지 | cp명어바웃어북 도서 소개

『미술관 과학관 101』는 아이와 함께 가볼 만한 전국의 미술관과 과학관 101곳을 가까운 시가지부터 지방 구석구석까지, 체험거리가 풍성하고 알찬 미술관과 과학관을 ..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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