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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살아 숨 쉬는 미술관

블루메미술관은 3번 게이트와 가깝다. 3번 게이트에서 500m쯤 지나 미술관 입구에 들어서면 아름드리 굴참나무가 반겨준다. 나무를 그대로 살려 지은 건물이 이채롭다. 외벽에 뚫린 구멍으로 나뭇가지가 자연스레 뻗어나온 모습도 눈길을 끈다. '블루메'는 굴참나무 학명(Quercus variabilis Blume)의 마지막 단어에서 따왔다. 건축과 이름이 반증하듯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도 나무를 쏙 빼닮아 생기가 넘친다. 헤이리의 수많은 갤러리 중 아이들과 찾기 좋은 곳으로 추천하는 이유다.

미술관은 총 4개의 '전시실'과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실', '야외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관만큼 전시실 내부 동선도 흥미롭다. 굴참나무가 훤히 보이는 통유리창과 계단으로 이어진 공간 구획과 다락방 같은 전시실이 아이들에겐 놀이터처럼 느껴진다. 톡톡 튀는 기획전시도 이에 못지않다. 손으로 만지고 발로 구르는 미디어아트 설치작품전 '풍-덩!'(2015), '모모! 논리와 미디어가 만나다'(2014)가 대표적이다.

'풍-덩!'전에서는 공간을 잇는 계단이 미끄럼틀로 변신했다. 색연필을 꾹꾹 눌러 스케치를 하면 해당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헤드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작품도 선보였다. 오감으로 놀이하듯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많았다. '모모! 논리와 미디어가 만나다'전은 디지털 매체와 논리학이 만난 이색 전시였다. 전시된 장난감에서 숨은 단서를 찾아 이야기를 잇거나 스크린 속 글자를 터치해 이미지를 만들어보는 체험이 흥미로웠다. 블루메미술관은 이외에도 소리를 활용한 설치작품, 조각, 판화, 회화 등 개성 뚜렷한 현대미술전을 꾸준히 열어왔다. 더욱 알찬 관람을 즐기고 싶다면 수요일과 주말에 운영하는 전시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하자.

블루메미술관의 자랑, 미술관 속 큰 나무

어린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미술관 속 큰 나무'는 블루메미술관의 자랑이다. 미술 교육을 넘어 미술관이 지닌 요소들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다. 예술은 사소한 관찰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몸소 느껴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건물 곳곳을 장식한 정원에는 관장이 손수 가꾼 야생화 200여 종이 차례로 피고 진다. 이곳에서는 매년 봄, 가을마다 '미술관 정원탐사'를 진행한다. 정원지도를 보며 식물을 관찰하고 그려볼 수 있다.

물놀이와 미술 체험을 엮은 '미술관 속 여름 사냥', 전시 연계 프로그램인 '빅트리 패밀리 프로그램', 작품이 탄생해 전시장에 설치되는 과정을 체험하는 '빅트리 어린이 워크숍', 예술 전문가 부모들이 직접 진행하는 공동 육아 프로그램 '예술 육아의 날' 등 특화된 프로그램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연말에는 아이들의 작품을 모은 전시와 함께 '해설이 있는 어린이 음악회'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겠다.

알찬 나들이를 위한 헤이리 체험 명소

이외에도 헤이리에는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체험 장소가 많다. '뚜비아트 아띠'는 퍼포먼스를 활용한 미술 체험관이다. 손바닥이나 스펀지 등 다양한 재료에 물감을 묻혀 춤추듯 그림을 그린다. 체험장에 비치된 자동차와 벽이 캔버스다. 화려한 조명과 음악, 뚜비 아저씨의 입담이 어울려 공연장을 방불케 한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뛰어놀 수 있는 데다 3개월마다 테마가 바뀌어 재방문율이 높다. 수업은 현장에서 접수해 선착순으로 1시간 30분 동안 진행한다. 'LED샌드아트', '구슬오감체험', '콩놀이터' 등 놀이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기다리는 시간마저 즐겁다. 20개월부터 초등 4학년까지 부모와 함께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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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콩놀이터
• 2뚜비아트 아띠

헤이리에서 도자기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곳

'한향림 현대도자미술관(한향림 옹기박물관 분관)'에서는 근현대 유명 화가들의 도화작품을 감상하고 도자기 체험도 가능하다. '도화'는 도자기에 그린 그림이다. 도화 작가 중에는 피카소가 가장 친근하다. 입체파 화가로만 알고 있던 피카소가 접시나 물병에 부엉이, 투우, 비둘기 등을 그렸다는 사실은 새롭다. 전혁림, 김기창, 장욱진, 문신 등 내로라하는 국내 미술가들의 도화 작품도 도슨트의 해설과 함께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3층 도자기 창작스튜디오에서는 흙빚기, 도자기 페인팅, 물레 돌리기, 유물 복원 등 다양한 체험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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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김기창의 도화 〈쌍계화합도〉
• 2피카소의 도화 〈polychrome bird〉
• 3한향림 현대도자미술관 전시실

이외에도 한립토이뮤지엄, 세계보석박물관, 네버랜드 책방 등을 함께 둘러보면 어떨까. 하루만에 둘러보기에는 무리이니 헤이리 내 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마당안숲, 논밭예술학교 아트룸 등 특색 있는 숙소가 여러 곳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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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각 & 평화누리공원

임진각은 아이들에게 남북 분단의 역사를 간접적으로나마 알려줄 수 있는 곳이다. 한국전쟁 중 비무장 지대에 방치되어 있었던 증기기관차(등록문화재 제78호)와 당시 증기기관차가 오가던 경의선 기찻길 등이 복원되어 있다.

건너편 평화누리공원은 가족 나들이를 하기 좋다. 수변공원과 카페, 야외 음악당, 캠핑장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광활한 잔디 언덕에 우뚝 선 조형물들과 형형색색의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모습이 장관이다. 텐트나 그늘막을 치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 좋다.